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꼭" 지난 4월 1일 오후 광주의 새 야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광주 홈경기 개막식에서 이삼웅 KIA 타이거즈 사장이 선동열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오후 광주의 새 야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광주 홈경기 개막식에서 이삼웅 KIA 타이거즈 사장이 선동열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성적 부진에도 재계약에 성공했던 한국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선동열 감독이 재계약 6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선 감독은 25일 낮 광주에서 타이거즈 허영택 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약 직후 1주일도 되지 않아서 자진 사퇴한 사례는 KBO 역사상 처음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선 감독은 당초 재계약 발표가 이뤄진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이 상황에서는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이 좋지 않으니 구단에서도 억지로 잡을 명분이 없었고, 본인의 사퇴 의지가 강하여 사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 감독은 당초 팀이 2년 연속 8위에 그치자 재계약이 힘들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구단 내외에서 유임설이 나돌았고, 10월 19일에 계약금 3억 원에 연봉 1년 당 3억 8000만 원 등 도합 2년 10억 6천만 원에 재계약이 발표되었다.

이에 타이거즈 팬들이 거세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재계약에 대한 논란이 쏟아졌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본사 사옥에서는 선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선 감독은 구단 누리집에 직접 편지를 게재해 심경과 명예회복의 각오를 밝혔지만 소용 없었다.

선동열 "재신임 후 고민 많았다... 부진에 책임지겠다"

결국 선 감독은 팬들의 마음을 거스를 수 없음을 판단하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다. 선 감독에 대한 인신 공격성 비난까지 나오며 가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던 점도 적용했다.

선 감독은 2012년부터 조범현 전 감독(현 kt 위즈 감독)의 뒤를 이어 팀을 지휘했다. 2012년에는 62승 6무 65패(0.488)로 아쉬운 5위에 머물렀다. 2013년에는 초반 1위를 달리다 주전 선수들의 집단 부상이 이어지며 51승 3무 74패(0.408)로 8위까지 추락했다. 올해도 54승 74패로 2년 연속 8위에 그치며 삼성 시절의 화려했던 지도력(한국 시리즈 챔피언 2회, 준우승 1회)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 감독은 "재신임 이후 여러 가지로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3년 동안의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옳은 것이라 판단하여 이와 같이 결정했다, 성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깊이 감사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광주는 나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곳이라 남다르게 애착이 갔다,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지만 영원한 팬으로서 응원하겠다, 팀의 부활이 이뤄지도록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타이거즈 구단은 후임 감독 선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력 후보가 딱히 없는 가운데 김성근(전 고양 원더스 감독), 김성한(전 KIA 감독), 이순철 SBS 해설위원(전 KIA 수석코치), 이건열(동국대학교 감독), 이강철(넥센 히어로즈 수석코치), 김기태(전 LG 트윈스 감독) 그리고 이종범(한화 이글스 주루코치) 등 많은 지도자 경력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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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한국프로야구 KIA타이거즈 선동열감독자진사퇴 재계약6일만에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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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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