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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언론인들을 위한 위안부 문제 설명회에 참석한 일본, 한국, 독일 패널들의 모습. 일본측 패널인 미치고 카지무라 재독 일본여성모임 대표가 위안부 한일협상에 대한 일본 정부의 문제점을 발제하고 있다.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언론인들을 위한 위안부 문제 설명회에 참석한 일본, 한국, 독일 패널들의 모습. 일본측 패널인 미치고 카지무라 재독 일본여성모임 대표가 위안부 한일협상에 대한 일본 정부의 문제점을 발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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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근처의 한 작은 공간. 독일 기자들과 일본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더니 이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한 사내가 마이크를 잡고 입을 열었다.

"서울 일본 대사관 앞 수요집회 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생들이 소녀상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추운 날씨에 길거리에서 비닐로 버티고 있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은 그들에게 음료수 등을 기증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독일 기자들에게 한국의 상황을 설명해준 츠카사 야지마는 일본인이다. 그는 얼마 전 한국에 방문하여 직접 소녀상과 소녀상을 지키는 사람들을 기록해왔다. 한국인도 아닌 일본인인 그가 왜 베를린에서 독일기자들 앞에 서게 되었을까? 이야기는 지난해 12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양국은 서울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합의했다. 당시 주요 외신은 일제히 긴급기사로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한일 양국이 오랜 불화 끝에 '역사적 합의'를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독일 주요언론은 AP통신 등이 보도한 위안부 기사를 그대로 번역하는 정도의 기사를 쏟아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월스트리트저널> <가디언>이 이번 위안부 협상의 문제점에 대한 보도를 내놓았고, 독일 언론 역시 뒤늦게 위안부 한일협상의 문제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앞에서 빠르게 기사를 작성해야하는 독일 기자의 입장에서 '진실'을 파악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낯선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정부가 내놓은 보도 자료와 현지 시민들의 반응, 그리고 위안부 피해자와 시민단체의 입장이 제각기 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의 한 언론사에서 아시아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기자는 이번 위안부 협상 문제처럼 한국은 복잡한 사건의 정황을 제대로 취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독일 언론의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보도하는 국가는 중국과 북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영미권 보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에 대해 보도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독일 기자들, 위안부 문제를 '모국어'로 이해하다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언론인들을 위한 위안부 문제 설명회의 풍경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언론인들을 위한 위안부 문제 설명회의 풍경
ⓒ koreaver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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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로 지난 3일 오후, 베를린에서는 독일 언론인들을 위한 위안부 문제 설명회가 독한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의 주최로 개최됐다. 이 설명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전반과 12.28 한일협상의 부당성을 정확히 알리고자 기획됐다.

특히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사람들의 구성이 매우 흥미롭다.

한국 측으로는 한정화 독한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 대표가, 일본 측으로는 미치고 카지무라 재독 일본여성모임 대표와 사진 작가 겸 저널리스트 츠카사 야지마가 함께했다. 독일 측으로는 현지 대표 언론중 하나인 <슈피겔>의 수잔네 쾰블 기자와 독일 과거사 청산 활동을 하는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의 우타 겔란트가 참석했다. 이번 행사 진행자 중 한 명인 추카사 야지마는 일본인임에도 일본군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인물로, 이미 독일 언론에서 몇 차례 보도됐다.

이번 행사의 진행을 맡은 수잔네 쾰블 <슈피겔> 기자는 지난 2014년 언론의 독립성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활약한 특파원들에게 1년에 한 번씩 수여하는 리버티 어워드상을 받은, 내공이 탄탄한 기자로 유명하다. 그녀는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일본 정부의 정의로운 사과가 왜 이토록 어려운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미치고 카지무라 재독 일본여성모임 대표는 일본 언론이 친정부적으로 보도하는 점과 이에 따른 역사 왜곡 등을 이야기를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네시아, 네덜란드에 이르는 각국의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다큐영상이 상영됐다. 특히 25년 전 한국인 피해자 최초로 공개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의 기자회견 장면을 보여주어 눈길을 끌었다.

독일 측 패널로 참석한 기억, 책임 그리고 미래 재단 소속 우타 겔란트는 독일의 전쟁범죄를 예시로 들면서, 독일의 사죄는 지리적으로, 정치적으로 워낙 긴밀한 주변국의 압박이 컸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기 위해서는 주변국가들의 긴밀한 협조와 압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녀는 전쟁범죄를 사죄하는 데 '끝'이란 존재할 수 없으며, 독일 전쟁범죄를 연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맞서는 한국 피해자들과 활동가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20여 명의 독일 언론 관계자들은 비로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 간의 입장 차이 등을 모국어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정화 독한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독일 사람들은 위안부 문제를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입장뿐만 아니라 수잔네 쾰블 <슈피겔> 기자를 포함한 독일 언론 관계자들과 일본 사람들의 생각을 나눠 기쁘다"라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 이어 독한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는 오는 8일, 베를린에 위치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살아있는 위안부 소녀상'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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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공공미술가로 활동하다, 독일 베를린에서 대안적이고 확장된 공공미술의 모습을 모색하며 연구하였다. 주요관심분야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사회 공동체안에서의 커뮤니티적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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