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이적생들의 성적표가 하나, 둘씩 매겨지고 있다. 아직 미래가 창창한 마샬은 중요한 경기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등번호 7번을 받은 데파이는 아직 성장통을 겪고 있다.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이기적인 플레이 성향이 가득하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아직은 프로가 아니다.

슈바인슈타이거와 슈네이덜린은 어떨까. 사실 맨유 팬들이 가장 기대했던 게 '슈슈' 조합이다. 과거 스콜스와 캐릭이 이끌던 중원에서의 안정감을 다시 찾기 위한 도전적인 영입이었다. 그들은 현재 모두의 기대만큼 잘하고 있는 걸까. 그것도 팀에서 가장 중요한 허리, 즉 중원에서 말이다.

중원의 중요성은 맨유를 비롯한 모든 팀에서도 알 수 있다. 일례로 레알마드리드에서 모드리치와 크로스만 제외돼도 경기력이 눈에 띄게 저하된다. 이들이 없으면 전방에 있는 호날두와 벤제마에게 공이 쉽게 가지 못한다. 그것은 바로 팀의 전체적인 공격력 저하로도 귀결된다.

하지만 모드리치와 크로스가 돌아오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다. 중원에서 그들은 수비 가담을 하며 패스 전개를 원활하게 한다. 이로써 팀 전체의 윤활유가 되며 경기의 흐름을 잡아나간다. 정리하자면, 중원이 막히면 팀 전체가 막히는 것이고, 중원이 살면 팀 전체가 사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가 어려운 맨유의 중원에서 한줄기 희망으로 '슈슈' 조합을 기대했던 것이다. 슈네이덜린은 사우샘프턴 소속이었기 때문에 영국 프리미어 리그 (이하 EPL)를 잘 알고 있다. 여기에 슈바인슈타이거는 독일 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해온 세계적인 중앙 미드필더이다. 이러한 기대 속에 현재 어떤 경기 내용으로 팬들에게 답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수비 - 태클(Tackle), 가로채기(Interception)

슈바인슈타이거가 슈네이덜린에게 적지 않게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수비에 있어서 말이다. 현재 슈네이덜린은 경기당 3.1회의 태클을 성공하고 있다. 수비수 로호가 팀 내 1위이고 그 뒤를 슈네이덜린이 바짝 쫓고 있다. 다르미안(3회), 스몰링(2.2회)에 비하면 미드필더 선수가 수비에 있어서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슈네이덜린에 비해 슈바인슈타이거는 경기당 1.8회의 태클을 성공하고 있다. 이것도 적은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2선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고 있는 에레라(1.9회)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반성해야 할 일이다.

가로채기를 보면 확실히 맨유 수비의 보물은 슈네이덜린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가로채기도 경기당 2.7회를 성공하고 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1.8회를 기록하고 있다. 그 외 로호(3.3회), 필 존스(2.3회), 블린트(2.1회) 등이 있다.

'슈슈' 조합의 수비를 봤을 때, 슈바인슈타이거의 분발이 조금 더 요구되는 상황이다. 슈네이덜린은 현재 첼시의 마티치, 맨체스터 시티의 페르난지뉴와 비슷한 태클, 가로채기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슈바인슈타이거는 아직 조금 부족하다. 여기서 슈바인슈타이거의 확실한 수비 가담이 더해질 경우 맨유의 수비는 더욱더 견고해질 수 있다.

패싱 - 패스 정확도(PS%), 롱볼(Long ball), 경기당 패스(AvgP), 키 패스(Key pass)

'슈슈' 조합의 패스 정확도와 롱볼은 굉장히 좋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슈네이덜린은 91.2%로 팀 내 1위이고 롱볼도 경기당 4.7회를 성공했다. 긴 패스로 골고루 잘 활용한다는 뜻이다. 슈바인슈타이거도 패스 정확도 86.6%를 기록했다. 3.7회의 롱볼도 기록했다. 경기당 패스 횟수도 '슈슈' 조합이 함께 약 116개를 동료들과 주고, 받는다.

정확하고, 긴 패스를 적절히 활용한다. 거기에 경기당 패스 횟수도 팀 내에서 나란히 2, 3위를 차지한다. 자리가 자리이니만큼 공도 많이 만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키 패스가 거의 없다. 충격적이다. '슈슈' 조합이 함께 경기당 0.6회의 키 패스를 넣는다. 슈바인슈타이거의 경기당 키 패스가 0.4회, 슈네이덜린이 0.2회이다.

'슈슈' 조합의 수치를 더한 것이 첼시의 마티치 (0.7회)보다 낮고, 맨시티의 페르난지뉴(1.1회)보다 낮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 포인트를 바랄 수 있겠는가. 당연하게도 리그 11경기 내내 도움을 전혀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슈슈' 조합은 패스하는 양은 많다. 하지만 질이 낮고, 평범하다는 것이다.

수비에 있어서 그나마 제 몫을 하려 노력하고 있는 슈슈 조합은 패싱에서 존재감이 없다. 이것이 맨유의 현재 골 가뭄과 직접적인 연관은 아닐지라도, 간접적인 연관은 분명 있다. 스콜스가 최근 맨유에서 루니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선수가 없다는 발언을 했다. 어떻게 보면 '슈슈' 조합도 대선배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맨유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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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스포탈코리아 중복 게재
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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