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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정문 앞에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흘린 핏자국들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리퍼트 대사가 건물 1층 입구 회전문부터 건물 앞 '책 읽는 신사' 동상까지 약 7미터 거리를 피를 흘리며 이동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것이다. 리퍼트 대사가 피습을 당한 강연장 안에는 오전 11시 40분 현재 참석자들이 모두 떠나고 취재진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참석자들이 앉았던 원형 테이블에는 아침식사로 제공된 스프와 빵, 오렌지 주스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5일 오전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가 주최한 조찬 강연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홀에서 열렸다. 강연장에는 10명이 앉을 수 있는 원형테이블 20여 개가 6줄로 놓여있다. 초청 강사였던 리퍼트 대사는 이중 맨 앞줄 가운데에 놓인 '헤드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변을 당했다. 테러를 가한 김기종씨는(55) 오른쪽 대각선 방향에 놓인 테이블에 앉았던 것으로 보인다.

리퍼트 대사 앉았던 자리 곳곳에 혈흔... 경찰 현장 감식 벌여

5일 오전 조찬 강연에 참석했다 피습당한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앉았던 자리 곳곳에는 혈흔이 묻어 있었다. 흰색 테이블보 위와 짙은 회색의 카페트 뿐만 아니라 녹색 스프 위에도 피가 고여 있었다.
▲ 리퍼트 미 대사가 앉았던 자리 5일 오전 조찬 강연에 참석했다 피습당한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앉았던 자리 곳곳에는 혈흔이 묻어 있었다. 흰색 테이블보 위와 짙은 회색의 카페트 뿐만 아니라 녹색 스프 위에도 피가 고여 있었다.
ⓒ 손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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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초청강연회 참석 도중 오전 7시 35분께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얼굴과 손에 큰 부상을 입었다. 세종문화회관앞에 리퍼트 대사가 흘린 핏자국이 남아 있다.
▲ 피습당한 미국대사 핏자국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초청강연회 참석 도중 오전 7시 35분께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얼굴과 손에 큰 부상을 입었다. 세종문화회관앞에 리퍼트 대사가 흘린 핏자국이 남아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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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의 처참함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리퍼트 대사가 앉았던 자리 곳곳에 혈흔이 묻어 있었다. 흰색 테이블보 위와 짙은 회색의 카페트 뿐만 아니라 녹색 스프 위에도 피가 고여 있었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그가 앉았던 자리를 포함한 테이블 5개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또한 경찰 병력 20여 명이 건물 입구를 'ㄷ'자 형태로 둘러싸고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사건 발생 2시간 여 후인 오전 9시 40분께 현장 감식을 마치고 철수했다.

행사를 주최한 민화협은 이날 오전 8시 45분께 같은 장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호 대책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기자들 앞에 선 김영만 민화협 홍보위원장은 "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건은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테러이며 양국의 우호관계에 추호의 손상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초청 강연은 민화협이 지난 1월에 기획했다. 또한 사전에 회원단체를 대상으로 참석 여부를 물어 참가자 명단을 작성했지만 테러를 가한 김씨는 여기에 없었다. 회견 직후 일부 기자들과 따로 만난 김 홍보위원장은 "통상적 조찬 강연이라고 생각해 따로 경호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라고 전한 뒤 "강연장 입구에 접수데스크를 마련해두고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지만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의 입장을 제지하지는 않아 김씨가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민화협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수백 개의 회원단체로 이뤄진 범국민 통일 단체이며 김씨가 어느 단체 회원인지는 아직 확인이 안 됐다"고 밝혔다.


태그:#미 대사, #피습, #세종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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