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영호.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영호. ⓒ 이종성


8월 중순 <뷰티풀 씽스>(Beautiful Things)란 데뷔 앨범을 발표한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영호(30). 대학 입학과 함께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연주 경력 10년의 늦깎이 기타 연주자다. 비록 짧은 구력을 극복하기 위해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연습으로 할애했고, 그 결과 2012년 '제1회 기타 킹 선발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토미 엠마누엘(Tommy Emmanuel), 오카자키 린텐(Okazaki Rynten) 등 세계적인 기타리스트들의 내한 콘서트 당시 오프닝 무대에 설 만큼 빼어난 실력을 인정받기도 한 정영호. 순수함과 풋풋함이 느껴지는 신예 기타리스트 정영호를 목요일 늦은 오후 시간 합정동에 있는 한적한 카페에서 만났다.

- 첫 정규 앨범을 내기 위한 준비 기간은 실제로 얼마나 되나?
"어떤 곡을 수록할지 정하고 다 만들어진 상태에서 앨범에 들어간 곡들의 레코딩 작업에는 약 7개월이 걸렸고, 후반 작업과 앨범 디자인 및 CD와 음반을 제조해서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두 달, 총 9개월이 소요된 것 같다."

- 15곡이면 상당히 많은 곡을 수록했다. 이렇게 여러 곡을 담게 된 이유는?
"10년이란 시간을 앨범을 내기 위해 기다리다 보니 많은 곡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정영호가 펼치는 다양한 느낌의 기타 연주 곡들을 들려 드리고 싶었다."

- 각 트랙마다 그 곡이 어떻게 탄생됐는지 상세한 설명이 담겨 있다. 장점으로 다가서기도 하지만, 듣는 분들에게 음악적 상상력을 빼앗고 있다는 염려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곡마다 제 코멘트를 단 이유는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제가 어떤 느낌으로 작곡하고 연주하게 됐는지 그 밑그림을 제 작품을 들어주실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다른 악기와의 협연 없이 오로지 기타 솔로 연주로 음악의 구성 요소를 표현하는 핑거스타일(Fingestyle) 음반을 내는데, 신인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앨범을 내기로 마음먹고 모든 것을 혼자 진행하다 보니, 앞서 말씀 드렸지만 꽤 오랜 시간이 소비됐다. 시행착오도 많았는데, 운 좋게도 소속사 대표님을 만나게 돼서 앨범을 발매하기 위한 과정이 많이 단축될 수 있었다."

"화려함보다는 듣는 사람들의 편안함을 추구"

- 2012년에 열렸던  '기타 킹' 선발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이번 음반 발매의 계기가 됐나?
"그렇지는 않다. 기타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 2004년부터 내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늦게 시작했던 만큼 나만의 음악 색깔이 기타 연주로 표현된 곡들을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것에 대한 열망이 컸던 것 같다."

- 앨범 수록 곡 중에서 본인이 가장 아끼는 곡, 음악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곡은?
"모든 곡을 다 아끼지만 '시간이 지나도'를 가장 아끼는 곡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가장 최근에 만든 곡인데, 연주할 때 내 감정을 가장 극대화해서 담았기 때문이다. 음악 팬들은 가장 보편적인 기타 사운드를 추구한 '새벽길 자전거 탄 풍경'이란 곡을 가장 먼저 들어보셨으면 한다."

- 국내에도 많은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들이 프로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본인의 음악과 연주는 그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면이 차별화된 부분인지?
"정말 훌륭한 기타리스트 연주자들이 다수 있다. 그분들에 비해 연주 경력이 짧아 기술적인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 다만 가능한 내 솔직한 감정을 한 곡 한 곡 연주할 때마다 최대한 이입시키려는 노력으로 조금이나마 메우려 한다. 연주 주법에 있어서도 화려함보다는 듣는 분들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편안함을 추구하고 있다."

- 적지 않은 나이에 첫 음반을 선보였기에, 작품에 대한 애착만큼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발매가 되기 전엔 앨범을 발표하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그런데 이제는 내 작품이 대중들에게 소개가 된 이상 많은 분들이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 본인 스스로 자신의 첫 앨범에 점수를 매긴다면?
"대중적인 면에서 점수는 70점, 음악적인 면에서는 30점을 주고 싶다. 이제 갓 시작한 신인이기에 이 점수들 역시 너무 후하지 않나 생각된다."

- 이번 음반이 어느 정도의 평가를 얻으면 스스로 만족할 것 같은가?
"제 기타 연주곡들을 '예쁘다', '소박하다'라고 표현해 주신 기타 음악 동호회 분들이 여럿 계시다. 2~3년 전부터 언제 앨범을 낼 거냐는 질문을 많이 해주셨는데, 최소한 그 분들께 만이라도 좋은 점수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공연 무대에도 많이 서겠지만, 많은 곡들을 써가고 있기에 앨범들을 가능한 많이 내고 싶다. 영화나 광고 음악에도 참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 실력을 많이 향상시킨 후 클래식 기타 음반도 발표하고 싶다. 내년 상반기에 2집 앨범 기획을 시작할 예정인데, 1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 어떤 음악인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음악으로 위로를 주는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영호로 불렸으면 한다."

정영호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BEAUTIFUL THINGS 기타 킹 선발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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