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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광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주관한 6기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 청소년들이 1944년 12월 발생한 도난카이(東南海) 대지진 희생자 추모비를 방문, 헌화하고 있다. 이 추모비는 조선여자근로정신대로 미쓰비시 나고야 항공기제작소 도토쿠(道德) 공장으로 끌려와 일하던 중 대지진으로 사망한 한국 소녀 6명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이 추모비는 1988년 나고야 소송 지원회 다카하시 마코도 대표 등이 주도해 옛 도토쿠 공장 터(현재 메이난후레아이 병원 주차장)에 건립했다. 이 비에는 '슬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기에 진실을 새긴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 "슬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기에 진실을 새긴다". 4일 광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주관한 6기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 청소년들이 1944년 12월 발생한 도난카이(東南海) 대지진 희생자 추모비를 방문, 헌화하고 있다. 이 추모비는 조선여자근로정신대로 미쓰비시 나고야 항공기제작소 도토쿠(道德) 공장으로 끌려와 일하던 중 대지진으로 사망한 한국 소녀 6명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이 추모비는 1988년 나고야 소송 지원회 다카하시 마코도 대표 등이 주도해 옛 도토쿠 공장 터(현재 메이난후레아이 병원 주차장)에 건립했다. 이 비에는 '슬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여기에 진실을 새긴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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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역사교과서 등 문제로 일본 (국민)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다. 평화교류단 활동을 하면서 일부 정치세력과 망언을 하는 보수세력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 편견이 좀 사라졌다. 그리고 강제징용 현장을 둘러보며 아픈 역사를 피부로 느꼈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되새기게 됐다."(최명현·광주 운남고)

지난 3∼7일 광주광역시 청소년 24명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아래 시민모임)'이 주관하는 '2015 한일청소년평화교류' 활동을 위해 일본 나고야(名古屋)와 도야마(富山)을 방문했다.

이들은 태평양전쟁 당시 한국의 어린 소녀 수천 명이 강제징용 당했던 전범기업 미쓰비시(三菱)의 나고야 항공기제작소 도토쿠(道德) 공장 옛 터에 건립된 도난카이(東南海) 대지진 희생자 추모비와 오에(大江) 공장 내에 세워진 순직비, 후지코시(不二越)의 도야마 군수공장 터 등 역사 현장과 평화 전시관 등을 방문했다. 나고야에서는 일본 청소년들과 함께한 한일청소년 토론회도 열렸다.

광주 청소년, 일본서 평화교류 활동 "한일 교류 더 활발해지길"

3일 오후 아이치현(愛知縣) 나고야시(名古屋市) 나고야시공회당 대강당에서 열린 '피폭 70주년 원폭희생자 추모'행사. 광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주관한 6기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 나고야팀은 첫 일정으로 추모행사에 참여한 후 피폭 사진전 등을 관람했다.
 3일 오후 아이치현(愛知縣) 나고야시(名古屋市) 나고야시공회당 대강당에서 열린 '피폭 70주년 원폭희생자 추모'행사. 광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주관한 6기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 나고야팀은 첫 일정으로 추모행사에 참여한 후 피폭 사진전 등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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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은 아이치현(愛知縣) 나고야시(名古屋市) 소재 고교생, 대학생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이치청년회관에서 열린 한일청소년토론회에 참여했다.
 5일 오후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은 아이치현(愛知縣) 나고야시(名古屋市) 소재 고교생, 대학생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이치청년회관에서 열린 한일청소년토론회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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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3∼6일)와 도야마(4∼7일), 2개 팀으로 나눠 3박4일 동안 청소년평화교류 활동을 한 청소년들은 여자근로정신대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 등을 참배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십수 년 전부터 여자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일본인들을 지켜보며 "부끄럽고 감사하다"며 고마움도 전했다.

일본 현지에서 여자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의 소송 등을 지원하고 있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아래 나고야 소송 지원회)'과 '제2차 후지코시 강제연행·강제노동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연락회(아래 호쿠리쿠연락회)' 회원들이 그들이다. 두 단체는 시민모임과 함께 평화교류 활동을 준비하고 진행했다.

평화교류단에 참여한 대다수 청소년들은 "일본 대학생·고교생들과 함께 한 토론회를 통해 반일 감정 때문에 생긴 편견이 좀 해소된 것 같다"라며 "교류가 더 활발해지고 한일관계가 개선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선혜정(조대여고·2년)양은 "피폭 70주년 추모행사를 지켜보며 항상 우리만 피해자라고 생각했는데 일본 국민도 전쟁의 피해자라는 것을 깨달았고, 일본(국민)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라며 "한일관계가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피폭 70주년 원폭희생자 추모' 행사와 피폭 전시회, 상설 평화 전시관(피스 아이치)을 둘러보며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의 일반 국민들 역시 일본 제국주의 역사의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됐다는 것이다.

김세령(송원고·2년)양은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 학생과의 토론이었다"라며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교류와 토론회를 더 자주한다면 한일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바랐다.

눈물 터트린 학생들 "한국인 위해 싸우는 일본인에 감사"

5일 아이치현(愛知縣) 세토시(瀨戶市) 한 야산에서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이 옛 지하 군수공장의 흔적(터널)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당시 연합군의 공습을 피해, 세토시 야산에 지하 군수공장을 건설했다.
 5일 아이치현(愛知縣) 세토시(瀨戶市) 한 야산에서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이 옛 지하 군수공장의 흔적(터널)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당시 연합군의 공습을 피해, 세토시 야산에 지하 군수공장을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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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전남여상·2년)양은 "여자근로정신대 문제에 대해 피부로 느끼게 됐다, 잊혀서는 안될 역사라고 생각한다"라며 "광주에 시민모임이 있지만 (근로정신대 문제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명현(운남고·2년)군도 "우리가 해야할 일을, 우리보다 나서서 문제제기하고 십수 년 동안 변함없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지원회가 인상 깊었다"라며 "최근에 미쓰비시가 강제징용에 대해 우리나라만 빼놓고 (미국·중국에) 사과하고 화해했는데 (미쓰비시의 사과는) 우리의 숙제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군은 "우리 학교 역사동아리와 연계해서 더 많은 친구와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다"라며 "미쓰비시도 빨리 피해 할머니들께 사과하고 배상했으면 좋겠다"라고 촉구했다.

도야마의 후지코시 공장을 방문한 청소년들은 눈물을 터트렸다. 호쿠리쿠연락회 회원들이 정문 앞에서 벌인 '문전행동' 때문이다. 이들이 지켜본 문전행동은 '2차 후지코시 소송'이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원고 패소 확정 판결이 난 지난 2011년 10월 이후 1∼2개월에 한 번 이상 열리고 있는 집회다.

도야마를 방문한 김하현(문정여고·2년)양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 후지코시를 향해 '사과하라, 배상하라'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보며,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뭉클했다"라며 "그 모습을 본 친구들이 모두 울었다"라고 전했다.

박현범(조대부고·2년)군은 "피해 할머니들의 영정 사진을 놓고 집회를 했는데,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라며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마음 아프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평화교류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오는 14일 전남대 후문에서 후지코시와 미쓰비시 여자근로정신대 피해 사례를 알리고 전범기업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한일청소년평화교류는 지난 2010년 8월 나고야 소송 지원회가 광주 청소년들을 나고야에 초청하면서 시작돼, 한일청소년들이 양국을 오가며 교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2년 3기 교류단부터 광주광역시교육청(교육감 장휘국)이 후원하고 있다.

6일 '제2차 후지코시 강제연행·강제노동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연락회(호쿠리쿠연락회)' 회원들이 일본 도야마(富山縣) 후지코시 공장 앞에서 '문전행동'을 벌이고 있다. 회원들은 문전행동을 통해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 청소년들은 문전행동을 직접 지켜보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6일 '제2차 후지코시 강제연행·강제노동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연락회(호쿠리쿠연락회)' 회원들이 일본 도야마(富山縣) 후지코시 공장 앞에서 '문전행동'을 벌이고 있다. 회원들은 문전행동을 통해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일청소년평화교류단 청소년들은 문전행동을 직접 지켜보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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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광주 '한일청소년평화교류',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나고야 소송 지원회, #호쿠리쿠 연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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