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성근 감독이 2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0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과의 경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SK 시절의 김성근 감독 ⓒ 유성호

포스트시즌의 열기를 뛰어넘을 정도로 프로야구 최대 관심사였던 '야신' 김성근 감독이 한화 이글스 사령탑에 올랐다.

한화 구단은 25일 김성근 감독과 계약기간 3년간 총액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5억 원)의 계약을 맺고 오는 2017년까지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해체로 자유의 몸이 된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고 성적 부진으로 감독을 경질한 한화, SK, 두산, 롯데 등의 사령탑 물망에 올랐고 결국 한화와 인연을 맺었다.

1984년 두산의 전신 OB 베어스 감독을 시작으로 프로야구 5개 구단의 사령탑을 역임한 김성근 감독은 2002년 하위권 LG를 한국시리즈로 이끌었고, SK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거두며 통산 1234승 1036패 57무의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정규리그 꼴찌에 머무른 것을 비롯해 2008년 이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등 창단 이후 최악의 암흑기를 보냈다.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응용 감독을 영입했으나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년 만에 물러났다.

KT 위즈의 1군 진입으로 내년부터 10구단 체제가 되는 프로야구에서 사상 첫 10위의 불명예를 뒤집어 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 한화는 장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신임 사령탑을 찾아 나섰다.

한용덕 단장 특별보좌역, 이정훈 2군 감독 등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내부 인사의 승격도 거론됐으나 스타 선수 없이도 하위권 성적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라는 여론이 높아지자 결국 구단 경영진이 결단을 내렸다.

김성근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혹독한 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앞세운 야구를 펼치며 과거 쌍방울, LG, SK 등 하위권에서 허덕이던 팀들을 이끌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야구의 신, 이른바 '야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소신과 철학이 워낙 뚜렷해 구단 프런트와 자주 충돌을 일으키며 일부 구단들이 영입을 꺼리기도 했지만 그만큼 부진 탈출이 절박한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는 성적으로 자존심을 구긴 한화, 그동안 수많은 사령탑이 와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퇴진했던 이 팀을 과연 김성근 감독이 살려낼 수 있을지 벌써 내년 프로야구의 최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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