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4.10 15:59최종 업데이트 16.04.11 17:50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바로가기- '19대 정치자금 봉인해제' 특별면

'정치-활동비용'은 한국정치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항목이다. 정치-활동비용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각종 선거기탁금과 공천심사 접수비여서 그렇다. 선거기탁금은 최대 9000만 원, 공천심사 접수비는 50만 원이다. 당내선거에 출마했을 때 낸 기탁금을 나중에 돌려받은 사례도 있었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이 13억5451만여원을 사용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이 10억5400만여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정의당이 3479만여원, 무소속이 550만원, 통합진보당이 431만여원을 사용했다.



19대 국회의원들 중 정치-활동비용으로 가장 많은 돈을 쓴 사람은 정문헌(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 새누리당 의원으로 1억6516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중 1억4735만여원은 총선이 끝난 뒤 '선거보전비용'으로 지출한 것이었다. 이 후 정 의원은 큰 씀씀이가 없었다.


2위는 유기홍(서울시 관악구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 1억2000만원을 지출했고, 3위 홍익표(서울 성동구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억1522만여원을 썼다.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새정치는 '유신 사진전'

정병국(경기 여주양평가평) 새누리당 의원은 2014년 4월 8일 경기도지사 후보자 출마기타금으로 9000만원을 새누리당 경기도당에 입금했다. 서상기(대구 북구을), 조원진(대구 달서구병)새누리당 의원은 2014년 4월초 대구시장 후보자 출마기탁금으로 새누리당 대구시당에 각각 8000만 원을 입금했다. 같은 당 김태호(경남 김해시을) 의원은 당대표 경선에 나서면서 동영상 등 홍보물 제작비용으로 6456만여 원을 썼다.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현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대표 경선 출마기탁금과 홍보물제작비로 각각 3500만 원(2013년)과 500만 원(2014년)을 썼다. 같은 당 문재인(부산 사상구) 의원도 지난 2014년 12월 29일 당대표 경선 출마기탁금으로 500만 원을 지출했다. 양승조(충남 천안시갑) 의원은 2013년 5월 16일 최고위원 출마당시 선거인단에게 보내는 ARS 음성메시지 비용으로 749만 원을 지출했다.

유권자들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주문해서 구매한 의원들도 있었다. '지역구 관리의 귀재'로 평가받는 김용태(서울 양천구을)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이니셜을 딴 'YT 시스템' 개발에 5000만 원을 투입했다(2012년 9월~2013년 3월). 송호창(경기 의왕시·과천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CRM(고객 관리 시스템) 개발에 418만원을 썼다(2013년 3월~5월).

또한 각 정당의 정치적 색깔에 맞게 '정치-활동비용'을 쓰는 경향을 보였다. 강은희(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은 역사교과서 논쟁이 벌어지던 지난 2014년 11월 중고등 교과서 구입비용으로 24만여 원을 지출했다.

반면 강창일(제주 제주시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012년 8월 23일 '유신, 그 고통의 기억 사진전' 공동주최 참가비로 10만원을, 2014년 4월 22일 '4.3사진전' 물품구입비로 25만원을 썼다.

김선동 (전남 순천시곡성군) 통합진보당 의원은 지난 2013년 6월 11일 탄원서 3만장 복사비용으로 79만여 원을 썼다. 김 의원은 18대 국회시절인 지난 2011년 11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국회 의결과정에서 최루탄을 터트린 혐의로 '총포 도검 화약류 등 단속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바 있다.

심상정(경기 고양시 덕양구갑).박원석(비례대표).김제남(비례대표) 의원 등 진보정의당 소속 세 의원은 지난 2014년 2월 10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총리 방한행사 경비를 분담했다. 심 의원과 박 의원이 500만 원씩, 김 의원은 190여만 원을 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의 경우 세월호 사건, 쌍용차 해고 사태 등과 관련된 일에 정치-활동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하나(비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쌍용자동차해고노동자 사망 근조 리본을 구입하는 데 46만 원을, 심상정 의원은 지난 2014년 8월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참여하면서, 단식농성용 의자와 효소를 구입하는 데 13만여 원을 썼다. 은수미(비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지난 2014년 3월 7일 청와대 앞 농성을 위한 매트 구입비로 1만8000원을 지출했다.

의원과 비서 마라톤대회 참가비도 정치자금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의원시절인 지난 2012년 5월~6월 임페리얼팰리스, 그랜드인터콘티넨탈, 리츠 칼튼 등 고급호텔 비즈니스 센터를 17차례 이용하면서 총 480여만 원을 썼다. 또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월 27일 방송메이크업비 명목으로 30만 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 시절이던 2012년 12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스튜디오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열린 여야 대선후보 첫 TV토론 시작에 앞서 메이크업을 다듬고 있다. ⓒ 남소연


'친박핵심'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비지니스룸을 대여한 의원 2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홍 의원은 롯데호텔과 힐튼호텔에서 2차례에 걸쳐 약 40만 원을 결제했다.

또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소속 정당 유니폼을 100여만 원어치씩 구매했다. 강석훈(서울 서초구을) 의원은 지난 2014년 6월 20일 이를 다른 사람에게 판매해 '당 유니폼 매각대금'으로 15만여 원을 정치자금 계좌에 입금시키기도 했다.

김정록(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은 연변조선족장애인협회 초청방문자 객실사용료 75만원등 장애인 관련 행사에 453만여 원을 지출했다. 같은 당 김진태(강원 춘천시) 의원은 지역발전정책 포럼과 토크 콘서트 비용으로 28만 원을 지출했다.

안철수(서울 노원구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3년 12월 10일 노원콘서트 대관료와 생수 등을 사는데 27만5000원을 썼다. 안 의원은 한 빅데이터 업체로부터 '안철수'가 들어간 게시물에 대한 자료를 받고, 비용으로 30만 원을 지불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지출도 있었다. 박성효(대전 대덕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3년 12월 3일 대전고등학교 동창회 명부를 10만 원에 구입했다. 노회찬(서울 노원구병) 진보정의당 의원은 지난 2012년 12월 21일 고려대학교 교우회에서 자료집을 구매하는 데 20만원을 썼다. 심지어 장윤석(경북 영주시) 새누리당 의원은 2013년 본인과 비서의 소백산마라톤대회 참가비 3만 원을 정치자금으로 결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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