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기수> 로 뮤지컬에 데뷔한 서프라이즈의 유일

▲ <로기수> 로 뮤지컬에 데뷔한 서프라이즈의 유일 ⓒ 아이엠컬처


머리로는 "안 돼"를 연발하지만, 몸은 "돼"를 외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뮤지컬 <로기수>의 주인공 로기수가 이런 사례에 속한다. 로기수는 미군 폭력에 어머니를 잃고 만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게 만든 미국인데, 미군 장교 프랜이 추는 탭댄스에 매료되어 '탭댄스 홀릭'에 빠지는 이가 로기수다.

그의 형 로기진은 아무리 동생이라 해도 동생 로기수가 미국 문화에 푹 빠져 탭댄스를 춘다는 사실을 알면 동생을 용서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로기수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형을 속이면서까지 미국의 탭댄스를 계속 추어야 하는가, 동지들은 피 흘리며 전쟁터에서 죽어 가는데 나만 한가롭게 춤이나 추고 있는 게 옳은가 하는 죄책감에 빠져든 거다.

그룹 서프라이즈의 유일은 뮤지컬 <로기수>의 주인공 로기수로 뮤지컬 데뷔를 했다. '천상 미소년' 스타일의 유일에게, 머리와 몸이 따로 움직이는 로기수와 같은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변하고 있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배우와 가수 활동이다.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벌어야 이 일을 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돈을 만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부모님에게 너무나도 죄송했다. 로기수가 미제라면 몸서리를 치는 것처럼, 데뷔 초를 돌아보면 머리로는 이 일을 충분히 그만 두고 다른 일로 눈을 돌렸어야 맞다. 그럼에도 이 일을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 계속 버티며 가수와 배우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로기수가 탭댄스에 빠지는 상황과, 제 상황이 충분히 공감이 되어서 로기수의 심정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현실에서 돈이 되는 다른 분야를 찾아보자는 머리의 설득에 넘어가는 게 아니라, 그래도 끝까지 마음이 바라는 대로 움직인 결과로 지금의 유일, 서프라이즈의 유일로 우뚝 선 게 아닌가 하는 답변이었다.

<로기수> 로 뮤지컬에 데뷔한 서프라이즈의 유일

▲ <로기수> 로 뮤지컬에 데뷔한 서프라이즈의 유일 ⓒ 판타지오


- 서프라이즈 활동을 위해 댄스도 익혔을 텐데, 극 중 탭댄스 소화하는 데 있어 그룹 활동에서 익힌 댄스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가.
"서프라이즈를 아이돌 그룹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서프라이즈는 배우들이 모여서 결성된 그룹이다. 그러다 보니 춤은 언제나 생소하다. 생각보다 탭댄스가 춤과 별로 연관이 없다. 몸을 잘 쓴다고 해서 탭의 소리가 잘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무조건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원하면 발을 보여드릴 수도 있다. 발에 상처가 나서 아물면 또 다른 상처가 생겼다. 굳은살이 박힐 정도였다."

- 로기수는 미군의 폭격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미국 문화라면 이를 갈아야 할 텐데 그럼에도 탭댄스에 매료되는 이유는.
"미군에 잡혀 포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어서 미국 문화라면 싫어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로기수는 탭댄스를 출 때 바닥을 때리는 소리를 맨 먼저 듣는다. 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소리라 그게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로기수에게 탭댄스를 맨 처음 보여준 사람은 미군 장교 프랜이다. 프랜이 보여주는 탭댄스가 너무나도 신기하고 멋있어서, 로기수는 나도 출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빠져든다. 로기수는 탭댄스를 잘 출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 그 재능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다."

- 첫 공연을 마치고 난 다음 커튼콜 무대에 섰을 때 심정은 어땠나.
"첫 뮤지컬이라는 사실에 중압감이 컸다. 연습할 때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했던 긴장감이 엄습했다. 중압감 가운데서도 저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집중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관객의 시선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커튼콜 무대에 설 때는 너무나도 감격했다.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는 것에 대해 행복한 눈물이 났다. 열심히 공연을 준비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 서프라이즈의 메인 보컬이다 보니 넘버를 준비할 때에는 가창력에 자신 있지 않았을까.
"메인 보컬이라 나름 노래를 많이 듣고 불렀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저보다 노래를 잘 하는 배우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노래를 열심히 불러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 로기수에게 배철식은 어떤 친구인가.
"영화 <타짜> 속 유해진 선배님처럼, 배철식은 로기수에게 새로운 문화를 알려주고 새로운 눈을 뜨게 만들어주는 친구다. 보면 알겠지만 의리도 있다. 실제로 철식이 같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로기수에게 있어 좋은 친구다."

<로기수> 로 뮤지컬에 데뷔한 서프라이즈의 유일

▲ <로기수> 로 뮤지컬에 데뷔한 서프라이즈의 유일 ⓒ 아이엠컬처


*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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