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유격수 김상수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국가대표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공분을 산 경험이 있는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 엔트리 과정에서도 '편애 논란'에 휩싸였다. 야구팬들은 논쟁의 중심에 있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다.

김상수 선수는 류중일 감독의 양아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엔트리 구성 내내 김상수는 뜨거운 감자였다. 국내 최고 유격수 강정호가 건재한 상황에서 서건창, 안치홍, 정근우 등 국내에는 쟁쟁한 내야수 선수들이 많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 감독이 이런 선수들을 제치고 김상수를 백업 내야수로 뽑을 것인가 팬들의 시선이 몰렸다.

삼성 라이온즈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류중일 감독이 같은 삼성팀 선수를 발탁한다면 '내 식구 챙기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류 감독은 이전부터 "김상수는 국내 최고의 내야수 중 한 명이다"라는 등의 발언을 수시로 남겼다. 결국 대다수의 예상대로 쟁쟁한 내야수들을 모두 제치고 김상수가 대표팀에 승선했다.

엔트리 발표 이전부터 류 감독은 내야진 구성에서 '멀티 포지션'을 강조했다. 각 포지션별로 최고의 선수들을 선발한 뒤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로 뒤를 받치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완성된 대표팀 내야진, 특히 유격수와 2루수 콤비인 키스톤의 라인업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유격수는 강정호가 버티고 있지만 문제는 2루수다. 현재 대표팀 내야수 중 2루수는 오재원 단 한 명이다. 국내 경기에서 뜨거운 활약을 펼쳤던 서건창과 안치홍이 모두 탈락했다. 어쩔 수 없이 오재원이 모든 아시안게임 경기의 2루수 주전으로 나가게 됐다.

많은 팬들은 2루수 자리에 서건창이나 안치홍 둘 중 한 명은 들어왔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한다. 타격 성적에서부터 확실하게 어필하고 있는 이들 중 한 명이 강정호와 호흡을 맞출 경우 대표팀 키스톤의 공격력은 무시무시해진다.

오재원의 진가는 다양한 포지션의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자질이다. 류 감독이 강조하던 전천후 백업 내야수로 김상수보다 쓰임새가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꿔 말하면, 오재원이 승선한 상황에서 비슷한 멀티 플레이어인 김상수까지 발탁할 이유가 마뜩치 않다는 것이다. 백업 능력이 더 좋은 선수가 이미 있고, 키스톤의 공격력을 더 높일만한 카드들이 있는데도 김상수를 뽑은 류 감독의 선택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김상수의 발탁을 두고 야구팬들은 끊임없이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의 양아들', '류상수', '인맥야구', '엔트으리' 등의 단어를 써가며 비판하는 팬들과 "김상수는 충분히 자격 있는 선수다"라며 맞받아치는 팬들의 싸움은 아시안게임이 개막된 지금까지도 치열하다. 국제 경기가 있을 때마다 엔트리에 대한 논란은 항상 불이 붙었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시끄러웠던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 SNS 언행 다시 도마 위에... 본 게임에서 활약해야 한다

대다수 팬들이 김상수 발탁을 곱게 보지 않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김상수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대표팀 소속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귀국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기 탈락으로) 너무 빨리 왔는가. 그래도 한국에 와서 좋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또한 자신이 출전하지 않은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1차전(0대 5 패배)에 대해서도 지인과 SNS 대화 중 "네덜란드가 있었나... 그때는 발랐는데 지금은 발렸네"라는 댓글을 남겼다. 일부 팬들은 대표팀의 1라운드 탈락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팬들의 반응에 화들짝 놀란 김상수는 딱히 악의는 없었다고 황급히 해명했다.

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팬들에게 실망을 안기는 사건이었음은 분명했다. 당시 사건을 근거로 팬들 사이에서는 "국가대표로서 사명감이 높지 않아 보이는 선수에게 또 다시 무리를 해서까지 기회를 주는 것이 옳은가"라는 의견이 나온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김상수는 빼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리그 1위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 중이다. 지난 과오를 씻고 편애논쟁을 불식하는 길은 아시안게임에서의 맹활약하는 것 뿐이다. 김상수가 야구대표팀의 주축으로 펄펄 날아서 자신은 물론 그를 뽑아준 류 감독의 어깨까지 가볍게 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김상수 금메달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