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방사능은 인간의 오감으로 감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 번 누출되면 그것은 어디든 다 스민다. 나뭇잎에도, 땅바닥의 잡초에도, 웅덩이에 고인 물에도 다 스민다. 게다가 누출된 방사성 물질 중에는 최대 100만년까지 사라지지 않고 지구상을 떠도는 것들도 있다. 사고 후에는 외부피폭보다 음식섭취를 통한 내부피폭이 장기적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어떤 이는 핵발전소 사고가 기존의 사물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이 규정한다고 했다. 내가 만지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 내가 먹는 모든 음식이 나를 헤치는 칼날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체르노빌 사고 후 제염작업은 어떻게 이뤄졌는가? 걷어낸 흙을 다시 흙 속에 묻고 구덩이를 파 정말 집을 통째로 묻어버리곤 했다. 후쿠시마도 마찬가지다. 도로를 걷어내고 땅의 흙을 걷어낸다. 그러나 방사능은 근본적으로 제거되지 않는다. 걷어낸 흙이며 사물들을 또 어디엔가 영구 격리시켜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제염은 없다. 그저 오염된 것을 이동시키는 '이염'만 있을 뿐이다.

일본 후쿠시마 제염작업의 풍경이다. 도로와 땅 위의 흙을 걷어내 따로 모아두지만 저것 또한 어디론가 영구격리 시켜야 한다.
▲ 일본 후쿠시마 제염작업. 일본 후쿠시마 제염작업의 풍경이다. 도로와 땅 위의 흙을 걷어내 따로 모아두지만 저것 또한 어디론가 영구격리 시켜야 한다.
ⓒ 부산반핵시민대책위원회

관련사진보기


부산에서 뜻밖에도 후쿠시마 사람들과 동행하게 됐다. 후쿠시마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방한한 무나카타 요시야스씨와 군지 마유미씨였다. 그들과 함께 고리원전을 직접 보기 위해 좁은 승용차에 옹기종기 앉아 차를 달렸다. 그런데 기분이 묘했다. 참으로 비인간적이지만 저분들의 몸에서 혹여나 방사능이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지금 후쿠시마 사람들은 원전사고로 인해 삶의 근본이 모두 헝클어져 버렸다. 하지만 그보다 심각한 것은 그들의 존재 자체가 질문을 불러일으키는 무엇이 되었다는 점이다. 타 지역 사람들은 후쿠시마 사람들을 꺼리고 차별한다. 아이들은 전학을 가도 그곳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어떤 여성은 사고 직후 타 지역의 남자로부터 파혼을 통보받았다고 했다. 이는 체르노빌도 마찬가지다. 체르노빌레츠(체르노빌 사람들)는 세상으로부터 박대당해 다시금 오염된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오곤 했다.

후쿠시마 아이들은 사고 이후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가? 아이들은 자신들이 자라서 사랑도 하지 못하고 결혼도, 아이도 갖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아무도 피폭당한 사람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할 가능성을 박탈당한 아이들, 미래가 사라진 아이들. 그것이 핵발전소 사고가 만들어낸 새로운 인류다.

사고 아닌 일상에도 치명적 영향 줄 수 있어

2011년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원자력 영향·역학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국내 원전주변 5km 이내에 사는 여성들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타 지역 여성들보다 2.5배 높고, 또 다른 방사선 관련 암인 유방암도 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남성의 경우, 간암과 위암이 각각 1.3배, 1.4배 더 높았다. 또 원전으로부터 5~30km 거리에 사는 여성들에게서도 갑상선암 발병률이 1.8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측은 "원전 방사선과 주변지역 주민의 암 발병 위험성 간에 인과적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과학적 증거는 찾을 수 없다"라고 했지만 이러한 설명은 민간의 심한 반발을 불러왔다. 반핵의사회, 환경운동연합 등은 성명서를 통해 '세계적으로 원전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대형사고가 아니더라도 원전은 주변 주민들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아주머니는 원전 인근주민들의 건강이상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주변에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전했다.
▲ 월성원전 인근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원전 인근주민들의 건강이상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주변에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전했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월성원전 주변에서 방사능을 발생시키는 물질의 일종인 삼중수소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의 소변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의 최고농도가 타 지역에 비해 약 30배 정도 높다는 것이다. 또 방사능 피폭에 취약한 태아가 백혈병에 걸릴 위험도 10배나 높단다. 무슨 사고가 있을 때가 아니다. '정상' 가동 중일 때도 이렇다는 이야기다.

원전은 완전히 밀폐되어 저 홀로 운영되는 구조물이 아니다. 가동 중에 끊임없이 공기를 내보내고 냉각수로 쓴 물을 내보낸다. 여과기를 거친다지만 그것이 오염물질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을까?

이미 20여 년 전 후쿠시마 사고를 예견한 일본의 하로세 다카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원전 주변에는 대량의 방사능 물질이 방출되고 있지만 그것을 묵인함으로써 겨우 운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원전 인근마을에 살면서 32년간 해녀생활을 한 아주머니에게 원전에 대해 여쭸더니 "그저 마음이 안 좋다"고 대답한다. 얼마 전 남편이 위 수술을 해 아주머니의 횟집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그녀는 원전 인근주민들의 건강 이상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주변에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전했다. 얼른 손으로 꼽는데, 아주머니와 아들을 비롯해 자신이 아는 사람만도 여섯 명이나 그렇다고 전했다.

"예산투자해 직접 전체주민 훈련해야"

사고 후 26년이 지난 체르노빌은 여전히 반경 30㎞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다. 후쿠시마는 반경 20㎞ 지역에 주민이 거주하지 못한다. 부산시청과 고리원전은 거리는 25㎞ 남짓.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부산과 울산 전역이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지역이 될 수도 있다. 그럼 중대한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대비는 잘 되어 있을까? 후쿠시마 사고 때 약 30만 명이 대피했다. 부산에 그러한 사고가 나면 그 10배가 넘는 300만 명이 대피해야 한다.

부산반핵시민대책위 정수희씨는 민간이 재난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당국은 '우리는 재난대응 매뉴얼이 있다'고 대답한다고 했다. 

"당국은 주로 '일본과 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에 집중을 하고 설명하죠. 그래서 우린 '좋다, 그래도 만약에 사고가 난다고 가정하면 어떠한가'라고 다시 질문합니다. 그러면 이런 대답이 돌아오죠. '사고 시 오염범위 등에 대한 연구내용과 대응매뉴얼이 있지만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요."

경주 월성원전이 보이는 바닷가에 있는 지진해일 대피 안내판이다.
▲ 경주 월성원전 인근 지진해일 대피 안내판 경주 월성원전이 보이는 바닷가에 있는 지진해일 대피 안내판이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고리원전 인근주민 서용화씨도 대뜸 세월호도 서류상 매뉴얼은 있었지만 그게 지켜졌느냐고 반문한다.

"고리에선 1년에 한 번쯤 재난대비 훈련을 합니다. 하지만 보여주기 식입니다. 핵발전소 부지 안에서 동원한 소수의 주민과 관계기관장들이 참여하죠. 또 주말도 아니고 평일에 진행합니다. 그러니 사고대비가 되겠습니까? 매뉴얼이란 건 반복학습을 통해 몸에 배어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 주민들 일당을 보전해주더라도 격년정도라도 전체 주민들을 모아 그런 훈련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원전에 관심이 높지만, 또 원전을 빤히 보고 살지만 저조차도 사고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바람 부는 반대방향으로 가야 하는 건지, 그저 대피소로 가야 하는 건지, 또 지자체에서 버스를 보낸다는데 언제, 어디서 몇 대가 오는지, 길은 왕복 2차선 빤한 길인데 제 시간에 올 수나 있는지, 이 많은 인구가 대피가 제대로 가능할지 의구심이 들지요." 

매 집집마다 구비되어 있어야 할 방호용품이 마을회관에 모여 있었다. 방사능물질을 5~30분 막아준다는 마스크와 고글, 방호복이 보인다.
▲ 원전 사고 시 방호용품. 매 집집마다 구비되어 있어야 할 방호용품이 마을회관에 모여 있었다. 방사능물질을 5~30분 막아준다는 마스크와 고글, 방호복이 보인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앞서 정수희씨도 경험을 전한다.

"고리에서 재난대비 훈련을 할 때 이동식발전차량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더군요. 전원이 상실돼도 대비책이 있다는 거지요. 그런데 사람 모아놓고 홍보하는 자리에서 그 이동식발전차량이 작동을 안 하는 거예요. 행사 중에 대기하다가 방전이 되어버린 겁니다."

우스개 같은 이야기였지만 웃음으로 넘길 수 없는 에피소드였다.

생명가치와 이윤을 놓고 저울질할지도...

실제로 고리원전 반경 2㎞ 내에 있는 월내리 주민들은 사고 시에 원전과 더 가까운 월내초등학교나 고리 스포츠문화센터로 대피하게 되어 있다. 원전과 최대한 멀어져야 하는 마당에, 참 요상한 매뉴얼인 것이다.

또 당장에 매 집집마다 구비되어 있어야 할 방호복도 마을회관에 박스 채로 방치돼 있는 상태다.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가져가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마을회관에 비치된 비상시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책자도 상식수준이다. 즉 상황이 발생하면 귀가해 장독대 및 창문을 닫고, 가축 및 애완동물에게 충분한 먹이를 주고, 간단한 생필품을 챙겨 대피소로 가서 이름을 등록하라는 내용이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없다.

당국의 재난대비에 대한 원전인근 주민들의 불신은 대단했다. 그들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아무런 대책이 없으니 더욱 그러해 보였다. 경북의 경우 원전안전 전문가가 도 전체에 모두 4명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가 원전 추가건설과 수명연장을 위해 들이는 돈과 노력만큼 재난상황 발생에 대비하고 있는지, 예산을 투자해 안전을 기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다.

세월호는 갑자기 침몰하지 않았다. 그것은 오랫동안 축적된 부정부패와 태만의 결과물이었다. 거기엔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자본이 있었고, 또 민간만큼도 대처가 안 되는 국가 재난대비 시스템이 있었다. 그리하여 원전에서도 크게 다르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정수희씨가 말한다.

"세월호를 보면서 고리원전을 떠올리지요. 비슷하거든요. 그러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정부가 우릴 지켜줄 수 있을까 물어봅니다. 지켜주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권력과 자본은 사고가 나면 사람의 생명가치와 자신의 이득을 양쪽에 놓고 저울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명과 이윤이 동등한 수준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 섬뜩한 이야기다. 설마 그럴 리가 있을까 싶지만 세월호 참사를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우리는 원전에 대해 약간 이상한 환상을 갖고 있다. 그것이 공공의 시설물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그런 생각 말이다. 워낙 텔레비전 이미지 광고에 많이 노출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핵산업, 원전의 속살을 제대로 보면 그것은 특정세력이 추진하는 그들만의 '산업'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그들만의 '산업'의 목적과 동기는 '이윤창출'이다. 결코 당신의 이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는다. 그러니 핵산업세력이 이윤창출이라는 목적에 반해가면서 대중의 안전과 사람의 생명을 일선에 두고 돈을 투자하고 있으리라, 대비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후쿠시마가 본 체르노빌 26년째의 진실, 그리고 부산’ 출판기념회를 위해 방한한 무나카타 요시야스 씨, 부산반핵시민대책위 정수희 씨, NPO 법인 후쿠시마 지원·사람과 문화네트워크의 군지 마유미 사무국장 등이 신고리 3,4호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 후쿠시마 사람들 ‘후쿠시마가 본 체르노빌 26년째의 진실, 그리고 부산’ 출판기념회를 위해 방한한 무나카타 요시야스 씨, 부산반핵시민대책위 정수희 씨, NPO 법인 후쿠시마 지원·사람과 문화네트워크의 군지 마유미 사무국장 등이 신고리 3,4호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탐욕과 오만이 만들어낸 절대 악, 원전


혹시 알고 계시는가? 우리나라의 전기를 쓰는 모든 국민은 전력산업기반기금이라는 것을 낸다. 전기요금 고지서에 보면 나와 있다.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의 3.7%가 그렇게 기금으로 모아진다. 원자력문화재단의 경우, 그 기금으로부터 매년 100억 원씩을 받아서 초중고 교과서 개정, 언론인과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한 해외시찰, 드라마나 과학프로그램을 통한 간접광고 등 전방위적의 핵발전 홍보사업을 벌인다고 한다.

내가 그런 돈을 내고, 내 돈이 그런 일에 쓰이는 줄 이전에는 몰랐다. 알고 나니 무력해진다. 그러니 전기를 쓰는 것은 곧 핵산업 추진의 바탕이 되어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력소비자란 이유로, 나는 거미줄에 걸린 하루살이처럼 내 뜻과 무관하게 그들의 '구조'에 포섭된 셈이다. 아, 원전마피아는 국민의 돈으로 나름의 할 일을 다 하고 있었다. 

앞서 후쿠시마 사람들은 고리원전을 발견하자 작은 탄성을 내질렀다. 부산이라는 대도시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에 원전이 있다는 것이 충격적인 듯했다. 무나카타씨는 "부산시민들은 원전사고를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듯하다"고 했다. 생각이 깊어진다. 과연 무엇이 우리의 '인식'을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사고 후 26년이 지난 체르노빌은 아직도 반경 30㎞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다. 후쿠시마는 20㎞ 지역에 주민이 거주하지 못한다. 부산시청과 고리원전은 거리는 25㎞ 남짓이다.
▲ 사람의 마을과 인접한 고리원전 1~4호기 사고 후 26년이 지난 체르노빌은 아직도 반경 30㎞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다. 후쿠시마는 20㎞ 지역에 주민이 거주하지 못한다. 부산시청과 고리원전은 거리는 25㎞ 남짓이다.
ⓒ 황윤희

관련사진보기


사흘 동안 경주와 부산을 오가며 원자로를 올려다보았다. 무슨 느낌이었나. 아, 그것은 '절대 악의 현현'이었다. 과학문명의 빛나는 첨탑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오만, 고삐 풀린 자본의 독주가 만들어낸, 그리고 생명가치에 대한 무시가 만들어낸 '절대 악'이었다. 그것은 생명과 절대적으로 반하는 자리에 서 있으므로 그러하며, 또 폐기물처리방법조차 알지 못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결코 그러하다. 게다가 대안이 있으나 행하지 않는다는 데서도 그러하다.

천 년 전 우리의 선조들은 후세대들에게 모든 인간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길 염원하며 석굴암, 그리고 그 안의 부처를 물려주었다. 그런데 우리는 후세대들에게 탐욕과 오만, 어리석음의 증거물로서 '원자로의 둥근 지붕'을 물려주게 될지도 모르겠다. 비극적이다.

그러나 그 오류를 수정할 기회가 없지는 않다. 지난해 대만에서는 22만명이 탈핵집회에 참여했다. 4월에는 물대포를 맞으며 시위한 끝에 공정률 98%의 핵발전소 건설을 잠정 중단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시민이 낸 아이디어로 탈핵깃발을 걸었고, 1만 여 개의 탈핵깃발이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원전반대'를 대표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것으로 분석된 삼척시장이 "삼척시에 원전건설 찬반 여부를 전면 재조사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니 이제 나도 돌아가 깃발이나 걸어야겠다. 우리 집은 '핵발전소 반대'하는 집이라고 공언하겠다. 우리 집엔 에어컨이 없다. 해가 갈수록 여름나기가 힘들지만 사지 않는다. 최소한의 변명거리라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탈핵깃발 걸고 전기를 아껴 쓰는 일, 거기서부터 많은 것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를 생각한다. 절대로, 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 그런데 아, 저기, 다시 수십 척의 세월호가 떠간다. 그러니 우리 모두 깃발 하나씩이라도 걸자. 그렇게 시작하면 좋겠다.


태그:#원전사고, #방사능, #후쿠시마, #체르노빌, #고리
댓글10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7,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글쓰기 강사, 전 안성신문 기자, 전 이규민 국회의원 보좌관, 현)안성시의회 의원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