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대구사이버대학교 CM송을 부른 가수 바비킴

화제의 대구사이버대학교 CM송을 부른 가수 바비킴 ⓒ 대구사이버대학교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출퇴근길에 종종 라디오를 듣는다. 외근할 일도 많으니 이동 시간에도 라디오부터 켠다. 그러다 보니 나름 취향도 생겼고, 그에 맞춰 이 채널 저 채널 옮겨 다니는 것도 일상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하게 귀에 꽂히는 CM송이 있었다. 하도 여러 번 듣다 보니 가끔은 먼저 흥얼거릴 정도다.

이 마성의 노래는 바로 대구사이버대학교의 CM송이다. 가사도 단순하고, 멜로디도 단순하지만 가수 바비킴 특유의 목소리가 묘한 중독성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사이버'를 대부분의 사람이 '싸'이버로 발음하는 데 반해, 꼭 '사'이버로 발음하는 바비킴의 발음은 화룡점정이다.

이 독특함 덕분에 이 CM송은 곧 화제가 됐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최고의 광고'라는 평이 나왔고, 어떤 가수는 자신의 콘서트에서 이 CM송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최근 바비킴에 이어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멤버 장기하가 배턴을 이어받았는데, 그 역시 '사'이버 발음을 고수하고 있다. 이쯤 되면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라디오 광고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그리고 왜, 굳이, '사'이버일까.

"우연찮게 만들어진 CM송...내용이 없어 방송할까 고민도"

"사실 우연입니다."

대구사이버대학교 입시홍보팀 이준영씨의 말이다. 그러잖아도 이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단다. 내친김에 제작 뒷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이 CM송은 대구사이버대학 브랜드 송(홍보용 노래)의 후렴구를 20초 내외로 줄인 것이다. 바비킴이 이 CM의 첫 주인공이 된 이유도 이준영씨가 그의 콘서트에 갔다가 "이 분이 부르면 좋을 것 같다, 어떻게든 섭외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이게 '첫 번째 우연'이다.

두 번째 우연은 CM송 녹음 당일에 일어났다. 이준영씨는 "3분가량의 브랜드 송을 20초 내외로 줄여야 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는데 당시 (녹음 담당) 프로듀서가 악기 연주까지 할 줄 아는 분이었다"라며 "부탁을 드렸더니 가사('사랑의 대구사이버대학/희망의 대구사이버대학/대구사이버대학교 사랑해요')도 직접 써 주시고, 바비킴씨와 함께 즉흥적으로 CM송을 만들어 내셨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CM송은 완성됐지만, 실제로 방송된 것은 6개월 이후. 이씨는 "(대학을 홍보하는) 내용이 다 빠져 있어서 쉽게 공개하지 못하겠더라"며 "고민도 많이 했는데 결국 6개월 정도 묵혔다가 슬그머니 갖고 나왔다. '후크송'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한 달 정도 방송했는데 그 다음부터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하마터면 '역대급'이라는 평을 받는 이 CM송이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던, 아찔했던 순간이다.

바비킴 뒤이어 CM송 부른 장기하도 "이 발음만은 살려야 한다"

 가수 바비킴의 뒤를 이어 대구사이버대학교 CM송을 부른 가수 장기하

가수 바비킴의 뒤를 이어 대구사이버대학교 CM송을 부른 가수 장기하 ⓒ 대구사이버대학교


자,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왜 '사'이버인가. 여기에 세 번째 우연이 있다. 이준영씨의 대답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바비킴이 쌍시옷(ㅆ) 발음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비킴씨가 외국에서 오래 생활한 분이다 보니 발음이 약간 다르더라. 경상도 분들이 쌀을 '살'로 발음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한 이씨는 "사실 그게 (바비킴이) 한다고 한 발음이었다. 녹음을 빨리 마쳐야 하는 상황이었고 우리가 부탁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방송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게 바비킴씨를 잘 아는 연예인분들 사이에선 익숙했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연예인 분들 사이에서 언급되고 패러디가 되면서 (화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죠. 바비킴씨 이후에 장기하씨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장기하씨가 라디오 DJ를 하면서 '나도 이 CM송에 중독됐다'고 말씀하신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장기하씨가) '다 (대학교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데 하나만 내가 원하는 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사'이버 발음을 살려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이 특징을 죽이면 안 된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셨죠. (웃음) 발음을 잘하실 수 있는데도 장기하씨가 일부러 '사'이버 발음을 하시면서 어떤 분들은 (CM송 가수가) 바뀌었는지 아직도 모르시는 경우도 있어요. 결과적으론 잘 된 것 같아요. (웃음)"

"다른 학교 관계자 만나도 우리만 '사'이버대학교라 부르더라"

후일담도 들을 수 있었다. "다른 사이버대학교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만나면 다른 데는 서로서로 '싸이버대학교'라고 불러주는데 우리만 특별히 '사이버대학교'라고 불러 주더라"는 이준영씨는 "이 CM송 덕분에 다른 사이버대학교에서도 브랜드송 제작에 들어갔다고 한다"며 "또 일반 기업 마케팅팀이나 광고 대행사에서도 '대구사이버대학교처럼 라디오 광고를 만들려 한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참고로 이 CM송의 바탕이 된 원곡은 가수 김인옥의 '감사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2009)'였고, CM송의 초기 콘셉트는 '조강지처가 좋더라~'로 시작하는 한 부탄가스 CM송이었다고. 이 같은 경우가 특별한 것은 광고 대행사를 거쳐 제작되는 다른 라디오 광고들과 달리, 이준영씨의 아이디어가 전폭적으로 반영돼 광고가 만들어졌다는 데 있다. '총장님께 금일봉이라도 받지 않았느냐'는 농담에 이준영씨는 "그런 건 없었다"면서도 "이렇게 화제가 되고, 문의를 주시는 게 더 감사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학교 인지도가 대구 외의 지역에선 낮은 편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알아봐 주신다"는 이준영씨는 "사이버대학교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익숙함'도 있다 보니, 이 CM송으로 대구사이버대학교에 친근함을 느껴 지원했다는 학생도 있다"며 "학교가 성장해 가는 증표인 것 같아 그럴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바비킴 장기하 대구사이버대학교 라디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