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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어떤 사람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하는 게 좋을까'와 관련해서 경력단절 여성들이 뭉쳐서 만드는 협동조합을 소개했습니다. 이번에는 마을과 학교가 만나서 만들고 있는 다양한 학교(교육)협동조합을 소개하려 합니다.

만들자, 학교협동조합 필자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만들자, 학교협동조합>에는 학교협동조합과 관련한 다양한 사례와 학교협동조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생히 담겨 있다.
▲ 만들자, 학교협동조합 필자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만들자, 학교협동조합>에는 학교협동조합과 관련한 다양한 사례와 학교협동조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생히 담겨 있다.
ⓒ 주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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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교육공동체', '마을학교'. 요즘 많이 들리는 얘기입니다. 서울, 경기도, 강원도 등 전국 여러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마을교육공동체, 학교협동조합에 주목하며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학교와 마을이 만나야 한다는 당위가 커지고, 더욱이 교사들이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지금의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지 않고서는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교육, 경제, 삶 이 모든 문제들은 연계가 되어 있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죠.

협동조합에서 하는 고민과 학교에서 하는 고민에는 비슷한 지점이 많았던 것입니다. 앞서 연재 글에서 얘기 드렸듯이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는 시장과 정부의 실패로부터의 대안 마련에서 등장했습니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인데도 이윤논리만으로 생산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와 관련해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필요를 조직해 사업으로 연계한 것이죠.

수익만을 좇는 기업과 달리 협동조합은 외부 위기에 크게 영향받지 않으며 지역과 조합원을 위한 가치 생산을 합니다. 지역의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주고, 지역의 일자리를 만들어갑니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의 고민을 안고 있었던 것이죠. 시장논리에 입각한 교육의 수월성 강조,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관료적 교육행정이 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부 주도와 민간 시장의 실패 속에서 새로운 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이제는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으며, 혁신학교, 배움의 공동체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협동조합과 교육의 중첩되는 부분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마을교육공동체'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에서 문제점의 실마리를 발견한 것이죠. 각자의 가정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었다면 마을에서 아이를 함께 키워보자, 이전에는 학교만이 배움의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마을의 생생한 삶을 배움의 공간으로 삼자, 아이들이 키움의 대상, 배움의 대상으로만 남아있었다면 마을의 주인, 시민으로 만들자는 생각에서입니다. 바로 협동조합이 지향하는 지역의 필요를 충족하는 민주적 공동체와 맞닿아있는 것이죠.

학교협동조합이 뭐야?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TV 예능에서도 이제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는게 단지 한 두 사람의 몫이 아님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TV 예능에서도 이제 아이를 키우고, 가르치는게 단지 한 두 사람의 몫이 아님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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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마을교육공동체 중 하나가 바로 학교협동조합입니다. 학교협동조합은 학교 안의 다양한 필요들을 학교구성원인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힘을 모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업공동체입니다. 학교매점, 체험학습 및 수학여행, 방과후학교, 돌봄교실, 마을학교 등 학교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협동조합도 있고, 학교 자체를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다양한 학교협동조합의 유형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처럼 학교 안의 다양한 소비를 사업화해서 학생들이 진로체험을 하는 유형도 있고, 프랑스 초등학교처럼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동 학급 모델도 있습니다. 또 영국처럼 학교 자체를 학교 구성원 및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운영하는 형태도 있고요.

국내에도 서울 영림중, 경기도 성남의 복정고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10여 개의 학교협동조합이 설립되어 운영 중입니다. 대표적인 사업은 매점입니다. 매점의 함량 미달 식품 판매에 엄마들이 뿔나서 만든 경우도 있고, 학생들이 학교에 매점을 만들고 싶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시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히 파는 물건과 파는 주체만 바뀌는 게 아닙니다. 학교협동조합 매점을 시작으로 우리들의 소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학생들의 사고가 학교를 벗어나 지역으로 확장되어 갑니다. 교내 경제경영동아리에서 발명한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되며 아이들의 상상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돼 가는 공간이 됩니다. 즉 학교협동조합은 실천을 통한 학습 (Learning by Doing)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틀이 됩니다. 학습자가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서 얻게 되는 앎은 일방적 지식의 전달보다 더 큰 교육적 효과를 갖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들이 제대로 된 민주적 경험과 협동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나이, 직급, 위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1인 1표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이죠. '학생 이사'가 자신의 조사결과를 가지고 '어른 이사'들을 설득하는 것은 그 학생 이사에게나 혹은 교사나 학부모 이사에게나 의미 있는 배움이 일어나는 색다른 경험입니다.

교육의 본질에 대해 사고하다

서울시 사회적경제아카데미 교원연수과정 협동의 힘을 배우는 사회적경제 기초교육이 지난 8월 3일 부터 7일까지 서울시 초중등 교원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 서울시 사회적경제아카데미 교원연수과정 협동의 힘을 배우는 사회적경제 기초교육이 지난 8월 3일 부터 7일까지 서울시 초중등 교원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 세모뉴스레터 이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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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동안 교육을 삶과 분절된 기능적인 지식 습득으로 여겨왔습니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고, 그 정보를 습득하는 것. 하지만 현대사회는 대부분의 지식과 정보가 금세 쓸모없어져 버립니다. 지식을 머릿속에 담아내는 능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환경 속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찾아내고 결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이는 자연스레 협동조합의 본질과도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틀이 정해진 직장, 한정된 소비를 뛰어넘어 각 지역에서 발굴된 우리들의 필요를 바탕으로 주관식 답안을 만들어냅니다. 협동조합과 교육은 본질적으로 서로를 채워줄 수 있기에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참여와 지역주민의 관심을 바탕으로 성장 유지됩니다.

따라서 그 어느 조직보다 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협동조합 7원칙 중에도 '교육, 훈련 및 정보제공'이 있습니다. 미래 세대에 협동조합을 알리고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지역주민들이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협동조합이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일입니다.

영국도 학교협동조합의 시작점은 교육과 사회의 연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미래의 세대들에게 협동을 알리고자 하는 협동조합 운동가들과 사회로 확장되는 교육을 고민했던 교사들의 상호협력 속에서 학교협동조합 운동이 꽃피울 수 있었습니다. 오랜 협동조합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이지만, 정작 공교육에서 협동조합과 관련한 교육 시간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국 협동조합 운동가들은 '자라나는 세대에 협동조합을 적극적으로 알려낼 길을 찾다가 특성화 학교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교사들 역시 새로운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학교의 변화에 목말라했기에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맞으며 상호협력 하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완해가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을 통한 교육의 변화

우리나라의 교사들 역시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지식전달을 하는 것은 한계가 달했다고 지적합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배움의 공동체에서의 상호학습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 얘기하고 참여할 수 있게 판을 만들고 이를 지지해주는 게 교사들의 역할이라고 얘기합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경기도에서는 학교협동조합 교육을 벌였습니다. 6~7월에 각 지역 교육지원청별로 마을교육공동체 연수를 하는데, 그 안에 학교협동조합 교육을 포함한 것이지요. 강원도에서는 초등교감 자격연수, 중등영어과/수학과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유치원 1급 정교사 연수 등에 학교협동조합 시간을 할애했고요. 서울의 경우 서울시 초중등 교원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회적 경제와 학교협동조합 기초교육'이란 프로그램으로 2학점 연수가 진행되었습니다.

참여한 선생님들은 "협동조합에 대해 관심이 많고, 이에 긍정적인 선생님들과 함께 수업에 참여했다"며 "교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협동조합에 대해서 조금 더 알기 위해 서로 질문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관련기사 : 교원직무연수 받으며 협동의 힘 배워요).

어때요? 자라나는 세대는 협동하는 법을 경험하고 익혀 자신들의 필요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가며 문제해결능력을 키워가는 모습을 그려보면 기대되지 않나요? 학교협동조합에 관심 있는 분들은 서울 성북구, 은평구, 대전 유성구 등 학교협동조합 설명회가 열리니 참석해보세요.

학교협동조합회 설명회 일정

대전 유성구: 8월 27일(목) 10~12시 유성구청 3층 중회의실
서울 금천구: 8월 28일(금) 11시~17시 독산고등학교
서울 성북구: 9월 3일(목) 16~18시 성북구청 4층 성북아트홀
서울 은평구: 9월 2일(수) 10~12시 은평상상허브, 9월 11일(금) 10~12시 물푸레교육센터

협동조합 A to Z

협동조합의 원리
① 우리는 '스티브 잡스'를 원치 않습니다
② '3가지 유혹'을 이겨내야 만나는 협동조합
③ 어벤져스와 아이돌이 요즘 '대세'인 까닭

협동조합의 어려움
④ 협동조합 '자금조달', 급하다고 택시 타지 마세요
⑤ '혼전계약서' 원칙, 여기에 적용하면 딱이다
⑥ 반찬가게 차리는데 리서치까지 해야 할까요?

함께할 사람들
⑦ 애 키우면서 행복하게 돈 벌기, 이렇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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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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