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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저녁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12 멜론 뮤직 어워드>레드카펫 행사에서 가수 에일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수 에일리 ⓒ 이정민


하루 사이에 어수선한 일이 연이어 터졌다. 이수근, 탁재훈을 비롯한 여러 명의 연예인이 불법 도박에 연루되어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고, 에일리의 누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올해도 역시 조용히 넘어갈 것 같지만은 않은 연예계다.

이 두 가지 소식을 접한 대중의 공통적인 반응은 '실망스럽다'였다. 끊임없이 불거지는 연예인의 불법 도박에 한숨이 나왔고, 한 여자 가수의 사생활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두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불법 도박을 저지른 연예인을 향한 실망은 납득이 가지만, 에일리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가혹하다. 

에일리의 누드 사진 유출 사건은 근본부터 다르다. 인터넷에 뿌려진 사진은 에일리가 미국에 거주할 당시 찍은 것이 맞았다. 하지만 이 사진은 그녀의 은밀한 사생활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라 유명 속옷 모델 캐스팅 제의를 받아 카메라 테스트로 사용된 것이었다. 이것이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의 소행인 줄은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문제는 에일리의 누드 사진이 인터넷에 버젓이 돌아다니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도대체 누가 왜 그녀의 누드 사진을 세상에 알렸는가에 대해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에일리의 소속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올케이팝이라는 한류 사이트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말이다.

11일 오후, 소속사에 따르면 에일리는 자신이 사기 당한 사실을 현재 올케이팝에 재직 중인 전 남자친구에게 털어 놓았고, 그의 설득을 받고 상의 도중 사진을 전헤주었는데, 그가 그것을 돈을 갈취하려는 목적으로 악용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올케이팝과 전 남자친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올케이팝 측이 에일리의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의 공식입장에 반박했다.

올케이팝 측이 에일리의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의 공식입장에 반박했다. ⓒ 올케이팝


그로부터 몇 시간 후인 12일 오전, 올케이팝은 에일리 소속사의 해명에 반박했다. 올케이팝은 자사 사이트를 통해 지난 6월 28일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에일리의 누드 사진을 조건으로 3500 달러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당시 올케이팝은 그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고, 이 사실을 에일리 소속사에 바로 알렸다고 했다.

그러나 에일리의 소속사는 쌀쌀맞게 응대했고, 결국 그 남성이 온라인상에 에일리의 누드 사진을 유포했기에 그것을 보도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에일리의 전 남자친구에 대해서도 그가 에일리와 데이트를 한 사실은 사실이지만, 누드 기사와는 무관하다고 못을 박았다. 

에일리 소속사와 올케이팝의 공방은 '에일리의 누드 사진을 누가 뿌렸는지 가려보자'는 게 중점이다. 이에 따라 대중의 비난이 누구에게 향할 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누구의 소행인지는 명확히 가려져야 할 것이며, 당사자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이는 불법 행위이며, 한 여자 연예인을 궁지에 몰아넣은 치졸하고 비열한 짓이기 때문이다. 

 에일리

에일리 ⓒ YMC엔터테인먼트


그런데 에일리의 누드 유출 사건에서는 팬클럽의 허망한 팬심도 엿볼 수 있다.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어 난리가 나기 시작하자, '에일리 뮤직'이라는 에일리 팬카페의 운영진은 '에일리님 실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거 사실이면 더 이상 에일리님 팬 안 하겠습니다. 쉴드 쳐주지 마세요. 이번 일이 사실이라면 욕먹는 건 당연하니까'라고 했다. 

에일리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던 대중이 아니라, 에일리와 그녀의 음악을 사랑한다는 팬클럽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다. 너무 사랑해서 기대감이 컸고, 그래서 그것이 커다란 실망감으로 변해버린 것일까? 그러나 이런 논리는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연예인을 향한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초라하고 형편없는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줄 뿐이다.

팬클럽에게 전후상황은 중요하지 않다. 그 사진이 에일리의 것인지 아닌지만 중요할 뿐이다. 그것에 따라 실망과 안도가 갈린다. 이것이 에일리를 진정으로 위한다는 팬들의 마음인가? 설사 사생활로 인해 공개된 누드 사진이었더라도 그것이 왜 그녀에게 등을 돌려야 하는 이유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그녀를 정말로 아끼고 사랑했다면 말이다.

에일리가 잘못한 것은 없다. 그렇기에 실망할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누드 사진 유출 사건에 정작 실망해야 할 이들은 따로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유포자, 그리고 어쩌면 그보다 더욱 비뚤어진 마음으로 에일리를 대하는 있는 일부 팬들이다. 대중들의 실망은 바로 그들을 향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음대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DUAI의 연예토픽)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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