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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사진 동호회 '설레임' 회원들이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리에 위치한 예술원 '운보와 정원'에 다녀왔다. '운보와 정원'은 고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술혼이 깃든 운보의 집을 비롯해 분재공원, 미술관, 조각공원, 수석공원으로 구성돼 있다.

운보와 정원 입구
 운보와 정원 입구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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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는 7살 때 장티푸스에 걸려 청각장애인이 된 역경을 이겨내고 18살 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것을 시작으로 연 4회 특선, 조선미전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받았다. 33세의 늦은 나이에 서양화가인 우향 박래현과 결혼한 후 활발하게 활동했다. 한국화단의 대가로 우뚝 선 운보가 생전에 잊지 못했던 두 여인은 이당 김은호 화백에게 보내 미술계로 이끈 어머니와 동반자였던 부인 우향이었다.

운보는 1976년 우향과 사별한 후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어머님의 고향에 운보의 집을 짓고 1984년부터 2001년 타계하실 때까지 이곳에서 자연을 벗 삼아 작품 활동을 하며 노후를 보냈다. '운보와 정원'은 3만여 평의 부지에 회화와 건축, 분재와 수석이 하나가 된 종합예술공간이다.

운보의집
 운보의집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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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ㆍ수석공원 1
 ▲ 조각ㆍ수석공원 1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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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 인생 담긴 '운보와 정원'

입구에서 운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올해 세운 기념비를 만났다. 운보가 앉아있는 모습을 닮은 기념비에는 "다만 고인이 된 아내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게 원망스럽고 또 내 아이들과 친구들의 다정한 대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것이 한이라면 한이다. 예술가는 늙으면 대자연의 품에 안겨 자연의 창조주와 끊임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다. 나더러 마지막 소원을 말하라면 도인이 되어 선(禪)의 삼매경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등의 어록이 새겨져 있다.

솟을대문을 지나 정원과 2개의 중문을 통과하면 '운보의 집'이 나온다. 집에 들어서면 수려한 자연 경관과 우리 고유의 전통한옥이 잘 어우러진다. 한옥은 안채와 행랑채, 한적한 정자, 옛스런 돌담, 아담한 정원수, 소박한 정원석, 연못의 비단잉어가 한 폭의 그림을 만들며 자연의 순수를 생각하게 한다. 정원 주변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분재들도 만난다.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하고 한옥 마루에 오르면 운보의 소지품과 일상을 볼 수 있도록 안채의 문을 열어 놓았다. 조용히 내부를 둘러보고 한옥 마루에 걸터앉아 정원을 바라보면 한옥 건축물이 주는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이 새롭게 느껴진다.

운보의집 내부 풍경
 운보의집 내부 풍경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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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미술관
 운보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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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바보 화가라 부른 운보는 천진난만한 바보 산수부터 세밀한 초상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의 그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근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 중 만원 짜리 지폐가 떠오른다. 만원 지폐에 담긴 세종대왕 초상이 바로 운보가 그린 작품이다. 운보미술관에서 운보의 독창적 예술세계와 전 생애에 걸친 주옥같은 작품, 부인 우향과 월북작가인 동생 김기만 화백의 작품을 만난다.

미술관 옆으로 가면 국내 유명작가들이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표현한 조각품들이 연못 주변의 수려한 자연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수석공원에 전시된 초대형 야외 조형석들은 오랜 세월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극치다. 특히 코끼리, 모자양, 여인상, 백경, 명상의돌 등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명석들이 자연을 병품 삼아 묵묵히 서 있는 모습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관람안내>

-주소 :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형동2길 92-41
-인터넷 : www.woonbo.kr
-관람시간 : 주중(월~금요일) 09:30~17:30, 주말.휴일(토.공휴일) 09:30~18:00



태그:#운보와 정원, #운보의집, #운보 김기창, #우향 박래현, #이당 김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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