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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대 광명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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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초, 광명동굴은 재개장을 앞두고 '황금'으로 화려하게 치장됐다. 황금 길이 깔리고, 황금폭포가 만들어지고, 황금궁전이 들어섰다. 3개월간의 공사를 끝내고 재개장하는 광명동굴 콘셉트가 '황금'이기 때문이다.

양기대 광명시장이 광명동굴에 황금을 입힌 이유는 2가지다. 하나는 광명동굴에서 황금을 캐낸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광명동굴 전신인 가학광산에서 1945년부터 1972년까지 황금 52kg을 캤다는 기록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부터 1945년까지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지만, 그보다 더 많은 황금을 캐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다른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을 싫어하는 이는 없지만 중국인들의 황금 사랑은 유별나다. 그들이 황금에 대한 호기심을 안고 광명동굴을 찾는다면? 광명동굴은 국내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

황금으로 치장하고 재개장 한 광명동굴

4월 4일, 광명동굴은 화려한 변신을 끝내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양 시장은 이날을 앞두고 며칠 전부터 잠을 설쳤다. 잠자리에 누우면 광명동굴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광명동굴 유료화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만일 실패한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건 아닌가, 두려웠다는 게 양 시장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2012년, 광명동굴이 개장한 뒤, 2014년 겨울까지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2014년 한 해만 47만 명이 방문했다. 주말에는 줄을 서서 관람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광명동굴 개발은 성공했지만, 관람료가 무료였다. 무료니까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아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양 시장과 광명시는 이 동굴을, 폐광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고 싶었다. 폐광을 개발한 이유는 그것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서 광명시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광명동굴은 '돈 먹는 하마'가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어야 계속 존재할 수 있다.

그동안 시설비 등으로 돈을 투자했다면 이제는 이익을 창출할 때가 되었다는 게 양 시장의 판단이었다. 책정된 입장료는 어른 3천 원. 양 시장이 광명동굴 재개장을 앞두고 잠을 설친 이유다. 과연 사람들이 돈을 내고 동굴에 들어갈 것인가. 동굴이 입장료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는 게 양 시장의 확신이지만, 관람객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 않나.

양기대 광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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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굴 재개장 후 20여 일이 지난 27일, 광명동굴 와인 레스토랑에서 만난 양 시장은 활짝 웃었다. 일년 내내 12도를 유지한다는 광명동굴 안은 으스스한 한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양 시장 표정은 아주 밝았다.

4월 4일부터 26일까지 광명동굴을 찾은 관람객은 3만5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입장료 수입은 1억200만여 원이며, 25일과 26일 주말 이틀 동안 광명동굴을 찾은 관람객 수는 9991명이었다. 출발이 순조롭다. 양 시장의 표정이 밝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과 비교해서 관람객 수가 2.5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작년에는 47만 명이 광명동굴을 찾았죠. 올해는 100만 명 정도를 내다보고 있는데 그 1차 분수령을 5월 1일부터 10일까지로 보고 있습니다. 이 기간이 황금연휴잖아요. 이때 과연 몇 명이나 올 것인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 시장은 4만 명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 분수령을 무난히 넘어선다면 광명동굴의 앞날은 밝다.

김문수-남경필도 투자 아끼지 않은 폐광

1912년부터 1972년 폐광될 때까지 금, 은, 동, 아연 등을 캐내던 가학광산은 그 이후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일년 내내, 사시사철 내부온도가 12도로 일정하다는 점에 착안, 고작 새우젓 저장고로 활용되었을 뿐이다. 그대로 잊힌 존재가 될 뻔한 폐광을 흔들어 깨운 건 2010년 7월, 양 시장이 취임하면서 부터다.

처음 폐광 개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새우젓 냄새가 진동하는 폐광이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양 시장은 폐광에서 가능성을 봤고, '열정'을 갖고 개발을 추진했다.

양 시장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로부터 70여억 원의 지원을 이끌어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 역시 광명동굴에 26억 원의 지원을 했다. 광명동굴에 잠재적 가능성이 없다면 소속정당이 다른 경기도지사들이 연이어 광명동굴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리 없다.

실제로 광명동굴을 찾은 이들은 감탄을 거듭한다. 수도권에 이렇게 규모가 큰 광산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화려하게 변신한 동굴에 다시 놀란다. 양 시장이 광명시를 찾는 이들을 광명동굴로 이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 한 번 보시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황금 컨셉트로 단장해 새로 문을 연 광명동굴
 황금 컨셉트로 단장해 새로 문을 연 광명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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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시장은 관광자원이 거의 없다시피 한 관광 불모지 광명시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명동굴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동굴 주변의 상권을 활성화시키면서 광명이 수도권에서 가장 주목받은 도시로 성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부 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양 시장 취임 이후 광명시가 가파르게, 숨 가쁘게 달라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광명동굴은 자치단체가 폐광을 개발, 관광지로 만든 대한민국의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도 역시 광명동굴을 주시하고 있다. 광명동굴의 성공은 다른 자치단체에 새로운 롤 모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광명동굴 개발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포함한 자치단체장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일자리 창출'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그것은 현재 우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일자리라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양 시장이 KTX 광명역세권에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을 유치하면서 광명시민들을 직원으로 우선 채용해야 한다고 단서를 단 것은 그 때문이다.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로 광명시민 1천여 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광명동굴 개발은 1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양 시장은 광명동굴이 지금보다 더 활성화되면 200~300개까지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X 광명역세권 개발과 광명동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광명동굴에 들어갈 때 입장료에 1천 원을 더 내면 광명동굴 와인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광명동굴의 내부온도가 1년 내내 12도로 일정하다는 점에 착안, 와인을 저장하고 있다. 와인은 한 방울도 생산하지 않는 광명시가 와인으로 전국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바로 광명동굴 때문이다.

광명동굴 관람객들이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광명동굴 관람객들이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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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는 전국 10개의 자치단체와 MOU를 체결하고 58종의 국내산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와인은 광명동굴 안에서 저장, 숙성된다. 와인 판매로 광명시는 부가수입을 얻는다. 이 수입 또한 쏠쏠하다.

"하루에 와인이 100~150병 정도가 팔리고 있습니다. 전국의 와인 생산업자와 와인 관련 생산농민, 와인협회 등에서 우리 동굴을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면서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와인산업이나 임실 치즈와 같은 관련 산업이 광명동굴 와인판매에 따라서 큰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굴이 크게는 우리나라 농촌을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고, 작게는 와인 관련 농산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광명시는 광명동굴에 228개의 '와인셀러'를 설치했다. 이 또한 부가수입을 올리기 위해 기획됐다. 가로 세로 60cm 크기의 와인셀러는 개인에게 분양할 예정이다. VIP 고객을 겨냥했다.

동굴 와인셀러는 우리나라에서 광명동굴이 유일하다. 그 점에 착안한 와인셀러는 228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희소성 때문에 값어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양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양 시장은 오는 5월부터 100여 개를 우선 분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응을 보고 추가 분양을 하겠다는 것이다. 신청자가 많으면 추첨을 할 수도 있다.

광명동굴 관람객이 늘어나면 와인판매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양 시장은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 사이에 광명동굴에서 '와인 축제'를 열 예정이다. 동굴과 접목한 와인 저장과 판매는 동굴이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광명동굴 개발 효과는 이것으로 끝일까? 아니다. 광명시는 광명동굴에 2016년,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행사로 열리는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전시'를 유치했다. 전시기간은 4월~9월로 라스코 동굴벽화가 전시되면 광명동굴의 위상을 한껏 올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라스코 동굴벽화는 프랑스의 구석기 시대 동굴벽화 유적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광명동굴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양기대 광명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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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코 동굴변화 전시는 다니엘 올리비에 프랑스문화원장이 광명동굴을 방문한 뒤 광명시에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올 6월, 본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양 시장은 프랑스 현지에서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행사로 문화유산 전시 분야는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양 시장은 한껏 고무되어 있다.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전은 미국 2군데, 캐나다 1군데, 벨기에 1군데에서 전시를 했고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입장료 25달러를 받고 있는데, 우리는 그보다 적게 받으려고 합니다. 만 원에서 만이천 원 정도로 예상하는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만일 50만 명이 라스코 동굴벽화를 보러 온다면 추정 수입은 50억입니다. 100만 명이면 100억이 되겠죠."


양 시장은 벽화 전시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관광객 유치를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는 광명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광명동굴 인근 식당들은 동굴 특수를 누리고 있다. 광명동굴을 찾는 이들이 더 많아진다면 그 효과가 광명시 전체로 확대되지 않을까?

또한 양 시장은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영상기업 웨타 워크숍과 손잡고 하반기에 광명동굴에서 판타지 아카데미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타 워크숍은 <반지의 제왕>, <아바타>, <킹콩> 등을 제작한 세계적인 기업이다. 리처드 테일러 대표는 광명동굴을 방문,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2014년, 광명동굴에서 국내 판타지 콘셉트 디자인전이 열렸고, 테일러 대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수상자는 웨타 워크숍에서 한 달 동안 연수를 받았다. 올해는 국제 판타지 콘셉트 디자인전으로 확대해서 열린다. 광명동굴에서 '골룸'을 만날 수 있는 건 그런 인연 때문이다. 조만간 간달프 지팡이도 선보일 예정이다.

양 시장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힌 채 새우젓 저장고로 전락한 폐광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화려하게 변신시켰다. 그의 열정은 여전히 광명동굴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그의 최종목표는 광명동굴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이다.

"독일에서 폐광지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례가 있습니다. 폐광된 시설을 활용해서 역사박물관을 만들었고,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습니다. 우리도 그걸 모델로 삼아 광명동굴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양기대, #광명시장, #광명동굴, #폐광, #황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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