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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불총림 백양사의 가을. 쌍계루 앞 연못에 비친 단풍 모습이다.
 고불총림 백양사의 가을. 쌍계루 앞 연못에 비친 단풍 모습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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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가을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단풍으로 불타는 산하는 만산홍엽으로 변하고 있다. 장성 백양사에도 울긋불긋한 단풍이 대웅전 처마까지 내려와 있다. 고즈넉한 산사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 백양사는 남도의 대표적인 단풍 여행지다.

백양사 단풍은 지난 주말 가을비가 내린 이후 빠르게 물들었다. 지금은 백암산 자락을 온통 울긋불긋하게 만들어 마음까지 설레게 해준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건 당연한 일, 지난 5일은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로 북적였다.

하지만 이맘 때 백양사는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다. 힘들여 찾은 만큼 황홀한 비경으로 어루만져준다. 가는 길의 차량 정체나 북적거림도 금세 잊게 해준다. 고색창연한 단풍이 찾아간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정몽주가 임금을 그리워한 곳 '쌍계루'

백양사로 가는 길. 양쪽으로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백양사로 가는 길. 양쪽으로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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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단풍. 쌍계루 앞 연못에 떠 있는 단풍잎이다.
 애기단풍. 쌍계루 앞 연못에 떠 있는 단풍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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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의 단풍은 애기단풍으로 유명하다. 잎의 크기가 어린아이의 손바닥만 하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 절집으로 가는 입구에서부터 절집까지 3㎞ 넘는 길이 애기단풍길이다. 이 애기단풍으로 터널을 이루기 때문에 단풍터널로도 불린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의 앞자리에 선다. 가을의 심연으로 유혹하는 길이다.

백양사의 단풍 포인트는 절집으로 가는 길목의 연못과 정자다. 이 정자가 쌍계루다. 고려의 충절 정몽주가 임금을 그리는 애틋한 시를 썼다는 곳이다. 이 쌍계루 앞 연못에 형형색색의 단풍잎이 떠 있다. 그 위에 빨갛게 물든 쌍계루가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백암산의 백학봉도 단풍색으로 물들어 잠겨있다.

백암산 백학봉과 어우러지는 쌍계루 풍경. 가을 백양사 단풍의 으뜸으로 꼽힌다.
 백암산 백학봉과 어우러지는 쌍계루 풍경. 가을 백양사 단풍의 으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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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으로 물든 백양사의 가을. 쌍계루 앞 연못 풍경이다.
 형형색색으로 물든 백양사의 가을. 쌍계루 앞 연못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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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의 가을. 지난 5일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단풍을 만끽하고 있다.
 백양사의 가을. 지난 5일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단풍을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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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연출한 것인데, 물속에 비친 그 모습이 비경 그 자체다. 연못을 건너는 징검다리에 사람들이 줄지어 선 모습도 사진 속 배경이 된다. 그 모습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사진동호인들의 모습도 볼만하다. 쌍계루 앞에 수령이 700년 된 이팝나무도 단풍과 어우러져 고즈넉하다. 소설 속 배경보다도 더 소설 같은 풍경이다.

이 쌍계루 앞에서 '쌍계루 추야몽'이 열린다. 가을밤의 꿈을 노래하는 추야몽은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펼쳐진다. 7일 오전 10시 대웅전 앞에서 가사불사 회향법회가 열린다. 백양사 본사와 말사 사부대중들이 참여하는 법회다. 수석박물관에서 '오백 나한전' 특별전도 열린다. 이 전시는 11월 말까지 계속된다.

오는 8일 오후 1시부터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선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오승근, 추가열, 현숙 등 대중가수들이 출연한다. 추야몽이 열리는 사흘 동안 일광정 옆 특설무대에선 통기타 가수들의 7080 공연도 펼쳐진다. 부대행사로 단주 만들기, 소원등 달기, 천연염색 체험, 전통차 시음도 마련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백양사가 주관한다.

비자나무 숲을 지나... 고목이 어우러진 가을 풍경

백양사 앞 쌍계루 풍경. 지난 5일 한낮의 모습이다.
 백양사 앞 쌍계루 풍경. 지난 5일 한낮의 모습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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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불총림 백양사 대웅전. 가을 한낮의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고불총림 백양사 대웅전. 가을 한낮의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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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의 꿈을 노래할 절집도 아름답다. 여느 절집처럼 백양사도 사계절 아름답지만,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지금이 가장 환상적이다. 극락전과 대웅전, 부도 등 문화재와 어우러진 단풍이 어디보다도 고풍스럽고 매혹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백양사의 비자나무 숲도 멋스럽다. 이곳의 비자나무 숲은 천연기념물(제153호)로 지정돼 있다. 백양사로 가는 길 양쪽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절집으로 가는 길에 수령이 700년 된 갈참나무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갈참나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700년 된 갈참나무입니다" 지난 5일 백양사를 찾은 여행객들이 국립공원 해설사로부터 백양사 갈참나무에 대한 해설을 듣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700년 된 갈참나무입니다" 지난 5일 백양사를 찾은 여행객들이 국립공원 해설사로부터 백양사 갈참나무에 대한 해설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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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나무 줄지어 선 길. 백양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비자나무 줄지어 선 길. 백양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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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일대에는 이 갈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도토리를 맺어 다람쥐 등 야생동물에 먹이를 공급해주는 나무다. 참나무 중에서 위엄이 높다는 굴참나무에서부터 늦게까지 낙엽을 매달고 있는 갈참나무가 많다.

참나무 중의 졸병이라는 졸참나무와 옛날에 잎을 신발에 깔았다는 신갈나무, 떡을 하면서 얹었다는 떡갈나무,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도토리라는 상수리나무까지 부지기수다. 이 나무들이 빼곡해 숲의 품격을 높여준다. 학술적으로 보호가치도 매우 높다.

고불총림 백양사의 가을.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파란 가을하늘과 어우러져 연못에 반영되고 있다.
 고불총림 백양사의 가을.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파란 가을하늘과 어우러져 연못에 반영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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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주변 마을의 감나무. 주홍빛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백양사 주변 마을의 감나무. 주홍빛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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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의 단풍이 형형색색이라면, 절집 바깥 마을의 가을은 주홍빛이다. 여기저기 감나무가 많다. 이 나무에 탐스럽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끝자락부터 빨갛게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도 정겹다. 잎사귀를 털어낸 감나무가 홍시를 매달고 있는 풍경도 매혹적이다.

마을에서는 요즘 감을 따고 곶감을 깎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일대에서는 100여 농가에서 400여 톤의 곶감을 생산한다. 곶감을 깎아서 곶감걸이나 줄에 매다는 풍경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유다.

백양사에서 가까운 곳에 무인 양심가게도 있다. 장성군 북하면 단전리 신촌마을에 있는 무인 양심가게가 문을 연 것도 벌써 9년이 넘었다. 초창기 우려와 달리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한 번은 가볼만한 곳이다.

장성 신촌마을의 무인 양심가게. 9년째 주인 없는 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다.
 장성 신촌마을의 무인 양심가게. 9년째 주인 없는 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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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백양사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백양사 나들목에서 가깝다.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가 우회전, 장성호 방면으로 가다보면 백양사 입구에 닿는다. 무인 양심가게가 있는 신촌마을은 백양사 입구에서 1번국도를 타고 장성 방면으로 가면 된다.



태그:#백앙사, #쌍계루, #백학봉, #백양사단풍, #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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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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