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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학교 옆에 교도소가 들어선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거기 말고도 다른 데 세울 곳이 많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도 학교 주변에 유흥업소가 많아 불안해서 밖으로 잘 다니지 못할 정도인데, 교도소가 들어서면 더 무서울 거예요."

국회 의사당 앞에서 '거창구치소(교도소) 반대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거창지역 한 학생이 이같이 호소했다. 거창지역 초·중·고등학생들이 가족들과 함께 상경해, 지난 17일부터 릴레이로 매일 2시간 정도씩 1인시위를 하고 있다.

학부모·학생들은 오는 12월 2일까지 국회 앞 1인시위를 계속한다. 26일까지 1인시위에 참여한 학생 숫자만 치면 20명이 넘는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기말시험을 치르고 나면 대거 상경해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마음 편하게 학교 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

거창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은 지난 17일부터 국회 의사당 앞에서 "거창교도소 반대"를 내걸고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거창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은 지난 17일부터 국회 의사당 앞에서 "거창교도소 반대"를 내걸고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범거창군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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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시위에 참여한 학생은 26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날씨가 춥다보니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면 손이 시리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참고 계속 서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 학생은 "친구들도 서울에 올라와 1인시위를 하고 싶어 하는데, 학교에서도 못하게 하기에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실행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교도소에서 200m 정도 떨어지게 된다고 하는데, 아이들 사이에서는 학교에 깡패들이 들어오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말했다.

그 학생은 "우리 같은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호소하면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기말시험을 치르고 나면 대거 상경해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과 함께 1인시위를 한 어머니는 "아이들이 상경해서 1인시위를 하는 것을 부모들이 절대로 요구한 게 아니고,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국회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지나가는 시민들 가운데 거창과 연고가 있는 분들은 특히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거창구치소에 반대하며 거창지역에서는 지난 10월 6~10일 사이 초등학생들이 대규모 등교거부를 하기도 했다.

'학교 앞 교도소 건립을 반대하는 범거창군민대책위원회'는 "범무부가 추진하는 거창교도소 신축 예정지역 주변 1.2km 반경 이내에 12개의 학교가 있다, 학원시설도 밀집해 있으며 거창 최대 주거밀집지역이 인접해 있다, 가장 가까운 주거단지는 불과 300m 이내이고, 가장 가까운 학교도 200m 이내에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학교와 주거지에서 인접한 곳에 거창교도소 설치를 반대하는 거창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19일까지 사흘째 국회의사당 앞에서 관련 예산의 삭감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교와 주거지에서 인접한 곳에 거창교도소 설치를 반대하는 거창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19일까지 사흘째 국회의사당 앞에서 관련 예산의 삭감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범거창군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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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거창군청 앞 천막농성장 강제철거 여부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범거창군민대책위는 지난 16일부터 거창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17일 오후 거창군청이 천막을 강제철거한 뒤, 범거창군민대책위 측은 다시 천막을 설치했다.

거창군은 계고장을 보내 "천막은 불법시설물이다"며 행정대집행을 예고해놓고 있다.

법무부와 거창군은 법원, 검찰, 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관찰소와 함께 거창구치소를 한데 모아 거창법조타운을 설치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구치소 건설 예산을 새해 예산안에 편성했고, 현재 국회에서 심의하고 있다.


태그:#거창구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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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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