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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도, 부키, 2013
▲ 멸치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황선도, 부키, 2013
ⓒ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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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을 소개하는 서평을 보고 접하게 된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황선도 지음, 부키, 2013) 역시 서평을 보고 접하게 된 '고등어를 금하노라'(임혜지, 푸른숲, 2009)가 아주 큰 인상을 준 것처럼 왠지 생선 이름이 들어간 이 책은 왠지 모를 신뢰감을 주었다.

또한 얼마 전 바다낚시 동호회에 가입한지라 최근 기호에 부합하고, 생선회와 해산물을 좋아하지만 광어인지 우럭인지 설명해주지 않으면 뭔지 모르는 아둔한 내게 이 책은 손에 쥘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글쟁이 친구들 틈에서도 안주로 올라 온 생선회를 놓고 좌중을 압도한다는 입담을 소유한 저자는 월별로 잘 잡히고 먹기 좋은 바다 생선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입심 좋게 풀어 놓아 재미있는 이야기꾼과 해양수산과학자의 소임까지 다하고 있다.

횟집이나 바다낚시 가서 혹은 잘 차려진 밥상 앞에서의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이야기를 한두 가지를 소개하자면,

상태에 따라 생태(生太-얼리지 않은 싱싱한 생물), 동태(凍太-얼린 명태), 북어(北魚-말린 명태), 황태(黃太-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말린 명태), 노가리(1년 정도 자란 작은 명태) 등으로 불리는 명태가 단일 어종으로 세계에서 어획량이 가장 많은 어류라는 것.

횟집에서 즐겨먹는 광어와 우럭의 본디 이름이 넓치(광어)와 조피볼락(우럭)이며 특히 눈이 한 쪽으로 몰렸지만 방향이 서로 달라 구별이 어려운 넙치와 가자미를 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글자 수에 따라 왼쪽으로 돌아가면 넙치,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가자미라는 것.

우리가 뒷거래를 통해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사바사바'라는 말이 바로 고등어에서 나온 말인데, 어느 한 일본인이 나무통에 고등어 두 마리를 담아서 관청에 일을 부탁하러 가는 도중에 어떤 사람이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일본어로 고등어를 부르는 '사바' 가지고 관청 간다고만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와전되어 '사바사바한다는' 표현으로 우리에게 전해졌다고 한다.

이 책 덕분에 더 친숙해진 바닷물고기와 해양수산학. '과학이 대중에게서 멀어지면 과학 역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저자의 말처럼 일반인들이 과학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노력하는 저자와 같은 많은 학자들이 계속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멸치머리엔 과연 블랙박스가 있을까?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그만큼 재미있다.

덧붙이는 글 |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황선도/부키/2013년/13,500원)
이 글은 개인 블로그 http://gcpcman.blog.me/ 에도 게재했습니다.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 - 물고기 박사 황선도의 열두 달 우리 바다 물고기 이야기

황선도 지음, 부키(2013)


태그:#서평, #멸치머리엔블랙박스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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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꿈인 11살 딸과 누가 먼저 작가가 되는지 내기 중(3년째). 2002년 체험학습 워크북인 '고종황제와 함께하는 경운궁 이야기'(문학동네)의 공저자로 이미 작가라 우김. '럭키'는 8살 아들이 붙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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