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올림픽 본전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축구가 숙적 일본과 비겼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일 일본 오사카 킨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 경기에서 홈팀 일본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 맞섰다. 월드컵 우승 경험까지 있는 세계랭킹 4위의 여자축구 강호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4승 8무 14패로 압도적인 열세다. 또한, 일본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도 부담이었다.

한국은 이틀 전 북한과의 경기와 같은 선발 명단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공격수로 정설빈이 출격하고 이금민, 지소연, 이민아, 장슬기가 2선 공격을 맡았다. 조소현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김수연, 황보람, 김도연, 서현숙이 포백 수비에 포진했다. 골문은 김정미가 지켰다.

역대 전적에서는 앞섰으나 최근 한국에 2연패를 당한 일본은 경기 초반부터 거센 공격을 펼쳤다. 전반 4분 만에 요코하마 구미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아찔한 위기를 넘긴 한국도 전반 6분 지소연이 오른발 슈팅으로 대응했지만,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비록 일본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더 많은 공격을 펼쳤지만, 한국은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 방어로 골문을 지켜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한국도 공격의 수위를 높이면서 경기는 더 치열하게 전개됐다. 선수들이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패스와 드리블을 주고받으며 일본 수비진을 침투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교체 투입된 전가을이 후반 25분 크로스를 올리는 과정에서 일본 수비진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지소연의 슈팅이 일본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기회를 놓친 한국은 결국 역풍을 맞았다. 후반 39분 골키퍼 김정미가 크로스를 펀칭하기 위해 나왔다가 공을 놓쳤고, 문전 앞에 서 있던 이와부치 마나의 머리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행운이 선제골을 터뜨린 일본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43분 정설빈이 침착하게 오른발 터닝슛으로 밀어 넣으면서 극적인 동점 골을 터뜨린 것이다. 벼랑 끝에서 탈출한 한국은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역전 골을 위해 공격에 나섰으나 결국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전통의 강호 북한, 일본과 맞붙어 2무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 단 2장밖에 배정되지 않은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기 위해 남은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 4일 호주와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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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 정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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