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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새마을금고 부곡점 앞 1인 시위.
 부산 금정구 새마을금고 부곡점 앞 1인 시위.
ⓒ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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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부곡동에 있는 새마을금고 부곡점은 같은 지역 부곡동에 빌딩을 새로 인수하였다. 그리고 은행 지점 개점을 위해 건물 세입자에게 이사를 요청했다.

해당 건물에서 치킨집 장사를 하는 세입자 이씨는 "상가 임대차보호법(아래 상가법)에 5년 이상 장사할 수 있다고 나와있는데 왜 1년 6개월 만에 나가야 하느냐"며 반발했고 새마을금고 부곡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씨는 2013년 1월에 최초 빌딩 건물주 A와 2년 계약을 맺고 치킨집을 부곡동에 차렸다. 이씨는 가게를 인수하기 위해서 권리금 2500만 원을 지급했고, 건물주 A와 2년 후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는 약속을 받고 장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분쟁은 2014년 4월 건물을 B가 인수하면서 시작되었다. 건물주 B는 인수한 건물을 재건축하여 새마을금고 지점을 내야 한다며 세입자들에게 갱신거절 퇴거 요청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2013년 8월 이전 상가법에는 임대인이 언제라도 임차인에게 재건축 계획을 밝히는 것만 해도 갱신거절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3년 8월 개정된 상가법은 "최초 계약 체결 당시 공사 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가 아니면 갱신거절을 못 하도록 강화되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2013년 1월 이씨가 계약할 당시 임대인에게 재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것과 갱신거절 요건이 강화되기 전(2013년 1월)에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새마을 금고 측은 "이씨는 상가법 개정 이전에 이전 건물주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은 없다"라고 말했다.

세입자 이씨, 1심 패소 후 1인 시위

은행 지점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
▲ 노동당 부산시당 정유진 부위원장 은행 지점 앞에서 1인 시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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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측이 주장하는 "이전 주인과의 약속은 책임질 수 없다"는 부분은 2015년 9월에 개정된 상가법에 맞지 않는다. 올해 5월에 개정된 상가법에서 "환산보증금 관계없이 모든 임대차에 대항력을 인정"하게 되었다.

상가법에 '대항력'은 '건물주가 바뀌었을 때 새로운 건물주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이고 이것은 기존에 맺고 있는 임대차 계약이 효력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측은 "이전 주인과 계약 당시 상가법에는(2013년 1월) 대항력이 없었다"며 이씨의 요구를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2015년 1월 건물주 A와 계약했던 계약 기간 2년이 만료되자 건물주 B는 올해 4월 이씨에게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9월 11일 1심 결과가 나왔는데 이씨가 패소했고 재판부는 "원고(건물주B)는 피고(이씨)에게 750만 원을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750만 원 보상금에 대해 이씨는 "가게를 개점하려고 권리금을 2500만 원이나 냈는데 2년 만에 권리금이 반 토막이 났다. 750만 원 가지고 다시 장사할 수 없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1심 선고 이후 새마을금고 측은 치킨집을 강제집행처리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이에 이씨는 강제집행신청 정지 신청을 했다. 이런 과정에 이씨는 "법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

"법은 약자의 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재건축한다고 지금까지 장사해온 사람을 당장 나가라니 말이 됩니까. 그리고 건물주가 강제집행신청을 했는데 그걸 정지하려고 공탁금 800만 원을 냈습니다. 재판하는데도 돈이 필요한 세상이 너무 잔인합니다."

이씨는 1심 판결에 항소를 신청한 후 지난 9월 21일부터 새마을금고 부곡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인 시위에 함께하는 노동당 부산시당 정유진 부위원장은 "상가법에 모순이 많다. 기존에 계약했던 임차인들이 개정안에 따라 구제를 못 받는 현실이다. 법 개정을 지시했던 박근혜 정부가 책임지고 임차인과 임대인이 상생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맘상모(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와 노동당 부산시당은 10월 8일 오전 11시 새마을금고 부곡점 앞에서 '서민의 금고 새마을 금고는 왜 임차상인의 삶을 파괴하는가?'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어서 오후 2시에는 규탄 집회를 열기로 했다.

덧붙이는 글 | <부산일보><국제신문> 독자 투고란에도 보냅니다.



태그:#상가법, #상가임대차보호법, #싸이, #맘상모,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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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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