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워 결승골을 터뜨린 조영철이 새로운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조영철은 지난 10일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오만과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의 이번 대회 첫 골이자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26세의 조영철은 늦깎이 스타다.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등에 발탁돼 국제무대에 나섰으나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2007년 일본 J리그 요코하마에 입단하며 일찌감히 해외 무대를 두드린 조영철은 지난 시즌부터 카타르 SC로 이적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전 감독은 조영철의 이름을 끝내 부르지 않았다.

무명의 설움을 씻기 위해 노력하던 조영철은 대표팀의 신임 사령탑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 조영철을 선발 원톱으로 내세우며 꾸준히 기회를 줬다.

조영철은 최전방 공격수이면서도 직접 골을 넣기 보다 동료 공격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가짜 공격수'로 활약하며 슈틸리케 감독의 제로톱 공격 전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첫 경기인 이날 오만과의 대결에서 다시 조영철을 선택했다. 하지만 긴장한 탓인지 몸이 무거웠고, 미드필더들의 연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해 공격 진영에서 공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조영철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기회를 노렸고, 구자철의 날카로운 중거리 슛이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오자 몸을 날리면서 오른발로 밀어넣어 이날 경기의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국가대표 A매치 데뷔 12경기 만에 처음으로 골을 터뜨린 조영철은 이날만큼은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떠올랐고, 중요한 무대에서 진가를 과시하며 새로운 스타 공격수의 탄생을 알렸다.

활동 반경이 넓어 다양한 전술을 소화할 수 있고, 이날 결승골로 득점력까지 인정받은 조영철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활약을 예고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발굴한 조영철을 과연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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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아시안컵 오만전 카타르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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