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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교육청이 만든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씨크릿가든 점검 결과' 문서.
 충북도교육청이 만든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씨크릿가든 점검 결과' 문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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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들을 시켜 쥐를 죽이게 한 뒤 이를 팔아 번 돈의 80%가 교사와 학생 등 3명의 패키지 해외여행 비용으로 쓰인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관련 기사 : 학교가 고교생 동원, 쥐 3256마리 죽여 돈벌이)

26일 입수한 충북도교육청의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기업동아리 씨크릿가든 점검결과' 문서에 따르면, 이 학교가 지난해 쥐를 무더기로 죽여 동물원 파충류 먹이로 판매한 수익금은 모두 685만6800원이었다. 올해 수익금은 10월까지 528만2700원이었다.

이런 수익을 내기 위해 이 학교는 학생 11명에게 이산화탄소를 우리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쥐를 죽이도록 했다. 살생한 쥐는 모두 3156마리(2013년 1164마리, 2014년 10월 현재 1992마리)였다.

충북교육청 점검 문서 보니... '수익금 독식' 논란

그런데 지난해 수익금 가운데 78%인 537만 원을 지도교사 1명과 학생 2명의 해외여행비로 쓴 것으로 나타나 '수익금 독식'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교육청 문서에 따르면, 이들 3명은 올해 2월 13일부터 5박6일간 베트남 하노이, 하롱베이와 캄보디아 씨엠립 등지를 여행했다.

학교 측은 이 여행을 학생교육용 체험학습이라고 주장했다. 이 학교는 체험학습 목적에 대해 "동아리 회원들에게 파충류 및 갑각류, 민물 어류 등의 생태 환경 탐사와 관리방법 습득을 위한 것"이라고 교육청에 보고했다.

하지만 이 학교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 여행은 일반인 4명도 한 팀을 이룬 여행사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베트남 하노이를 거쳐 하롱베이에서 동굴을 구경했다. 이어 캄보디아 씨엠립에서는 앙코르왓 유적지를 둘러봤다. 학교 측은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 체험이 '동남아 민물고기' 파악을 위한 체험학습의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이 호수 또한 한국 패키지 여행단의 필수 코스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 10월 31일 교육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 모습.
 지난 10월 31일 교육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 모습.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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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이혜원 정책국장은 "교사와 학생 단 3명이 체험학습 명목으로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체험학습이라면 동아리에 있는 모든 학생들이 가야 하는데, 일부 학생과 교사만 지나친 혜택을 누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여행을 갔다 온 K교사는 "학생들과 상의해서 체험학습 장소와 방식을 정했고, 학교 재무회계규칙을 따랐기 때문에 문제 없다"면서 "해당 여행은 패키지였지만, 쇼핑 대신에 다른 동식물을 관찰한 탓에 여행비가 비쌌다"고 해명했다.

4만 원에서 70만 원까지, 장학금 차등 지급

한편, 이 학교는 쥐를 죽이는 일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최대 약 17배 차이가 나는 장학금을 차등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 9명에게 최소 4만 원, 최대 70만 원까지 차등을 둬 장학금을 준 것이다. 학생 2명은 4만 원, 5명은 10만 원, 나머지 2명은 각각 30만 원과 70만 원을 받았다.

K교사는 "동아리 학생들의 활동 참여 정도 등에 따라 성과금 형태로 차등 장학금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학교의 행동은 차등 장학금을 통해 학생들을 유인하고, 일부 학생들은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교육적이란 지적도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쥐 죽여 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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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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