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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전 서울 A중학교 공사장에서 복도 건너편 학생 교실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성분불명의 분진이 책상 위에 쌓여 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A중학교 공사장에서 복도 건너편 학생 교실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성분불명의 분진이 책상 위에 쌓여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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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있는 한 중학교가 학기 중에 대규모 석면 해체공사를 강행해 논란이다. 특히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지시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학생들을 벌거숭이 상태로 '발암물질 위험에 내몬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분진 날리는 교실, "마스크 쓰라는 지시도 안 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사립중학교인 A 중학교. 학생들이 다니는 이 학교 복도 바닥에는 1mm 두께의 미세먼지가 쫙 깔려 있다. 공사장과 같은 천장을 둔 채 복도 하나를 두고 학생들이 자리했다. 임시 교실들이 뿌옇게 보였다. 뜯어낸 벽면 타일에 붙어 있던 분진이 날아다니는 탓이다. 하지만 마스크를 쓴 학생은 보이지 않았다. 

이 학교가 7억 5000만 원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아 21개 교실의 석면텍스 해체 등 건물보강공사를 시작한 때는 지난 10월 20일이었다.

한 학교 관계자는 "석면 제거 등 위험한 공사를 하면서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이 아닌 학기 중에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학교 쪽이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도 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 학교에 공사비를 지원한 때는 지난 6월 24일이었다. 따라서 학교 쪽이 서둘렀다면 여름방학 중에 '석면 제거' 공사는 우선 끝낼 수 있었다.

이 학교 행정실장은 "예산을 지원받고 설계를 마친 시점이 7월 말인데다 석면 공사는 노동부의 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여름방학 중 공사착공은 어려웠다"면서 "학교 건물이 D등급을 받은 상태라 겨울방학 때까지 공사착공을 미루는 것 또한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행정실장은 "석면 제거공사는 학생들이 없는 휴일인 지난 11월 1일과 2일 모두 끝마쳤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쓸 것을 안내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학교 "휴일에 석면 제거"... 학교 관계자 "평일에도 공사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석면텍스 제거 공사는 휴일만이 아니라 평일에도 하는 것을 직접 봤다"면서 "아직도 학교의 한 특별실에는 석면텍스가 굴러다니고 있다"고 행정실장과 상반된 증언을 내놨다.

서울시교육청 학생건강청소년과 관계자는 "학교 석면 제거공사는 소규모일 때는 학기 중 휴일에도 가능하지만 대규모일 때는 방학 동안에 하도록 권장해왔다"면서 "해당 학교가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장치를 했겠지만 석면에서 나온 비산 등은 며칠에 걸쳐 바람에 날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학교 석면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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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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