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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어르신들이 입버릇처럼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핵발전소를 짓고, 노후 원전을 계속 연장가동하고, 국토 곳곳에 초고압 송전탑을 박아 놓는다면 우리의 아이들,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고요. 우리를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시민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우리회가 온 힘을 다해 먼저 시작해 가는 그 길에 함께 해 주십시오."

어린이책시민연대가 '밀양 송전탑 반대 법률지원기금 모금'을 제안했다. 6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어린이책시민연대 서울·부산·울산·충남·경남연대와 함께 이날 오후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모금 시작'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날 선언에는 밀양대책위 김준한 공동대표, 이진영·김용실 어린이책시민연대 공동대표, 밀양 주민 등이 참석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어린이책시민연대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6일 오후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 카스홀에서 "밀양송전탑반대 법률지원기금 모금" 시작을 선언했다.
 어린이책시민연대와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6일 오후 서울 환경재단 레이첼 카스홀에서 "밀양송전탑반대 법률지원기금 모금" 시작을 선언했다.
ⓒ 밀양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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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에 나선 주민과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섰던 연대단체 활동가들이 법원․검찰로부터 벌금을 선고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연대자 2명이 '벌금 폭탄'에 저항하며 노역형을 선언하고 실행에 옮겼다.

어린이책시민연대 소속 김금일 회원이 2014년 1월 7일, 밀양 상동면 고답마을에서 벌어진 경찰과 충돌로 인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고, 김 회원은 불복종의 뜻으로 현재 울산구치소에서 노역형을 살고 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주민들까지 포함하면 사법처리 사건은 60여 명에 80여 건에 이르고, 벌금 부과액은 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벌률지원기금 모금이 시작된 것이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밀양 어르신들을 통해 '평화'와 '탈핵'을 배웠다"며 "이제 밀양의 정의와 진실을 사회에 퍼뜨릴 때"라고 밝혔다.

이들은 "하루하루 분노와 절망을 넘나드는 가운데에서도 10년 간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을 온몸으로 이끌어 오신 밀양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매 순간이 곧 희망이었다"며 "밀양의 어르신들이 진실로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를 직접 행동으로, 삶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옥 같은 현실을 마주하면서도 어느 누가 찾아가도 두 팔 벌려 환대하고, 오히려 우리의 안위를 염려하셨고, 밀양싸움의 와중에도 쌍차, 세월호 등 세상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셨다"며 "힘으로, 돈으로, 권력으로 힘없는 개인을 짓누르는 국가권력에 끝까지 당당하게 맞서면서도 다른 힘없고 약한 것들을 살피는 밀양 어르신들이 곧 동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참삶 그 자체였고, 그 속에서 우리는 더불어 평화와 탈핵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어린이책시민연대는 "회원들과 지역 단체, 지역 주민들이 함께 밀양다큐영화를 보고, 밀양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며 밀양의 상황을 알리고, 탈핵을 공론화 해나갈 것"이라며 "또 밀양 사진전과 북콘서트를 열어 밀양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노후원전을 멈춰야 할 이유가 밀양에 있음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폭력적인 국가정책으로 개인의 삶의 짓밟는 것도 모자라 벌금으로 겁박하는 국가폭력의 부당함에 함께 맞서자고 '7650원 봉투'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오는 13일 오후 7시 서울 양천구 '아이쿱 양천생협 신서까페', 20일 강동구 '웃는책 도서관', 27일 강서구 '강서양천민중의집', 5월 21일 중구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만남 행사를 열고, 밀양 송전탑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이밖에 전국 곳곳에서 성금 모금 행사가 열린다.

이 단체는 "밀양영화 공동체상영과 사진전 등 밀양과 지역이 만나는 자리는 이후 계속 이어질 것이며, 이 자리에서 비롯된 부당한 벌금형에 저항하는 '7650원 봉투' 모금은 더 멀리 퍼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밀양 송전탑, #어린이책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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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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