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는 역시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최두호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프랭크 어윈센터에서 벌어진 'UFN 57' 후안 마누엘 푸이그(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18초 만에 라이트 카운터에 의한 펀치 TKO승리를 거뒀다.

부상으로 인해 UFC 데뷔가 늦어졌던 최두호는 화끈하게 옥타곤 데뷔전을 치러내며 격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군입대로 허전해진 한국인 UFC 페더급 파이터에 신성이 등장한 것이다.

UFC 코리안 파이터의 대표였던 정찬성, 군입대로 공백기

UFC 페더급은 한국의 격투팬들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체급이었다. 바로 '극강의 챔피언' 조제 알도(브라질)와 타이틀전을 벌였던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활동하던 체급이기 때문이다.

정찬성은 옥타곤 데뷔전에서 레오나르드 가르시아(미국)에게 '트위스터(척추와 경추를 뒤트는 관절기)'라는 희귀한 기술로 승리를 거뒀고 이어진 경기에서는 마크 호미닉(캐나다)을 단 7초 만에 KO로 제압했다.

2012년 5월 떠오르는 신예 더스틴 포이리에(미국)마저 4라운드 서브미션(다스초크)으로 제압한 정찬성은 작년 8월, 드디어 최종 목표로 삼았던 알도와 페더급 타이틀을 놓고 적지인 브라질에서 경기를 치렀다.

정찬성은 알도의 강력한 공세를 견뎌내며 선전했지만 4라운드 도중 오른쪽 어깨가 빠지는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4라운드 TKO로 패했다. 이후 수술과 재활을 거치며 재기전을 기다리던 정찬성은 지난 10월20일 공익근무요원으로 입소하며 한동안 옥타곤을 떠나게 됐다.

UFC는 정찬성의 입대 후 5~6위를 유지하던 그의 이름을 페더급 공식 랭킹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한국팬들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정찬성이 떠난 후 UFC 페더급에 최두호라는 신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코리안 슈퍼보이' 최두호, 18초 KO승으로 옥타곤 데뷔

아직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최두호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될 성 부른 떡잎'으로 꼽히던 재목이었다. 최두호는 만 19세의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해 지난 4년 동안 M-1, 글레디에이터, Deep 등 중소 단체에서 11승1패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최두호는 Deep 단체 데뷔전이었던 2010년 6월 카기야마 유스케전(1-2판정) 패배 이후 파죽의 9연승을 달렸는데 그 중 7승이 KO승이었다. 특히 지난 5경기에서는 5연속 KO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행보를 이어오며 UFC의 러브콜을 받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지난 4월로 예정됐던 최두호의 데뷔전은 부상으로 인해 연기됐고 최두호는 결국 UFC와 계약을 맺은 지 1년 만에 옥타곤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그것도 정식 넘버링 대회가 아닌 미국의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는 대회의 언더카드 첫 경기(인터넷으로만 중계)였다.

UFC 진출 당시 최두호가 받았던 기대치에 비하면 초라한 옥타곤 데뷔 무대였지만 최두호는 화끈한 KO승으로 오스틴 프랭크 어윈센터에 모인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잽으로 탐색전을 벌이다가 푸이그의 왼손잽이 나오는 타이밍에 강력한 오른손 펀치를 안면에 적중시켰다.

푸이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이어 최두호의 파운딩 연타가 폭발했다. 마리오 야마사키 주심이 경기 종료를 알리는 순간 시계는 4분 42초에 멈춰 있었다. 경기 시작 18초 만에 나온 불꽃 같은 KO승이었다.

이로써 최두호는 정찬성의 공백으로 허전해진 UFC 페더급 한국인 파이터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1라운드 초반에 경기를 끝내는 화끈한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데이나 화이트 대표를 비롯한 UFC 관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물론 이제 막 옥타곤 데뷔전을 치른 최두호가 오랜 기간 UFC페더급 랭킹 상위권을 유지하던 정찬성의 자리를 당장 물려받을 순 없다. 하지만 코리안 좀비의 이탈로 허전해진 UFC페더급에 혜성처럼 등장한 '코리안 슈퍼보이'는 격투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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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최두호 정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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