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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힌 수첩을 보는 모습이 뉴스웨이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 김무성 수첩 포착 '문건파동 배후는 K,Y'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힌 수첩을 보는 모습이 뉴스웨이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 사진제공 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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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문건파동 배후' 메모 논란이 여당과 청와대로 번지면서 당청관계를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매체 <뉴스웨이>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파동 배후는 K, Y'라고 적힌 김 대표의 수첩메모를 촬영해 보도한 직후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은 'K, Y'가 누군지에 쏠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영한 전 민정수석 등을 거론했지만 이는 곧바로 사실과 멀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그런 가운데 13일 'K, Y'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김 대표와 유 의원은 모두 "황당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음종환 행정관 "김무성-유승민 술자리에서 거론했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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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한겨레>와 JTBC 보도를 종합하면, '문건파동 배후는 K, Y'가 나온 최초 진원지는 지난해 12월 18일 청와대 인근에서 벌어졌던 술자리였다. 당시 술자리에는 음종환 청와대 홍보수석실 선임 행정관과 이동빈 제2부속실 행정관,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 신아무개씨, 음종환 행정관의 지인 등이 동석했다.

음종환 선임행정관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K는 김무성 대표, Y는 유승민 의원이 맞지만, 메모 내용은 틀렸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술자리에서 거론한 적은 있지만, 두 사람을 문건파동 배후로 직접 지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술자리에서 한 자신의 발언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내가 이준석 전 비대위원에게 '박관천 경정은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피라미에 불과하고, 조응천 전 비서관은 배후다. 조 전 비서관은 김 대표와 유 의원에게 줄을 대 대구에게 배지를 달려는 야심밖에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조 전 비서관이 언론 등을 통해 한) 얘기를 사실로 믿고, (방송에 나가 청와대를 비판하는) 평론을 하느냐, 섭섭하다'고 얘기한 게 전부다."

하지만 JTBC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만취된 상태였는데 한 행정관이 '문건유출 파동'과 관련해 말하면서, 정국을 뒤흔든 문건파동의 배후를 하나하나 들어가 보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있다, 이렇게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술자리가 있었던 이날은 '정윤회 동향 보고서'를 작성한 박관천 경정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이다. 그런 날 음종환 선임행정관이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의 몸통으로 조 전 비서관을 지목하고, 그 배후에 김 대표와 유 의원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음종환 행정관이 <한겨레>에 밝힌 내용과는 좀 다르다.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술자리에서 거론한 음종환 선임행정관은 오랫동안 이정현 의원(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보좌한 인물이다. 그는 박관천 경정의 '정윤회 동향 보고서'에 언급된  '십상시모임'의 일원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유승민 "지난 6일 처음 들었다...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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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모두 "황당하다",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수첩의 내용은 얼마 전 모인으로부터 얘기들었던 것을 메모해놓았던 것이다"라며 "그러나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적어놓기만 하고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았으며,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우연히 넘기다가 찍힌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오후 늦게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지난 6일 저녁 새누리당 의원들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청와대의 모 인사가 '문건의 배후는 김무성, 유승민'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다"라고 전했다.

유 의원은 "너무나 황당하고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똑같은 심정이다"라며 "다만 언론에 보도된 만큼 모든 게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친박계에서 벗어난 '비박'이고, 유 의원은 친박계 주류와 거리가 멀고,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역학구도와 상황으로 인해 '문건파동 배후는 K, Y' 메모 파동은 새누리당 내부와 당청관계에 묘한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1월 5일)로 마무리되어 가던 청와대 내부문건 유출사건이 '배후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태그:#김무성, #유승민, #음종환, #박관천, #조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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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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