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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근 서울시의원 후보가 '박근혜 퇴진' 벽보를 썼다.
 김수근 서울시의원 후보가 '박근혜 퇴진' 벽보를 썼다.
ⓒ 김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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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선거운동 개시일이었던 지난 22일, 각종 SNS와 인터넷 게시판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진 한 장이 있다.

서울 중구 제1선거구에 붙은 벽보였다. '박근혜 퇴진'이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그 벽보는 흰 종이에 손으로 써내려간 글씨가 빼곡하다. 후보의 인물 사진도 화려한 경력도 없다.

누리꾼들은 "머리 잘 썼네. 선거벽보라 훼손하면 안 되는데ㅋㅋ", "후보 얼굴보다도 머리에 든 생각이 더 중요하다"며 처음 보는 신기한 벽보를 통쾌해했다. 6월 4일까지 선거법의 보호를 받으며 서울 중구 곳곳에 붙게 될 이 벽보의 주인공인 김수근(32·시민운동가) 후보를 만나보았다.

'말해도 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출마

지난 23일 밤, 그를 만난 곳은 선거사무소 주소로 신고한 '중구 태평로 1가 1번지' 청계광장 인근이다.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나온 그는 낯이 익다. 그는 작년 여름 유튜브에서 <국정원으로 피서간 겁 없는 녀석들>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관련기사 : '토막살인' 협박에도... "국정원 이 빵구똥구야!" )

그의 출마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간명하게 "박근혜 정권 퇴진시키러 나왔습니다"고 말했다. 이후 김 후보는 이번 세월호 사건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김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후보 사진. 선관위에 신고한 선거사무소인 청계광장에서 노란 리본을 달고 찍었다.
 김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후보 사진. 선관위에 신고한 선거사무소인 청계광장에서 노란 리본을 달고 찍었다.
ⓒ 김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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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관권 선거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통합진보당 내란음모사건, 간첩조작사건이 이어졌죠. 그뿐만 아니라 민생도 파탄났고 남북관계도 정부 인사들의 망언으로 맘 편할 날이 없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만 해도 최초로 보고받은 곳이 국정원으로 밝혀졌잖아요. 아직 사고 시점이나 밝혀지지 않은 의혹들도 많고. 그런데 정부에선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에게 허위사실 유포라며 기소하고 입 막기에 급급하죠.

이럴 때 정치인들이 국민을 보호하며 나서줘야 하는데 야당은 어땠습니까? 국민의 슬픔과 분노는 끓어오르는데 역풍이 무서워서 잠자코 있지 않았나요."

"사소한 의혹 제기부터 대통령의 퇴진까지도 국민 누구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며 김 후보는 국민들에게 "말해도 된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김 후보는 "이대로라면 6·4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과 같은 부정선거가 될 수 있다"며 "후보자로서 적극 감시하고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하게 되었다"고 한다.

스케치북에 쓴 벽보와 공보물 3만 장, "진심은 통해..."

김수근 후보의 선거 공보물.
 김수근 후보의 선거 공보물.
ⓒ 최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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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가방에서 화제의 벽보 원본을 꺼내 보여주었다. 스케치북에 매직으로 직접 쓴 글씨, 다른 종이에 다시 고쳐 써서 덧붙인 자국, 매직으로 찍찍 그은 오타 등이 보였다. "능력은 없지만 진심은 통한다"며 벽보 제작 과정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제가 컴맹에다가 기계치(기계를 다루는 데 미숙한 사람을 이르는 말)에요. 학교 다닐 때도 PPT 이런 것도 쓸 줄 몰라서 과제는 직접 다 손으로 썼어요. 이메일도 없어서 직접 교수님께 갖다가 제출했고요. 

이번 선거에서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이야기들을 하나라도 더 알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내가 가진 것들로,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기로 결심했죠. 선거관리위원회에 벽보를 제출했더니 '이게 선거 벽보라고요? 정말이요? 진짜 이걸로 쓰실건가요?' 하며 다섯 번을 물어보더라구요(웃음)"

집집이 배달되는 그의 공보물도 마찬가지다. 손으로 직접 쓴 글씨로 자신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리고 스캔 뜬 3만여 장을 밤새 다 세어서 나눴다고 한다. 동마다 배달하는 일도 직접 한다. 사무장, 회계책임자도 물론 다 후보 본인의 이름으로 등록했다.

시의원 공탁금 300만 원을 내기 위해 보증금 300만 원이던 반지하 방도 뺐다. 하지만 김 후보는 "나같이 평범하다 못해 가진 것 없는 청년이 선거에 나왔듯, 누구나 사회를 바꿀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쌍하게 기사 쓰지는 말아달라"며 소리 내 웃었다.

청계광장 인근에 임시천막으로 선거사무소를 차린 김 후보에게 이번 선거의 목표를 물었다.

"야당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적극적으로 대변하지 않고 범국민 촛불에 모이기를 호소하지 않는다면 목표는 무조건 당선입니다. 공직 후보자로서 국민에게 당당히 촛불 들고 눈치 보지 않고 말해도 된다는 걸 보여드리겠어요. 진짜 '나라'를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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