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22일 오후 7시 22분]

김진태 검찰총장은 22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를 확인하지 않고 단순 변사사건으로 처리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감찰팀을 파견하도록 지시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날 오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순천지청이 의심스러운 변사체를 발견하고도 유 전 회장인지 여부를 장기간 확인하지 못한 이유와 이와 관련된 업무처리상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파악하라고 감찰본부장에 지시했다. 감찰본부는 감찰1과장을 팀장으로 한 감찰팀 구성에 착수했고, 팀이 구성되는 대로 순천지청에 급파히기로 했다.

이날 오전 대검 관계자가 "담당 검사 기준으로 보면 평균 점수는 된다고 봐야 한다"라며 변사사건 처리에 별다른 잘못이 없었다고 했지만, 오후 들어 순천지청의 책임을 묻는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검은 "오전에 대검에서 검토한 서류는 순천지청에서 보낸 변사사건 지휘서면 부본이었다"라면서 "다시 사진 등을 칼라 복사로 받았고, 오전 상황에선 대검이 다 파악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순천지청이 보관하던 지휘서면뿐 아니라 관련된 사진과 기타 기록을 검토한 뒤 감찰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얘기다. 대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장도 이 기록을 살펴봤고 대검 간부들에게 의견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유 전 회장의 변사사건을 지휘한 순천지청이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잘못 판단했기 때문에 유 전 회장인지 확인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대검 관계자는 "경찰의 보고를 있는대로 받아들이면 별 것 아닌 것으로 볼 수 있었지만 결과론적으로 받아들이면 (유 전 회장 사체인데) 왜 이렇게 어리석게 판단했느냐고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