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마냐사낭> 24회에 그려진 '핫스팟 대신 쥐스팟 좀 켜주'는 작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jtbc의 <마냐사낭> 24회에 그려진 '핫스팟 대신 쥐스팟 좀 켜주'는 작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jtbc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기자들의 리뷰나 주장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반론도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JTBC의 <마녀사냥>은 요즘 가장 '핫'한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의 여성들과 남성들이 나누는 사랑과 섹스, 그리고 다양한 사연을 MC들의 토크로 풀어나가면서 '19금 재미'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번 주에 방송한 25화가 자체 최고 시청률인 3.7%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그린라이트'(기자 주-그린라이트란 <마녀사냥>에서 호감을 뜻한다)를 받고 있다. <마녀사냥>의 재미는 무엇보다 마치 친구들끼리 모여 앉아서 음담패설을 하는 듯한 남자 MC 4명이 성적인 이야기를 방송에서 거침없이 하는 재미와 MC들의 '섹드립'(기자 주-섹스 애드리브)에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마녀사냥이 느슨해졌다는 평이 늘고 있다.

첫 번째 문제점은 사연의 수준과 실속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사연이 방송을 타다 보니, 공감대 형성은 물론 시청자 수용 측면에서 실질적인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번 25화 사연만 보더라도 첫 번째 사연이 '한없이 잘해주다가도 허기가 지면 180도 변해버리는 남친', 두 번째 사연이 '한없이 잘 해주다가도 갑자기 자기식대로 해석하고 돌변하는 여친'이다.

아무래도 방송이 인기를 얻는 탓에 더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사연으로만 치닫고 있다. 항간에서는 이런 사연들이 너무 이례적이라 조작설까지 퍼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MC들조차도 사연에 대해 의아해 하겠는가?

  MC들의 '섹드립'(기자 주-섹스 애드리브)이 주된 방송인 jtbc의 <마녀사냥>. 근래 들어서 마녀사냥이 느슨해졌다는 평이 늘고 있다.

MC들의 '섹드립'(기자 주-섹스 애드리브)이 주된 방송인 jtbc의 <마녀사냥>. 근래 들어서 마녀사냥이 느슨해졌다는 평이 늘고 있다. ⓒ jtbc


24화의 '그린라이트를 켜줘'(기자 주-사연 신청자가 자신에 대한 이성의 마음이 궁금해서 사연을 올려 MC들의 도움을 받는 코너) 코너에서는 '핫스팟(기자 주-인터넷 쉐어링 관련 용어)대신 쥐스팟 좀 켜줘'라고 말실수한 여자 후배에 대한 사연이 소개됐다. 누가 보아도 방송을 타기 위한 억지스러운 사연이었다. 제작진은 이런 사연에 대해서 코너의 질적 판단을 고려 하지 않고 단순한 재미와 흥미롭다는 이유, 혹은 작위적으로 방송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번 째 문제점은 구체적인 답안이 없다는 점이다. 2부에서는 그나마 곽정은 씨가 사연에 대한 판단과 전문가적 견해를 보여주고 있지만 1부에서는 사연 신청자의 고민 해결에 대한 논의보다는 자신들의 가십거리 정도 밖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마녀사냥>은 연애클리닉이 아니다. <마녀사냥>의 재미는 사연을 토대로 한 다양한 '섹드립'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에 있다. 하지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사연을 받았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이상, 단순한 가십거리로 웃고 떠들다가 마지막에는 '대화로 해결 하세요'라는 식의 마무리는 '성의'에 관한 문제로 귀결된다.
 
사연을 신청한 사람들도 아마 대화를 하였음에도 뜻대로 되지 않기에 사연을 신청하였을 텐데, 아무리 가볍게 토크를 하는 방송이라고 하여도 결론 부분에서의 전문가적인 견해 하나 없이 마무리 짓는 것은 사연 신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비록 성시경이 가장 이성적인 조언을 해주기도 하지만 결국 비전문가의 조언일 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세번 째 문제점은 사연의 돌려막기(?)다. 처음 1부에서 이야기한 사연을 '이원 생중계' 코너에서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또다시 2부로 가서 1부에 했던 이야기를 또다시 패널들에게 해준다. 차라리 처음부터 1부를 없애고 2부인 패널들, 방청객들과 함께하는 것이 훨씬 실속을 챙길 수 있지 않을까?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사연을 3번씩이나 들어야만 한다. 당연히 지겨울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어이없는 기분마저 든다. 그것은 대게 결론이 처음 1부에서 내린 그대로인 탓이다.

방송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섹스에 대한 견해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의 성에 대한 의식이 많이 변화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마녀사냥>은 의식의 변화에 중심에 있다. 섹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젊은 층에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해낼 수도 있다. 그러나 성이라는 주제를 지금처럼 '섹스의 시간'과 '누가 리드 하는가'의 식의 가볍고 극히 현상적 단편을 다룬다면 <마녀사냥>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마녀사냥> 제작진은 자극적인 주제로 인기를 끈만큼 앞으로는 성에 관해 좀 더 진중하고 실속있는 정보와 토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성은 자잘한 입방아가 아닌 '담론'으로 진중하게 다루어져 할 소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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