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의 한 장면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의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해 할리우드가 <헤라클레스> <엑소더스> 등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성서 이야기 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을 대거 내놓으며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려 애썼다면 올해엔 각종 첩보, 정보기관 소재의 영화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나섰다.

물론 '스파이 영화'는 예전부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인기 장르 중 하나다. 그러나 올해처럼 오락물, 실화 소재 전기물 등 다양한 형태의 첩보 영화가 등장한 건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백수 청년의 통쾌한 스파이 입문기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를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를 풀기 위한 영국 정보기관의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한 비운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실화를 다룬 <이미테이션 게임> 등이 상반기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2015년 하반기에도 더욱 다양한 첩보 소재 영화들이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믿고 보는 톰 크루즈

 영화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포스터

영화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이하 '로그네이션')은 설명이 필요 없는 톱스타 톰 크루즈의 인기 시리즈 신작이다. 그가 제작을 겸할 만큼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미션 임파서블>인 탓에 이번에도 방대한 스케일을 내세웠다.

<미션 임파서블>은 이미 알려진 대로 동명의 TV 시리즈를 토대로 1996년 첫선을 보였다. 그러나 인상적인 메인 테마곡과 제목, 정보기관명 정도를 제외하면 원작과의 연결 고리는 거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속 주인공 에단 헌트(톰 크루즈 분)는 원작 TV 시리즈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브라이언 드 팔마(1편), 오우삼(2편), J.J 에이브람스(3편), 브래드 버드(4편) 등 각기 다른 감독이 만든 네 편을 통해 에단 헌트는 제임스 본드(<007> 시리즈), 제이슨 본(<본> 시리즈) 등과 더불어 3대 첩보 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유주얼 서스펙트> <작전명 발키리> <잭 더 자이언트 킬러> 등의 시나리오를 공동으로 작업하며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호흡을 맞춘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5편의 연출자로 선택되었는데, 그는 지난 2012년 <잭 리처>로 톰 크루즈와 호흡하기도 했다.

<로그네이션>은 사이먼 페그(벤지 역), 제레미 레너(브렌트 역), 빙 라메스(루터 역) 등 지난 시리즈에서 에단 헌트와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을 내세워 시리즈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신예 레베카 퍼거슨(일사 역), 알렉 볼드윈 (앨런 역) 등을 투입해 극 중 첩보 조직 I.M.F (Impossible Missions Force)의 위기를 박진감 넘치게 그려냈다.

<맨 프롬 엉클> TV시리즈의 부활  

 영화 <맨 프롬 엉클>의 포스터

영화 <맨 프롬 엉클>의 포스터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요즘 영화팬들에겐 낯선 제목일 듯하다. 우리나라 40~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는 <0011 나폴레옹 솔로>로 소개된 1960년대 동명의 인기 TV 시리즈(1964~1968)를 리메이크했다. 여기서 U.N.C.L.E는 '삼촌'이 아니라 United Network Command for Law and Enforcement라는 가상의 정보기관을 뜻한다.

원작 드라마는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미국의 스파이 나폴레옹 솔로와 소련 출신으로 미국에 전향한 일리야 쿠리야킨 등 2인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첩보 액션을 코믹하게 그려내며 총 4시즌에 걸쳐 방영됐다. 한국,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는 몇몇 에피소드를 편집, 극장판 영화로 개봉하기도 했다. 

이후 1970~80년대에는 단발성 TV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이들 작품은 국내 극장가 및 TV 등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일리야 쿠리야킨 역을 맡은 데이빗 맥컬럼은 최근 인기 시리즈 < NCIS >에서 덕키 박사 역을 맡기도 했다.

인기 시리즈물이지만 이미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미션 임파서블>(1966~1973)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였던 <맨 프롬 엉클>을 과감히 리메이크한 인물은 가이 리치 감독이다.

뻔하디뻔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던 명탐정 셜록 홈즈의 이야기를 유쾌한 유머와 함께 풀어낸 두 편의 <셜록 홈즈> 시리즈로 흥행 감독 반열에 올라선 그는 제작, 각본까지 맡으면서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맨 오브 엉클>은 <맨 오브 스틸>의 헨리 카빌, <론 레인저>의 아미 해머를 각각 나폴레옹 솔로와 쿠리야킨으로 낙점하고 미모의 신예 배우 알리시야 비칸데르, 엘리자베스 데비키를 전격 발탁, 4명의 남녀 비밀 요원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여기에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로만 여겨진 중견 배우 휴 그랜트가 악당으로 등장, 이채로움을 더했다.

아쉽게도 한국에선 미국보다 두 달 늦은 10월 선보일 예정이다.

<007 스펙터> 첩보 영화의 대명사 

 <007 스펙터>의 포스터

<007 스펙터>의 포스터 ⓒ MGM/Columbia Pictures


당초 연말 개봉이던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이 7월로 시기를 앞당기게 된 데는 <스타워즈:포스 어웨이큰>과 더불어 전통의 첩보물 <007>의 영향이 컸다.

2000년대 들어 주춤했던 <007> 시리즈의 인기를 단숨에 끌어올린 <스카이폴>(2012, 역대 영국 흥행 1위, 세계 흥행 12위)의 성공 뒤엔 <아메리칸 뷰티>를 연출한 샘 멘데스 감독이 있었다. 후속작 연출에 고심하던 멘데스 감독은 결국 딱 한 작품만 더 하는 조건으로 재계약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스펙터>(11월 개봉 예정)다.

제6대 제임스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는 변함없이 등장하며 본드걸은 프랑스 출신의 여배우 레아 세이두가 맡았다.

007과 영국 정보기관 MI6를 위협하는 새로운 테러집단 스펙터를 이끄는 수장은 크리스토프 왈츠가 소화한다. 전작 <스카이폴>의 하비에르 바르뎀 못잖은 잔혹한 악당의 면모를 과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프랑스 미녀 배우 모니카 벨루치, 이종 격투기 스타 데이브 바티스타도 스펙터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기존 출연진으로는 MI6의 수장 M의 자리에 오른 레이프 파인스, 나오미 해리스(머니페니 역), 벤 위쇼(Q역) 등이 등장해 극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10월 전 세계 동시 개봉 예정.

<스노든> 미국판 국정원 도청 사건(?)

 영화 <스노든> 포스터

영화 <스노든> 포스터 ⓒ Open Road Films


<스노든>은 제목 그대로 앞서 언급된 영화들과는 성격이 다른 작품이다. 어떤 면에선 최근 터진 국정원 해킹 파문을 연상케 할 만큼 민감한 소재의 작품이기도 하다. 서방 세계를 흔든 미국 국가 안보국(NSA)의 도청 사건과 그 중심인물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현재 스노든은 미국 정부로부터 '반역죄'로 지명수배됐다. 서방은 물론 동구권 및 중립국들조차도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스노든의 망명 신청을 거부할 만큼 그는 세계 외교가의 뜨거운 감자다.

과거 <살바도르> <플래툰> <7월4일생> 등을 통해 미국의 치부를 과감히 고발했던 노장 올리버 스톤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배우 조셉 고든 레빗이 20살에 입대해 22살부터 CIA, NSA에서 일해온 에드워드 스노든 역을 맡았고, <인서전트>의 쉐일린 우들리, <스타트렉>의 재커리 퀸토, 리스 이판 등이 민감한 소재의 영화에 기꺼이 동참했다. 12월 미국에서 개봉할 예정이며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스파이 브릿지> 스필버그 & 행크스의 재회

 영화 <스파이 브릿지>의 포스터

영화 <스파이 브릿지>의 포스터 ⓒ 20세기폭스코리아


<스파이 브릿지>는 지난 2011년 <링컨>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이다. 1957년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구소련에 추락한 정찰기 U2의 조종사와 미국에 붙잡힌 러시아 스파이의 교환을 위한 비밀 협상에 투입된 변호사 제임스 B. 도노반(1916~1970)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인사이드 르윈>의 형제 감독 에단&조엘 코엔이 공동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해 기존 스필버그 영화와는 색다른 맛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폴라 익스프레스> 등 스필버그가 연출, 제작한 영화에서 단골로 주연을 맡은 톰 행크스가 또 한 번 그와 호흡을 맞췄고 앨런 알다, 에이미 라이언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했다. 10월 미국에서, 11월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첩보 영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