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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당왕동에 사는 주형준 유현경 부부. 이 부부가 오늘은 마음이 들떴다. 부부의 삶을 바꿔 놓은 멘토를 만나러 대전(충남대학교)으로 가기 때문이다. 그들의 멘토를 만나러 떠나는 지난 13일, 기자가 동행을 했다. 그들이 그토록 이야기하는 멘토가 누구일까, 어떤 사람일까. 괜히 기자도 궁금해진다.

이종길씨를 만나 삶이 180도 달라졌다는 주형준 유현경 부부. 이들은 종길씨를 만나자 마자 반가워서, 대화의 꽃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부부는 종길씨를 멘토라고 부르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 수다 이종길씨를 만나 삶이 180도 달라졌다는 주형준 유현경 부부. 이들은 종길씨를 만나자 마자 반가워서, 대화의 꽃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 부부는 종길씨를 멘토라고 부르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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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가난, 매우 아팠다"

충남대학교 교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종길 씨. 아담한 키에 곱상한 외모는 일단 처음 본 사람에게 경계심을 사라지게 한다. 말투도 나긋나긋하니 금상첨화다. 그를 만난 부부는 마치 이산가족 상봉하듯 반가워한다. 이들은 지난 번 만났을 때, 공유했던 추억을 같이 떠올리며 서로 쳐다만 봐도 좋다.

이종길씨는 전국 1360 여명이 함께 하는 모임의 리더라고 했다. 그 모임의 이름은 '아름다운 투자가들의 모임(http://cafe.naver.com/atm2012, 아래 '아투모')이다. 이름에 '투자가'가 들어가니  혹시 악덕 복부인들의 모임인가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종길씨는 스스로를 '유복자'라고 소개한다. 3남2녀 중 형제로 태어났지만, 일찍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났다. 그 시절 가난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도 차마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한 아픔이 있었다. 어머니가 힘드실까봐 속으로 삼킨 적이 한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종길씨는 자신이 받은 상처보다 어머니의 고생을 이야기하려 하자 더 울컥했다.잠시 인터뷰가 멈추어지고, 종길씨가 눈물을 닦으려 고개를 돌렸다. 서산에서 홀로 식당을 해서 5남매를 키워낸 어머니만 떠올리면 종길씨는 눈물부터 앞선다고 했다.

"처음에는 나 혼자 잘살려고 이 길을 걸었지만........"

이렇게 가난하게 컸던 종길씨는 결혼을 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살다간 내 자녀에게도 가난의 고통을 대물림할 거 같다'는 위기의식이 엄습해왔다. 돌파구를 찾다가 소위 '부동산 투자'에 손을 댔다. 초반에 실패가 있었지만, 천신만고 끝에 작은 성공들을 거두었다.

이런 그가 왜 그 성공을 혼자 누리지 않았을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는 말한다. "처음엔 내 자신과 내 가정이 잘살아보려고 투자를 시작했죠. 하지만, 거기서만 머물 순 없었어요"라고. 

알고 보니 그는 독서광이었다. 그것도 '경계 없는 독서'를 즐겼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다. 한참 투자에 손을 댈 땐, 관련 서적에 몰두했다. 원래 대학에서 인문학 관련학과를 나왔던 종길씨는 '동양고전과 서양고전' 등을 넘나들며 독서에 빠져갔다.

그랬다. 그의 독서지평이 넓어진 만큼 그의 생각의 지평도 넓어져 갔다. 전우익 선생이 지었던 책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 겨> 가 주는 메시지처럼 종길씨의 삶도 '나 혼자'로 출발해서 '우리 사회'로 확대된 게다. 이렇게 넓어진 그가 '아투모'를 시작해 많은 사람들과 나누게 된 게다.

이젠 우리의 공동체를 넘어 사회의 공동체로.

여기에 모인 1360 여명의 회원들은 각자의 삶속에서 돈 때문에 상처받고 힘든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종길씨가 보여주는 삶과 말들이 그들에게 '힐링'이 되었다. '힐링' 받은 그들이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이들은 사는 곳은  각자 달라도 이미 한 가족의 개념을 가진 공동체였다. 서로의 안녕을 묻고, 연약한  구성원이 있으면  서로 도와준다. 집수리 봉사단도 꾸려서 구성원을 돌아보고, 봉사도 한다.

모임도 하고 강연도 듣는다. 강연은 종길씨의 몫이다. 그가 수많은 독서로 인해 가진 해박하고 다양한 지식들을 같이 나누는 시간이다. 거기엔 돈을 어떻게 버느냐보다 돈을 어떻게 가치 있게 쓰느냐가 있고, 인문학적요소가 결합되어 다 같이 잘사는 길이 있고, 사회의 공익에 공헌하는 길이 있다. 단순히 돈만 버는 법을 소개했다면, 공동체 멤버들에게 '힐링'은 없었을 게다.

아름다운 투자가들의 모임의 리더인 이종길씨는 어릴 적 가난이 한이 되어 투자에 손을 대어 돈을 벌었다. 하지만, 거기서 머물지 않고 이웃과 사회와 나누는 길을 택했고, 이 길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했다. 이제 그들의 아름다운 투자는 바로 아름다운 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투자를 말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 이종길 아름다운 투자가들의 모임의 리더인 이종길씨는 어릴 적 가난이 한이 되어 투자에 손을 대어 돈을 벌었다. 하지만, 거기서 머물지 않고 이웃과 사회와 나누는 길을 택했고, 이 길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했다. 이제 그들의 아름다운 투자는 바로 아름다운 사회를 위한 아름다운 투자를 말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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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길씨는 이런 강연을 통해 '아투모' 공동체가 가야할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공동체의 비전? 그건 크게 두 가지라고 했다. 하나는 '공익 재단 설립'이다. "그 재단은 장차 '장학사업, 청소년 해외여행 추진, 주거환경 개선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종길씨가 힘주어 말했다.

또 다른 하나는 공동체의 공동주거 공간 설립이라고 했다. 지금은 공동체 식구들이 각자 흩어져 살지만, 전원주택과 같은 곳에 모여 살면서 삶을 나누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예컨대 '아투모 빌리지'같은 것이다. 그는 그것을 '초원 공동체'라 했다.

아름다운 투자가 아름다운 세상 만들 때까지...

공동체 구성원들은 어쩌면 행복한 사람들이지 않나 싶다. 첨엔 돈과 투자 등에 관심 있어 모였지만, 점차 같이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달라진다. 돈 때문에 받은 상처를 힐링 받을 뿐 아니라 돈을 아름답게 쓰는 법까지 익히고, 나아가서 사회에 공헌하는 공동의 비전까지 공유하니 말이다. 오늘의 주인공 주형준 유현경 부부가 그런 사람들이다.

이들이 말하는 '아름다운 투자가'란 바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것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었다. 회원들 중엔 '투자'란 말 때문에 오해 받으니 '투자'란 말도 빼자했지만, 그들의 뜻이 분명하기에 그대로 두었다고 했다. 어쨌든 앞으로 그들의 아름다운 투자가 어떻게 세상을 밝힐지 기대가 된다.


태그:#아름다운 투자가들의 모임, #아투모, #이종길, # 투자,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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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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