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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9일 오후 2시 14분]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가 정회되자, 박원동 국정원 전 국익정보국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 직원 김하영씨 등 증인들이 가림막 뒤로 모습을 숨긴 채 자리를 나서고 있다.
▲ 다리만 노출된 국정원 증인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가 정회되자, 박원동 국정원 전 국익정보국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 직원 김하영씨 등 증인들이 가림막 뒤로 모습을 숨긴 채 자리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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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이 흰색 가림막 뒤로 몸을 숨긴 채 증인석으로 향하고 있다. 박원동 전 국장, 민병주 전 국장, 최영탁 전 팀장, 김하영씨의 하체 일부가 연결통로 가림막 아래로 보인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이 흰색 가림막 뒤로 몸을 숨긴 채 증인석으로 향하고 있다. 박원동 전 국장, 민병주 전 국장, 최영탁 전 팀장, 김하영씨의 하체 일부가 연결통로 가림막 아래로 보인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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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열린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처우는 입장부터 남달랐다.

이날 출석 요구서가 발부된 27명의 증인 중 국정원 직원은 모두 5명.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와 실무책임자 최영탁씨, 이들의 상관이었던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 박원동 국정원 전 국익정보국장,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다른 증인들과는 다른 '길'을 통해 국회로 들어왔다.

국회 들어올 때도 다른 문, 청문회 장에서도 가림막 뒤

국정원 직원이 아닌 다른 증인 20여 명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민원실 쪽으로 들어와 명단 확인 절차를 밟은 뒤 출입증을 발부 받아 본청이 들어왔다. 그러나 국정원 측 증인들은 다른 입구를 통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왔다. 민원실 쪽에서 명단 확인 절차를 맡은 국회 사무처 직원은 "국정원 측 증인에 대한 명단 확인 절차는 내가 아닌 다른 쪽에서 하고 있다, 어디서 하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청문회가 시작될 즈음 한 국정원 직원이 와서 "국정원 직원 5명은 다른 곳을 통해 이미 들어왔다"고 통보했다.

국정원 측 증인들의 모습이 드러난 시각은 청문회 시작 30분 전이었다. 이들은 청문회장 옆방에 대기하고 있다가 복도를 지나 청문회장 증언대로 이동했다. 10여 초간 모습이 공개됐지만 취재진의 촬영은 금지됐다. 경찰 출두 당시 모자나 안경, 마스크,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가렸던 김씨는 샌들과 치마 차림으로 출석했다.

국정원 측 증인들 중 4명은 국정원 보안업무관리 규정에 따라 설치된 '가림막 증언대'로 이동했다. 신원 공개를 막기 위해서다. 이종명 전 3차장은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은 일반 증언대에 앉았다. 국정원 직원이더라도 정무직인 차장급까지는 신원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나무틀에 흰색 천을 씌워 만들어진 가림막은 청문회장 입구부터 휠체어 경사로를 따라 설치됐다. 경사로에 세워진 가림막의 경우 허리 아래 부분이 보였지만, 좌석이 마련된 증언대에서는 증인들의 모습이 거의 완벽하게 가려졌다. 가림막 증언대 통로 입구 앞에는 국회 경위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19일 오전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을 다루는 국정원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국정원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과 김하영씨가 다른 증인들과는 달리 가림막 뒤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국정원 직원, 가림막 뒤 증인선서 19일 오전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을 다루는 국정원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국정원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과 김하영씨가 다른 증인들과는 달리 가림막 뒤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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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막 뒤 좌석 4개에는 왼쪽부터 김하영씨, 박원동 전 국장, 최영탁씨,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 순으로 앉았다. 이들의 모습은 가림막 증언대 뒤에 설치된 조명에 의해 그림자만 투영됐다. 신분 확인 절차 당시 박 전 국장은 답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신기남 특위 위원장의 요청에 손을 흔들어 출석 여부를 확인했다.

이날 국정원은 보안업무관리 규정에 따라 가림막 증언대에 앉은 직원들을 이름 대신 직함으로 불러달라고 특위 측에 요청했다.

국정원, 이름 대신 직함 불러달라 요청

출석한 증인들에 대한 편의도 남달랐다. 가림막 증언대 뒤에는 선풍기 두 대와 공기청정기가 설치됐다. 이미 청문회장의 에어컨 중 한 대가 가림막 뒤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가림막 증언대 뒤는 일반 증언대보다 시원한 편이었다.

일반 증언대에는 선풍기가 없었다. 일반 증인 21명(한 명은 불참)은 손수건으로 목 등을 닦거나 손부채를 부치며 더위를 견뎠다. 공기청정기는 청문회 시작 후 수차례 가림막 증언대를 오가던 이들에 의해 설치됐다.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가림막 뒤에 앉아있는 증인들에 대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가져와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문자로 오더 받아서 발언할 수 있다"며 가림막 제거를 요청하자, 국회 관계자들이 가림막 일부분을 도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가림막 일부 제거로 모습 드러낸 증인석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가림막 뒤에 앉아있는 증인들에 대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가져와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문자로 오더 받아서 발언할 수 있다"며 가림막 제거를 요청하자, 국회 관계자들이 가림막 일부분을 도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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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민주당 특위 위원인 박영선 의원은 "국정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날락거린다"면서 "가림막 아래 쪽에 빈 공간을 통해 사진기자들이 촬영하니깐 어떤 사람이 거길 메웠는데, 국회 직원이 아니라 국정원 직원이 한 것이면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 직원 김씨는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며 "(손 등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핸드폰을 통해서 (답변 등에 대한) 지시를 내린다면 이건 청문회라고 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은 "신원 보호를 위해서 가슴 윗부분 얼굴은 가림막으로 가리는 것은 이해하지만 손 등은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후 12시 30분 국정조사가 정회되자 대부분 증인들이 회의실을 빠져나왔지만, 국정원측 증인들은 10여 분이 지나서야 통로를 거쳐 밖으로 나왔다. 서류봉투 등을 통해 얼굴을 가린 채였다.

이후 국회 관계자들은 여야 합의에 따라 증인들의 목 아래 상체가 드러나도록 가림막 일부를 도려냈다.

한편, 국정원 직원 5~6명은 이날 청문회장 옆방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야당의 항의에 따라 철수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특위 옆방 행정실과 의원 휴식공간을 국정원 직원들이 지난 주부터 자기들 방처럼 쓰고 있어서 나가달라고 했다"며 "그곳에서는 국정조사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그:#국가정보원, #국정조사, #가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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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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