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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몸살을 마치고 기침이 끊어지지 않아 옻 닭 백숙 끓인 물을 마셨더니 기침이 많이 나아졌음을 느꼈습니다.
▲ 옻 닭 감기몸살을 마치고 기침이 끊어지지 않아 옻 닭 백숙 끓인 물을 마셨더니 기침이 많이 나아졌음을 느꼈습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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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감기로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고통이 극심한 날에는 잠을 한숨도 잘 수 없었고,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밤을 새워야만 했습니다. 일주일이 넘는 감기와의 싸움으로 몸은 망가졌고 정신과 영혼은 피폐해졌습니다. 고통은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이번 감기를 겪으면서 고통의 깊이를 알았으며, 그 결과로 진정한 깨달음도 느꼈습니다. 고통을 견디면서 소중한 '삶의 지혜'도 얻었습니다.

사람은 고통을 겪지 않고, 고통을 피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불청객이지요. 초대하지 않은 손님을 맞이하지 않을 재간은 없습니다. 그러면 고통은 어떤 것이며, 그 크기와 깊이는 어디까지일까요?

고통이란 '몸이나 마음의 아픔이나 괴로움'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고통 중에 제일 크게 느끼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또,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에서 어느 쪽이 더 심한 아픔을 느낄까요?

육체적인 고통에서 가장 심한 아픔을 든다면, 여성이 아이를 낳는 '출산의 아픔'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여성이 아닌 탓에 출산의 고통을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낳을 때 그 고통을 제일 큰 고통이라고 말합니다. 이와는 달리 남자들은 이렇게 반문할지 모릅니다. 군대 가서 겪는 '훈련 받는 고통'을 아느냐고. 이런 논쟁을 하다보면 자신만이 겪었던 고통이야말로 제일 큰 고통이라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고통의 깊이만 다를 뿐 아픔을 겪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육체적인 고통에 비해 정신적인 고통은 어떨까요? 어떤 사람들은 육체적 고통은 정신적 고통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신적인 고통은 실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재욕, 색욕, 식욕, 수면욕 그리고 명예욕 등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하는 오욕에서부터 고통은 시작합니다. 즉, 어떤 것을 바라는데 그것에 이르지 못하면 정신적 고통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고통은 어느 한 순간에 찾아오고 피할 묘책은 없습니다. 신에게 아무리 열심히 기도한다고 고통을 피해가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차라리 온몸으로 고통을 받아들이며 함께 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모든 고통의 원인은 불안과 두려움에서 출발합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을 끄려면, 불이 붙는 세 가지 요소인 열, 연료, 산소 중 하나를 제거해야만 불이 꺼집니다. 이처럼 고통을 해결하려면 그 원인을 찾아서 없애야만 고통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습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 나병환자 재활원장인 폴 브랜드 박사의 충격적인 경험에서 고통을 해결하는 지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영국 출장 중 호텔에서 짐을 풀고 양말 한 짝을 벗는데 발뒤꿈치에 감각이 없음을 느낍니다. 의사의 직감으로 핀을 찾아 복숭아 뼈 아래쪽을 찔러봤는데, 피는 나오지만 아무런 감각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나병에 걸렸다고 생각한 그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나병환자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가족은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격리돼 버림받아야 하는지 등, 자신의 인생에 대해 그림을 그려 보았습니다. 그는 희망이 없음을 알았습니다.

고통의 밤을 지낸 그는 자포자기한 마음으로 자신의 발을 다시 찔러 보았습니다. 그 순간 너무 아파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맙니다. 알고 보니 전날 장시간의 여행에서 좁은 자리에 있다 보니, 신경이 눌려 마비가 돼 풀리지 않았던 것을 그때서야 알아챘던 것입니다. 그는 "내 몸이 아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그날 이후 그는 실수로 작은 상처를 입어도 그 고통을 감사하게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뼈마디가 쑤셔 몸을 뒤척이기 힘든 밤을 며칠이나 보냈습니다. 코가 막혀 숨을 쉬기 어려운 고통을 일주일 넘게 온몸으로 받았습니다. 살을 베는 큰 고통은 이겨냈지만, 기침은 완전히 멈추지 않은 채 작은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삶은 고통'입니다. 어떤 이는, '고통은 축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삶은 축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합니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고통의 연속입니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고통.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 곧 고통은 축복으로 승화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 <안개 속에 산은 있었네>에도 싣습니다.



태그:#삶은 고통, #축복,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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