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23 10:17최종 업데이트 16.04.08 16:05
정치자금은 '국민의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게 운용되어야 한다'(정치자금법 제2조). '정치활동 경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19대 국회의원들은 '의혹없이' '공명정대하게' 정치자금을 사용했을까?

<오마이뉴스>는 지난해 중앙선관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약 3년치(2012년-2014년) 3만5000여 장, 36만여 건의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데이터처리한 뒤 59개 항목으로 나누어 '1045억 원'에 이르는 19대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집중분석했다. 20대 총선을 앞둔 지금, 이러한 분석내용이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자료분석] 이종호 기자
[개발-디자인] 황장연, 고정미, 박종현, 박준규
[취재-글] 구영식 김도균 유성애 기자(탐사보도팀)



과거에는 무료로 철도와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자주 거론됐다. 이는 국회의원이 국유철도와 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던 '국회법 제31조'에 근거를 둔 특혜였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철도청이 공사 체제로 바뀐 뒤 철도가 국유물에서 제외돼 의원들의 무료이용권은 사라졌다. 또 현재 모든 국내 항공사들이 사기업이어서 국회법 31조는 사실상 사문화됐고, 결국 지난 2014년 삭제되기에 이르렀다.



항공기 이용횟수 이낙연>정갑윤>우윤근>김제윤

지난 2012년 6월부터 2104년 12월까지 국회의원들의 국내선 항공 이용 횟수(아래 취소 건수 포함)는 1만1000여회였고, 이용 총액은 8억3077만여 원에 이르렀다. 국회 의석수 300석을 기준하면 의원 1인당 평균 37회, 276만여 원의 항공기를 이용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5325회에 걸쳐 약4억264만 원을, 새정치민주연합은 4898회에 3억7316만여 원을 사용했다. 진보정의당 105회 1090만여 원, 통합진보당 109회 968만여 원, 무소속 628회 3438만여 원의 항공기 이용을 기록했다. 



국내선 항공기를 가장 많이 이용한 의원은 이낙연(현 전남지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전라남도 담양·함평·영광·장성이 지역구였던 이 의원은 약 469회 항공기를 이용하고 4529여만 원을 지불했다.

이 의원은 모두 694회 항공권을 예약했지만, 예약을 취소한 횟수가 총 110회, 항로변경 추가요금을 지불한 것이 6회였다. 이를 감안한 이 의원의 실제 항공기 이용횟수는 469회지만 왕복항공권을 한꺼번에 결제한 경우가 있어서 실제 탑승횟수는 469회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2012년 5월 4일부터, 제6회 지방선거에 전남지사 후보로 출마하기 직전인 2014년 5월 27일까지 항공편을 이용해 지역구를 오갔다. 도지사 선거 운동 기간 중인 2014년 5월 22~27일 이용한 11건에 대해서는 모두 매출 취소했다. 당시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날은 5월 22일이었다.

정갑윤(새누리당 울산중구) 새누리당 의원과 우윤근(전남 광양시·구례군).김재윤(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그 뒤를 이었다. 정 의원은 348회에 걸쳐 약 3285만 원을, 우 의원은 300회에 2639만여 원을, 김 의원은 265회에 약 2622만 원을 국내선 항공기 운임으로 지출했다. 국내선 항공기 이용 상위 20위 의원들 중 제주도가 지역구인 의원은 김 의원뿐이었다. 



누리당-대한항공, 새정치연합-아시아나항공

항공사별로 보면 새누리당은 '대한항공' 이용금액은 약 2억 5790만 원으로 '아시아나항공' 이용금액 8098만여 원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아시아나항공'(약 2억864만 원)을 대한항공(약 1억53444만 원)보다 조금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과거 정치권에서는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향토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을 주로 이용한다는 속설이 있었지만, 실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국내 항공사 이용액을 보면 양대 항공사간 차이는 별로 없었다.

김성찬(경남 창원시 진해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2012년 6월 15일과 같은 달 18일, 2차례 프레스티지석으로 좌석을 상향하면서 각각 5만2480원과 4만 원을 추가 지출했다. 또한 김 의원은 두 차례 부부동반 항공권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 외에 부부동반 항공권을 구입한 의원은 같은 당의 서병수(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박성호(경남 창원시 의창구) 의원이었다.

19대 국회의원들 중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현장을 방문한 의원들은 이종걸(경기 안양시 만안구).장하나(비례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한기호(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군) 새누리당 의원 등 4명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했지만, 육군 중장 출신 한기호 의원의 방문 목적은 전혀 달랐다.

2014년 8월 27일 보좌진과 함께 제주해군기지 건설 현장을 방문한 한 의원은 "해군기지가 국가안보와 군사전략상 꼭 필요한 국책사업"이라는 평소의 소신대로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 기사는 연재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개(2012-2022)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