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일요일 저녁 5시, 인천 송도의 트라이볼에서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진 가수 나희경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공연이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 동안 약 350명의 관객은 특별한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트라이볼에서는 '특별한 일요일 오후'라는 이름으로 매월 둘째 주 일요일에 공연이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고상지 밴드, 그 다음 달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등 다채로운 공연이 계속 있습니다. 8월의 주인공은 보컬리스트 나희경과 임미정(피아노), 최은찬(베이스), 이도헌(드럼), 윤혜진(플루트), 김정배(기타)로 이루어진 연주가들이었습니다.

 인천 송도 트라이볼 공연장

인천 송도 트라이볼 공연장 ⓒ 기타 연주가 김정배(@jungvai)의 트위터


나희경은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진 가수입니다. 그런 그녀를 소개할 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혈혈단신의 몸으로 브라질로 가서 인정받았다는 스토리입니다. 그녀는 1집을 만들고, 곧바로 자신의 앨범 30장을 들고 브라질로 떠났다고 합니다. 첫 앨범이 나오자마자 브라질로 떠났다는 것은 그녀가 보사노바라는 장르의 음악으로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어서가 아니고, 그냥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그랬던 것이었겠죠.

가수 나희경의 공연에 가면 그녀의 진실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처음 브라질에 가려고 했을 때 같이 가지 못했던 옛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공연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브라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밴드를 하고 싶어서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어요. 하지만 브라질에 가자고 했을 때 선뜻 함께하자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어요. 그리고 그분들에게 여러 가지 고민이 있다는걸 알게 됐어요. 이만큼 같이 해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 정도 만들어놨는데 (연주나 곡 등을) 나름 뭔가 이루기 전인데 이걸 지금 그만두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요.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가야 할 길이 명확히 보이는데도 그냥 놓기엔 너무 불안하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녀의 브라질행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녀는 결국 동료들을 붙잡기 위해 곡을 썼지만 붙잡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곡은 최근 발매한 2집(UP CLOSE TO ME) 앨범에 수록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곡은 다른 곡들보다도 그녀의 서정적인 목소리가 도드라지게 들렸습니다.

그 외에도, 사실은 어머니를 향해 쓴 곡 '너무나 사랑스러운 사람(Vocé)', 고백해주고 싶기도 하고 고백받고 싶기도 한 '고백(Propose)'이라는 노래 등 속내를 많이 들을 수 있어 그녀와 조금 더 가까워진 시간이었습니다.

환상의 짝꿍, 자유분방한 나희경과 보사노바 리듬

'2014 특별한 일요일 오후' 공연 포스터 8월의 주인공은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나희경

▲ '2014 특별한 일요일 오후' 공연 포스터 8월의 주인공은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나희경 ⓒ 인천문화재단,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 인천아트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상한 것과는 달리, 잘 짜인 군무가 아니었습니다. 음악과 연주가와 호흡하며 흥겹지만 여유롭게 리듬을 타는 것 같은 춤이었습니다.

역동적이고 정교한 아이돌의 군무에 익숙해진 요즘 시대에 어색할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웃음을 잃지 않았고 특유의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기에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해맑게 웃으며 앉아서도 삼바를 출 수 있다고 스스로 개발한 춤을 가르쳐주는 가수가 얼마나 있을까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지금의 행복을 즐기는 가수 나희경과 보사노바는 환상의 짝꿍인 것 같습니다.

이번 달 23일에는 2014 과천토요예술무대에서 공연한다고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이나마 그녀와 함께하며 여유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희경 트라이볼 특별한 일요일 오후 보사노바 UP CLOSE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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