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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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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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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운 안양 시장의 무리한 대기발령이 안양시 공무원을 자살로 몰고 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 시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망한 공무원 최아무개씨 문제 관련 안양시공무원노조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공무원노조가 이필운 시장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3시 50분께, 안양시 총무과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 최아무개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자살을 기도한 최씨를 발견한 부인이 경찰에 신고, 긴급하게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최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숨진 최씨는 이필운 안양시장이 취임하던 날,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날 대기발령을 받은 안양시 공무원은 총무과장, 총무팀장, 비서실장, 숨진 최씨를 포함해 10여 명에 이른다. 안양시에서는 시장 취임식 날 대규모로 대기발령을 낸 전례가 없다.

최씨의 부인은 경찰조사에서 "남편이 대기발령으로 괴로워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자살한 가장 큰 이유로 '대기발령'을 든 것이다. 이와 관련, 안양시 공무원들은 최씨 부인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필운 시장, 취임실날  대규모 대기발령

이번 대기발령에 대해서 안양시 일부 공무원들은 "전임 시장 재임시 핵심부서에 있던 공무원들을 전임 시장의 사람이라고 판단, 보복성 인사를 한 것"이라며 "점령군식 인사"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일, 최씨와 함께 대기발령을 받은 한 공무원은 "(시장이 바뀔 때) 팀장이 아닌 7급까지 대기발령을 한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 대기발령은 근거 없이, 특별한 잘못이 없는데도 했기 때문에 지방 공무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임용권자는 법령에서 따로 정하는 경우 외에는 소속 공무원의 직급과 직종을 고려해 그 직급에 상응하는 일정한 직위를 부여해야 하는데, 아무 이유 없이 업무를 정지시켰다는 이유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또 다른 공무원은 "최대호 전 시장도 취임 후 보름이 지난 뒤에 인사이동을 했지만 대규모 대기발령은 없었다"며 "시장이 바뀐 뒤에 간부급도 아닌 7급까지 대기발령을 내는 경우는 전국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공무원은 "핵심부서에 있는 공무원을 전임 시장 사람이라고 판단, 보복을 가한 점령군식 인사"라고 지적했다.

1일 대기발령을 받은 직원들은 업무 인수·인계 절차가 생략된 채 책상, 컴퓨터, 전화도 없는 안양시청사 6층에 마련된 '대기소'로 이동했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다른 공무원들로 채워졌다. 이처럼 빠르게 인사조치가 단행된 것은 이필운 시장이 취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분노한 최씨 유족들이 이필운 안양시장이 보낸 조기를 찢었다.
 분노한 최씨 유족들이 이필운 안양시장이 보낸 조기를 찢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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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보직 부여를 유보했을 뿐"이라며 "7월 정기 인사 때 보직을 부여 하고 적재적소에 배치 할 계획 이었다"면서 보복성 인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7급 실무자까지 대기발령을 한 이유에 대해 그는 "별도의 보직이 없어서, 인사 담당자였기에 인사 관련 교체에 포함 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최씨 유족들 "공무상 재해 인정해 달라...안양시장(葬) 요구"

숨진 최씨의 유족들은 이 시장이 보낸 조기를 찢고, 장례식장을 방문한 이 시장에게 "책임지라"고 요구하면서 울분을 토해냈다. 또한 유족들은 최씨의 장례식을 "안양시장(葬)으로 해줄 것, 최씨의 죽음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 해줄 것과 이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7일 기자와 만난 유병문 안양시공무원노조 지부장은 "이 시장에게 유족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달라고 말했다"며 "들어주지 않으면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무원노조는 8일 현재까지, 최씨의 사망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안양시공무원노조계시판에는 "대규모 인사발령은 안양시 전체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인데 노조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고 않고 있다"며 "신임시장에 맞설 용기가 없다면 지부장은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등 노조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최씨 사망과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과 같은 당 안양시의원들도 성명서를 발표해 이필운 시장을 비난하고 있다.

7일,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은 "이 시장이 취임 첫날 전임시장과 일한 공무원에 대해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고, 무리한 인사가 결국 최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며 "이 시장이 최씨의 죽음을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안양시의원들은 8일 "이필운 시장의 공개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태그:#이필운, #안양시장, #대기발령, #새정치민주연합, #안양시공무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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