16.04.07 18:47최종 업데이트 16.04.08 17:05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택시 이용을 제외하면, 자동차와 관련한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은 세 가지로 나뉜다. 차량을 새로 사는 경우, 렌트·리스하는 경우, 그리고 수리비·주유비 등 차량 유지비로 정치자금을 쓰는 경우다. 정치자금 사용 내역에 없는 경우, 본래 의원 자신이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당선 후에도 그대로 이용했을 수도 있다.


국회의원들이 정치자금으로 차량을 산 '차량-구입' 항목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의원은 차량을 산 뒤 제주 등 먼 지역에 출장을 가거나, 의원실 워크숍 등이 있을 때 차량을 단기 렌트했다. 드물지만 경남·울산·전북 등 지역구가 먼 일부 의원의 경우, 자동차를 구입하고도 같은 기간 다른 차량을 렌트하는 식으로 2~3대를 함께 운용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렌터카 비용에 1억 원 이상 쓴 의원은?).

관련법에 따라, 정치자금으로 산 재산은 의원직을 상실하면 반납해야 한다. 정당에 귀속되거나 공립 법인에 반납하는 식이다. 정치자금으로 차량을 구매한 의원은 총 18명이었다.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의원이 11명(김기현·김명연·김종태·김한표·박맹우·서상기·이장우·이종진·이철우·홍문종·홍지만)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7명(김영주·김윤덕·문병호·박민수·박완주·유성엽·추미애)이었다.

원칙적으로 업무용 차량을 구입하거나 임차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원활한 정치활동을 위한 것이어서 정치자금 지출이 가능하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14). 다만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가족 등 지인이 이용하는 것, 유지보수 명목으로 보좌진·배우자 소유 개인차량을 수리하는 행위 등은 제한하고 있다.



19대 국회의원들이 지난 2012년 5월~2014년 12월까지 32개월간 차량 구매에 사용한 비용은 총 4억3275만여 원(새누리당 총 2억4295만 원, 새정치민주연합 총 1억8980만 원).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등은 사용 내역이 전혀 없었다.



구입한 차종 공개한 의원은 3명뿐

김영주(서울 영등포구갑) 새정치연합 의원은 2013년 12월 '의정활동용 차량'으로 에쿠스 VS380 프레스티지 차를 샀다. 라틴어로 '개선장군의 말'을 뜻하는 차종 에쿠스는 국내 대형 세단 중에서도 최고급 축에 속한다. 여기에 든 정치자금은 총 1억 700만 원으로, 이는 단일 물품 구입액에서도, 19대 의원 차량 구입비 중에서도 1위였다.

김 의원실 보좌관은 이와 관련 "의원님이 의정활동 중에 다리를 다치셨던 적이 있어 걷는 게 좀 불편하다, 지금도 걸어서 하는 유세는 잘 못 한다"며 "의원님 활동상 지방 출장을 많이 가는데, 안전상 문제도 있고 해서…(에쿠스를 샀다)"고 해명했다.

차량 구입액 2위인 김기현(울산 남구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2년 5월 '차량 구입(현대차)'에 약 5216만 원을 썼고, 같은 당 이철우(경북 김천시) 의원은 지난 2012년 11월 '모하비 차량 구입'에 약 4707만 원을 써서 3위를 기록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정치자금 지출 내역은 그 내역이 사적 지출이나 부정한 용도 사용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지출명세서에 최대한 구체적인 지출내용을 기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의원 중 차종을 상세히 기록한 의원은 3명뿐이었다. 3명은 김영주(에쿠스)·이철우(모하비) 새누리당 의원, 추미애(카니발 리무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홍지만(대구 달서구갑)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2년 6월 '지역구 의정활동용'이라며 정치자금 300만 원으로 중고자동차를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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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개(2012-2022)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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