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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연호 대표와 타는 꿈틀버스라면 뭔가가 있을 거야.'

잔뜩 기대감을 가지고 둘째 딸과 꿈틀버스를 탔다. 엄마의 권유로 버스를 함께 탄 둘째 딸은 꿈틀 1호 버스 승객들의 열기가 너무도 뜨겁다고 미리 겁을 먹었다. 예상한 대로 오마이뉴스 스태프와 전국 각지에서 온 승객들은 준비된 꿈틀리 주민 같았고, 2015 광산구 행복 박람회에서 준비한 내용은 우리가 다시금 무엇을 생각하고 도전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무엇보다 이 나라를 걱정하는 젊은이들과 어르신들이 함께했던 1박 2일은 행복했고 제2,제3의 꿈틀버스 탑승을 다시 기대하기에 충분하였다.

꿈틀버스가 찾아간 곳은 빛고을 광산구 일원이다. 광주 민중항쟁이라는 아픔을 자치공동체라는 빛으로 키워내고 있는 2015광산구 행복박람회 현장을 돌아보았다. '스스로 다스려서 자유롭고 평화로운 강한 자치공동체'를 이루어가는 현장에서 위로와 힘을 얻었지만, 이 위로받음조차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우리민족의 빛고을 시민들은 35년간을 어떻게 견뎌왔는데, 어떻게 버텨왔는데...... 자꾸 미안한 생각만 밀려왔다.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휴교령에 집으로 돌아와 TV 화면으로 보던 1980년 5월 광주의 모습이 어제 같은데 벌써 35년이 흘렀다. 밥만 먹는다고 사람은 아니다. 옷만 입는다고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존엄성이 지켜졌을 때 사람인 것이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원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데, 그러나 우리의 무지는 1980년  5.18민중항쟁 같은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를 지켜주어야 할 군인인 내 아들들이 아버지와 동생인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눌 때 광주시민들은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꿈엔들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을까? 시상에 우째 이런 일이 있다냐, 애국가를 틀어놓고 시민들을 향하여 집단 발포를 하였고, 또한 그 사람들을 폭도들이라 했으니 말이다.

꿈틀버스를 타고 온 후 초등 우리 반 2학년 우리 아이들과 5.18 민중항쟁 영상을 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 이게 진짜예요, 완전 전쟁이에요. 진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맞아요?"

우리 반 아이들은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가 보다.

 "그래, 미안하지만 사실이야. 진짜 사실이야. 아픈 우리나라 역사지만 진짜야, 알아야 한단다."

그 절망했던 광주가 신바람이 났다. 5,18광주민중항쟁이 꿈꾼 미래를 대한민국 자치 1번지 광산구에서 현실로 만들고 있는 행복에너지가 넘치고 있는 그 곳에서 꿈틀거리는 사람들을 만났다. 사람만이 희망이고, 깨어있는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현장이었다. 그 진짜 사람들이 존경스럽고 그 연대함이 행복해보였다. 

마을 공동체를 살려 이웃이라는 이름을 찾아주고,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의지를 펼치는 민형배 구청장과 구청 식구들, 자녀에게 좋은 마을을 남겨주어야 겠다는 아비의 마음으로 시작한 아름다운 송정씨 조합원들, 지친 중에도 공부하며 회의하며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사장으로 공무활동하는 자리를 이끌어 낸 클린광산협동조합원들, 마을이 희망이고 마을은 곧 마을사람임을 알고 마을활동을 지원하는 공익활동지원센터원들, 주민이 뜻을 모으면 길이 열린다는 것을 실현하고 있는 우산동 마을 주민들,  2037, 꼬물, 세월호 학습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나와 이웃을 알게 하고, 바른 사회 인식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 선운중학교 선생님들,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륜, 재능과 역량을 지역사회의 자원으로 쓰여질 수 있도록 강하고 든든한 원로로 세워가는 더불어樂 복지관 가족들, 사람만이 희망임을 다시 확인하는 만남의 자리였다. 가는 곳마다 민중항쟁의 정신과 대동의 기운이 느껴졌다.

둘째 날 해산 무렵 5,18광주민중항쟁 전야제가 열리고 있었다. 도청 앞에서는 자유발언대의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금남로에는 시민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만장은 높게 나부끼고 우리 가락 풍물로 항쟁의 희생자들의 영혼들을 위로하는 풍물대가 앞선다. 언제쯤 이 나라는 하이얀 고깔 벗어 던지고 알록달록 빛깔 고운 고깔 쓰고 한바탕 신나게 놀아볼 수 있을까? 금남로 나무조차도 알록달록 뜨게질한  제 빛깔 고운 옷을 갈아입고 대동의 정신 가지라고 서있다.

5,18광주민중항쟁의 열사들은 우리 보고 행복한 세상에서 살라고 고귀한 목숨을 내놓았다.
그 터 위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우리는 벌써 행복해야했다. 충분히 행복하게 할 자원을 광주(빛고을) 이웃으로부터 받았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했던 그들의 흘린 피가 소리치고 부르짖는다. 행복한 나라 행복한 국민이 되어야한다고, 아이도 어른도 노인도 행복한 나라 도시, 농촌 바닷가에서도 행복한 노래가 울려 퍼져야한다고.

지금 광주는 슬픔도 상처도 모아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의 터를 닦고 있다. 행복한 나라 만들기를 위한 자치공동체의 시동을 걸어 움직이고 있다. 광산구에서 행복한 자치공동체라는 보석을 캐고 있다.

보석을 캐는 광산구에서 처럼 우리나라 전역에서도 마을이 살아나고 행복한 자치공동체가 살아나면 우리나라는 소망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행복한 자치공동체를 이루고자하는 동기는 어디서 올 수 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이웃과 관계의 회복, 진정한 자치공동체가 이루어지려면 역사적 진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에서부터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아픔이 어디서 온 것인지 찾아내고, 이웃의 아픔이 내 아픔임을 느끼고 참된 민주의식을 가질 때 연대하고 대동하는 힘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본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자치의 힘과 태도를 지닐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연습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 산책시 "이러다 우리나라 망하지요." 참석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인지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화가 났다. 그래도 "나라가 아무리 암담해도 좋은 생각을 가져야지요. 잘 될 거예요. 그래요, 잘되어야 해요." 이야기를 나눴다.  오연호 대표, 민형배 구청장처럼 이 땅의 그룬투비 같은 많은 이들이 연대하면 또한 꿈틀거리는 시민들이 많아진다면 좋은 나라 될 거라고...... '그래 잘 되어야지.' 어떻게 지켜온 대한민국인데 아픔과 상처도 무지도 후회도 다 자원으로 만들어 아름다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우리의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어야지.

함께 동행했던 주민 왈 "우리는 기억할 날이 왜 이리도 많은 건지" 쓸쓸히 말씀하신다. 그렇다. 5.18민중항쟁을 제대로 기억하여 희생하며 지키고자했던 분들의 꿈과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남은 자의 몫일 게다. 빛고을의 항쟁과 대동정신은 대한민국의 빛이 되고 광산구의 자치공동체의 완성을 향한 행복한 발걸음은 우리 민족의 찬란한 보석이 될 것이다.
더불어樂에서 자식들을 앞서 보내고 부르는 '아빠의 청춘'을 부르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다.

원더풀 원더풀.... 그 날이 빨리 오도록  나부터 열심히 꿈틀거리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깨어있어야겠다. 더 많이 깨어있어야 하겠다. 난 지금까지 어떤 교사였지? 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하게한다. 아무리 많이 꿈틀거려도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도 많은 문제가 산재한 우리나라지만 희망을 갖고 꿈틀거려야 한다. 내가 느낀 빛고을은 환하다. 빛고을 시민들이 대동정신으로 살아있다.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다. 빛고을이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 자치공동체를 회복하기위한 광산구의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기운이 방방곡곡 우리나라 전역에 물들어져 국민 한사람한사람이 주체자로 나서는 아름다운 나라 행복한 나라를 소망한다. 

죽은 자는 꿈틀 거릴 수 없다.
살아있는 자만이 꿈틀될 수 있다.
잘 견디고 잘 버텨 살아있어 역사의 산증인이 되며 행복사회의 터를 닦는 일꾼들이 많아지길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로만이 아닌 행동이, 구호만이 아닌 실천이 있어야겠다.
돌아오는 길, 머리와 가슴, 손에 받은 선물 때문에 무거워 꿈틀하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꿈틀거려야지 온 나라가 꿈틀리 주민이 되게 하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로 종국에는 '우리는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꿈틀거렸으면 좋겠다.

특히 꿈틀 11리 주민은 1등1등(11)이니 이왕이면 모두가 왕꿈틀이가 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꿈틀버스는 계속 달려야 겠다.
더 많이 꿈틀거리려면 열심히 공부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꿈틀버스 2호가 기대된다.
꿈틀리 11리 주민 여러분, 열심히 꿈틀대다가 '신나는 꿈틀꿈틀 이야기' 가득 안고 다음 버스에서 만납시다.

꿈틀꿈틀! 파이팅!!!
꿈틀 11리 주민 김필숙


태그:#꿈틀 1호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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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살아가는 이야기, 책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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