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아빠 어디가' 주말 예능에서 큰 인기를 끌고있는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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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다양한 현상을 접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조금만 시각을 달리 하자면 일반적인 것과는 조금은 독특한 해석을 할 수 있다. 사회학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사회학적 상상력'이라 부른다. 사회학의 대가 기든스는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행위에서 어떤 '사회학적 상상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시범을 보이는데, 먼저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사회적 의례의 일부로 상징적 가치를 갖는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관심은 커피 자체보다는 대화에 두기 마련이다.

이처럼 '사회학적 상상력'은 한정된 경험의 시야를 확장하여 개인적 삶의 사회적․역사적 의미를 탐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류의 생각들은 주류에 편승하지 못해 비아냥을 받기 일쑤다. 그래서 보통의 시각과는 조금 다른 상상은 언제나 공격의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부터 언급하고자 하는 부분도 주류에서 벗어나는 그저 그런 부류의 상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서론을 거창하게 들었지만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최근 TV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개인적인 생각이다. TV/연예 블로거로서 난 예능 프로그램을 꽤나 즐겨보는 편이다.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TV를 통해 지식을 접하는 것은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중독이 되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TV를 정말로 '바보상자'로 만들 수 있다.

언제부턴가 등장한 아이들...어른 몫 대신할까

 방송인 임백천이 8일 방송되는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서 방송 최초로 아들 임소강 군(14)을 공개한다.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 출연한 임백천(우측)과 그의 아들 임소강 군(14). ⓒ SBS


최근 눈에 띄는 현상을 한 가지 발견했다. 과거 어느 때에 비해 아이들이 브라운관에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점령'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아이들이 TV에 자주 등장한다. TV 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은 광고계까지 등장했다. 이제는 이름만 대면 그 프로그램을 알 정도로 유명해진 아이들은 방송은 물론 각종 광고, 잡지, 영화에 등장하며 어른들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현재 주말 예능 프로그램 중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총 3편이다. 토요일에 방영되는 SBS의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일요일에 방영되는 KBS의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MBC의 <일밤-아빠 어디가> 등이다.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 대도 주말 예능의 황금시간인 5시~8시 사이로 편성되어 있다. 시청률을 책임지는 핵심 프로그램이기에 각 방송사가 의도적으로 황금시간에 편성했다. 방송사 입장에선 아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여러 명의 명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 외에도 <스타킹>이나 <K팝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주로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많은 아이들이 방송에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이쯤되면 주말 예능은 아이들이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방송을 접한 기자들이나 리뷰를 작성하는 블로거들도 아이들에 대한 찬양 일색이다. 지난 11월 30일에 방영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아빠 어디가> 가 끝난 직후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봤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수위에는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각종 언론사들도 실시간으로 기사를 실었다. 특히 추사랑이나 윤후 등 유명한 아이들은 연예뉴스의 1면을 장식하며 부모 보다도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아이의 부모들도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자식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방송 리뷰 블로거 또한 칭찬으로 도배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아이들의 활약상을 침을 튀기며 칭찬하고 있다. 시류에 편승한 결과다. 나 역시 TV/연예 블로거로서 이슈성이 짙은 가쉽성 포스트를 쓰거나 시류에 편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아니다.

아이 출연이 곧 능사는 아니다...예능 프로의 또다른 획일화

 < SNL 코리아 >에서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패러디하는 2AM 조권과 창민

< SNL 코리아 >에서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패러디하는 2AM 조권과 창민 ⓒ CJ E&M


진짜로 비판하고자 하는 부분은 어른들이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아이들을 동원해 채우려는 방송계의 파렴치함이다. 실제로 '해피선데이'의 경우 <1박2일>의 부진을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사랑 한 명으로 극복했다. 제작진들이 머리 싸매며 고민했던 부분을 어린 아이 하나가 해결한 셈이다. 비용대비 최고의 효과다. MBC의 경우도 <아빠 어디가> 포맷이 외국에까지 진출해 촬영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방송사들은 너도나도 앞다투어 아이들을 소재로 하는 또 다른 방송을 기획하고 있다. '아이=성공' 이라는 일종의 트렌드가 형성된 것이다. 방송사는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을 소재의 다양성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말은 그럴듯해 보인다. 그동안 어른들이 주도 했던 것들을 아이들이 대신하고 있으니 소재가 한 가지 추가된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엄연히 따지다면 소재가 아닌 대상이 바뀌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식상함과 가식으로 중무장한 어른들을 아이들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는 것은 하늘이 내려주신 큰 선물이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은 보는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 준다. 지친 일상생활에 찌든 어른들에게 아이들의 미소는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만큼 어른들에게 있어 아이들의 존재는 값지고 의미있다.

하지만 이것이 방송을 통해 전달 되었을 때 그 순수함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여과 없이 방송되었다고 해도 인공적인 부분이 가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방송에 나오는 단편적인 모습만 보면 아이들은 늘 웃고 밝고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방송 촬영은 어른들도 감당해 내기 힘든 고된 작업이다. 아직 방송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아이들이 그 어려움을 감당할 수나 있을까? 어른들의 배려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명성이나 유명 MC, 게스트만을 내세우는 땜질식의 방송은 지양해야 하며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여 시청자를 만족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젠 어른들이 활약할 때다.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은 촬영장이 아니라 부모의 품이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이들이 점령한 주말 예능, 이대로 괜찮은가?

덧붙이는 글 개인블로그(이슈스타닷컴)에 중복게재합니다.
예능 아빠 어디가 추사랑 슈퍼맨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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