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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학도병 이우근'이라고 실은 사진의 원본. <오마이뉴스> 박도 시민기자가 2004년 기사를 통해 소개한 사진으로 학도병 이우근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학도병 이우근'이라고 실은 사진의 원본. <오마이뉴스> 박도 시민기자가 2004년 기사를 통해 소개한 사진으로 학도병 이우근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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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지배 미화와 우편향적 기술, 여기에 사실 오류까지 속속 드러나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들여다보면 볼수록 점입가경이다. 이번에는 6·25전쟁 당시 학도병 영웅의 사진이라고 실은 게 엉뚱한 사진으로 드러났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313쪽에는 1950년 8월 포항전투에서 장시간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하다가 전사한 국군 제3사단 소속 학도병 고 이우근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학도병 이우근'이란 설명으로 병사의 사진도 실렸다.

그런데 이 사진의 주인공은 이우근이 아니다. 이 사진을 발굴해 소개한 이는 고교 국어교사 출신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박도씨로, 박 기자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에서 이 사진을 스캔해 지난 2004년 3월 <사진으로 보는 한국전쟁>기사에 이 사진을 실었다.

박 기자에 따르면 이 사진에 기록된 촬영 날짜는 1951년 1월 5일이다. 이우근이 전사한 뒤에 찍힌 것이니 사진의 주인공이 이우근일 리는 없는 것이다. 사진상으로만 봐도 두툼한 겨울 옷을 껴입고 모자로 머리 부분을 감싸고 있는 모양이 아주 추운 겨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발발 뒤 두달이 채 안돼 이우근이 전사했으므로, 두꺼운 겨울 옷차림의 '학도병 이우근'의 사진이 있을 리 없다.

사진이 찍힌 날짜 정보가 없는 상황이라도 이우근의 전사일만 알면 이 사진이 '학도병 이우근'의 것이 아닐 거라는 추론은 가능했던 것이다. 이 교과서는 사진 출처를 '구글'이라 밝히고 있을 뿐 사진을 게재한 근거가 어디인지 찾아볼 수도 없다. 이 교과서가 최소한의 사료 검증도 없이 쓰인 걸 방증하는 예인 것이다. 

지난 2004년 이 사진을 기사를 통해 소개한 박도 기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2004년 2월 12일 이 사진을 NARA에서 스캔했고 사진 설명에 '이우근'이라는 이름은 없었다"며 "사진에 촬영 날짜가 1951년 1월 5일로 적혀 있으니 1·4후퇴 당시가 아닌가 싶다, 1950년 8월 전사한 이우근일 리는 없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교학사나 역사학자가 이 사진 관련해서 문의해온 적이 없다"며 "전화로 문의하기만 했어도 교과서에 엉뚱한 사진을 싣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현재 <오마이뉴스>에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어떤 약속>을 연재하고 있다.


태그:#교학사, #학도병, #이우근,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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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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