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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저수지 주변 데크로드로 올레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 금오산 올레길 금오저수지 주변 데크로드로 올레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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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일 선생의 생가지를 모두 구경하고 다시 어머니와 함께 차에 올랐다. 아침을 짜게 먹었는지 시원한 아메리카노가 한잔 마시고 싶어 커피전문점을 찾았다. 우리동네에서는 한집 걸러 한집이 커피숍일만큼 커피가게가 많은데 여기서는 서산읍내를 관통해 고속도로에 진입할 때까지 한참을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시골은 시골이다.

결국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서야 시원한 커피를 마실 수 있었고 어머니와 커피를 한잔씩 마시면서 달려온 곳은 경상북도 구미시에 있는 '금오산'이다. 구미는 나에게 제2의 고향과도 같은 도시다. 열아홉 어린나이에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6년이 넘는 시간동안을 혼자서 살아온 곳이기 때문이다.

구미생활을 접고 다시 경남 김해시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분명 여기가 우리집임에도 구미에 대한 '향수병'에 한동안 시달릴 정도였으니 제2의 고향이라고 칭할만한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구미를 떠난지가 8년이 훌쩍 넘었기에 나도 오랫만에 구미에 들러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구미IC에서 금오산은 아주 가깝기 때문에 잠시 들러가기에도 좋을것이라는 판단에 금오산을 다음 목적지로 정했다. 날씨 좋은 금요일 오후. 금오산에는 평일임에도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구미에 살때는 없던 '올레길'이 생겨 더 많은 사람들이 금오산을 찾는 듯 했다.

금오산 입구에서 저수지까지 올라오는 길에는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는 맨발길이 있다.
▲ 맨발길 금오산 입구에서 저수지까지 올라오는 길에는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는 맨발길이 있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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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입구에서 금오지까지 올라가는 길의 인도는 '맨발길'이 만들어져 있다. 사람을 '흙'을 밟고 살아야 건강하다고 하는데 현대인들에게 흙을 밟을 기회란 어쩌면 죽을 때까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금오산에 오면 이렇게 '맨발길'이 있으니 일부러라도 흙을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맨발길을 지나 금오지 입구에 도착하면 구미 출신 독립운동가 '박희광'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박희광은 1901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난 독립운동가이다. 1912년에는 대한통의부 제5중대원으로 활동을 했고 1968년에는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금오산 올레길 입구에는 독립운동가 '박희광' 선생의 동상이 있다.
▲ 박희광 동상 금오산 올레길 입구에는 독립운동가 '박희광' 선생의 동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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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금오산 저수지의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올레길. 저수지 주변을 비롯해 물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금오산 올레길 깨끗한 금오산 저수지의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올레길. 저수지 주변을 비롯해 물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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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지 둘레 약 2.4km를 따라 한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된 '금오산 올레길'. 금오지의 맑은 물과 산새를 감상하면서 걷기 좋은 길이다. 대부분의 길이 데크로드로 만들어져 걷기 좋고 코스 중간에는 물 위를 걷는 듯한 길이 있어 데크 사이로 보이는 금오지가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금오지 여기저기에서 물고기가 점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점프하는 물고기 사진을 담기엔 녀석이 아주 신출귀몰 해서 잊을만하면 옆에서 뛰어 올라 약을 올린다. 그리고 자라도 한번씩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하는데 카메라를 들이대니 어떻게 알고 물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서울의 청계천이 부럽지 않다는 구미시의 명소다.
▲ 금오천 서울의 청계천이 부럽지 않다는 구미시의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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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지 둑방 위를 걸으면 아래로 구미시민의 자랑이라고 하는 금오천 공원이 보인다. 금오천 공원은 금오지에서 올림픽기념관까지 1km 구간에 만들어진 공원으로 구미시가 건천화된 도심 하천 상류에 낙동강 물을 방류하는 '물 순환형 하천정비사업'의 결과물이다.

이 사업은 낙동강 구미천 합류부 인근에서 하루 5만t을 취수해 700mm 관로를 통해 1.9km 거리의 원평하수처리장 인근 가압장으로 물을 끌어온 뒤 원평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재이용수 1만t을 보태 금오천과 구미천으로 물을 공급한다. 사업비 300억원을 들인 사업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 날은 하천의 바닥이 여전히 매말라 있었다.

이 밖에도 금오지 주변에는 '오리배'를 탈 수 있는 유선장이 있고 구미시민들에게 유명한 '금오산 길다방'으로 불리는 커피자판기가 있다. 또한 조그만 놀이동산인 '금오랜드'와 '금오산 야영장' 또한 금오산에서 가볼만 한 곳이다.

이렇게 1시간 남짓 금오산 올레길을 걸으며 여유를 누리고 어머니와 함께 다시 차에 올랐다. 이제 구미에서 김해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만 더 가면 된다. 이렇게 어머니와 함께한 1박2일이 끝나가고 있다.


태그:#구미, #금오산, #올레길, #금오지,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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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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