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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자료사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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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78) 전 대우그룹 회장이 돌아온다.

1999년 그룹이 해체된 후 15년만이다. 오는 26일 자신의 책과 함께 전직 '대우맨' 수백여 명도 직접 만난다. 경제계에선 김 전 회장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세운다. 그의 손에 쥔 기업은 없지만, 재계에서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일부에선 조심스레 그의 경영 복귀까지 점치기도 한다.

대우인회 관계자는 20일 "회장께선 여전히 우리나라 경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이번 출판기념회 등에 맞춰 그동안 내비치지 못했던 여러 생각들을 말씀하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신 향후 김 전 회장의 행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국내 재계단체의 한 고위임원은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김 전 회장과 대우맨들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등을 생각하면 (김 전 회장의) 경영복귀까지는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국내에서 후학양성 등 본격적인 활동을 하신다면 재계의 리더로서 도움이 될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정부는 왜 대우차를 GM에 거의 공짜로 넘겼나

그의 말대로 '대우'그룹은 해체됐지만,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대우'라는 이름으로 잘나가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해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등이 대표적이다. 또 '대우'라는 이름만 떼어졌을 뿐 흡수 합병된 기업에서 주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두산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는 옛 대우종합기계다.

최근 몇 년 새 김 전 회장과 20여 차례 만난 신장섭(싱가포르 국립대학교) 교수는 "대우계열사는 한국경제의 큰 획을 그어왔다"면서 "15년이 지난 이제 대우그룹의 성장과 해체를 둘러싼 진실을 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회장과의 만남을 책으로 엮었다. 오는 26일께 공개될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이 그것이다.

김 전 회장도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내비치지 못했던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신 교수는 "국민들은 대우가 무리하게 계열사를 확장하다가 대우자동차의 부실로 몰락한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증언은 이와 사뭇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책에서 "한국정부가 대우해체 이후 다른 계열사를 살렸지만 대우차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에 거의 공짜로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결국 한국경제만 천문학적인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대우와 GM과의 합작 협상도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당시에 대우가 자금사정이 나빠지면서 GM 쪽에 합작을 요청했고, GM이 대우차의 부실을 들어 협상을 깼다는 것이 그동안 알려진 내용이었다. 김 전 회장은 "실제 GM과 벌어진 협상은 이와 전혀 다르다"고 회고했다. 게다가 그룹 해체과정에서 당시 경제관료들과 충돌하면서 대우 몰락이 가속화됐다고도 했다.

김 전 회장, 대북특사로 활동한 구체적 내용도 공개

이밖에 이번 대화록에선 김 전 회장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특사로서 활동한 이야기도 들어간다. 노태우 정부시절 대북특사로 일하면서 남북기본합의서(1991년)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했다는 것. 신 교수는 "장사꾼으로서 김 전 회장이 대북특사로서 활동한 구체적인 내용들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회장은 그동안 베트남 하노이 등에 머물면서 후학양성에 힘을 쏟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내도 1년에 한 번 정도 들러 전직 대우 임원 등과 만남을 가져왔다. 오는 26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우맨 수백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출판기념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태그:#김우중, #대우자동차, #대우그룹, #GM, #신장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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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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