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대체 : 23일 오후 3시 54분]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조문했다.

지난 14일 G20 정상회의·APEC 등 다자회의 참석 차 출국했다가 귀국한 지 반나절 만이다. 이날 오전 귀국한 박 대통령은 조문 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보고를 받으면서 '국가장'으로 치러지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절차와 국내 현안들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ASEAN+3 정상회의' 참석 차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던 중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정부는 관련법과 유족들의 뜻을 살펴 예우를 갖춰 장례를 준비할 것"이라며 "유가족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빈소에 도착한 직후 영정 앞에 헌화하고 분향한 뒤 묵념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에게 위로를 전하고 가족실로 이동해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씨의 손을 잡고 애도의 뜻을 표한 뒤 빈소를 떠났다. 또 빈소를 지키고 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상도동계 핵심인사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김덕룡 전 의원 등과도 악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언급 없는 7분 조문...  '악연' 재조명 되나?

박 대통령이 취임 후 국내 정치계 인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5월 남덕우 전 국무총리와 지난 2월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이자 사촌언니인 박영옥씨의 빈소 등을 조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조문 시간은 앞서 직접 찾았던 빈소와 비교할 때 비교적 짧은 편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빈소를 찾아 7분 만에 자리를 떴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직접 조문한 빈소에서는 유족들과 10여 분 간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방명록에 글을 남기거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보다 앞서 빈소를 찾은 많은 인사들이 고인을 앞 다퉈 높게 평가했던 것과 비교할 때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간의 '악연'도 재차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998년 정계 입문 후 김 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추진한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둘러싼 설전이 대표적이다. 김 전 대통령이 이를 강력히 비판하자, 당시 한나라당 부총재였던 박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업적 면이나 도덕성 면에서나 박 전 대통령이 1등을 차지한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꼴찌로 나타나지 않았느냐"라고 반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 22일 오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박 대통령은 당시 김 전 대통령을 향해 '반사회적 성격의 인물'이라고 극언을 한 적도 있다. 김 전 대통령이 1999년 5월 퇴임 후 첫 시국성명 발표 때 "박정희 정권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아직 남았으며 결코 미화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자, 박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하면 옳다고 주장하고 남이 하는 것은 부정하는 반사회적 성격의 인물이 다시는 정치 지도자가 돼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나 2010년 세종시 수정안 파동 때도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면서 당시 박빙 승부를 벌이던 박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혔다. 김 전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과 관련해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집권 18년간 장기집권 등을 위해 네 번이나 국민투표를 악용했지만 세종시 문제는 그것과 전혀 다른 차원"이라며 당시 수정안에 반대하던 박 대통령을 정조준한 바도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을 '칠푼이(칠삭둥이, 조금 모자라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라고 비난한 적도 있다. 2012년 7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이번에는 토끼(김문수)가 사자(박근혜)를 잡는 격"이라고 하자,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은) 사자가 아니다, 아주 칠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오는 26일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열릴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태그:#박근혜, #김영삼, #조문, #서거
댓글2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