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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찜통더위로 허덕이고 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져 열사병 예방지수가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는 가운데 야외에서 일하던 노약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오후 경북 칠곡군 한 비닐하우스 내에서 박 아무개(80) 할아버지와 부인 김 아무개(77) 할머니가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것을 비롯해 전남 해남에서는 평소 당뇨병 등 지병이 있던 이 아무개(83) 할머니가 집 근처 텃밭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고, 충북 옥천에서도 폭염주의보 속에 잡초를 베던 5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지는 등 전국적으로 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7월 서울의 하루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4도 높은 32.6도를 기록했는데, 이 당시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서울에서만 800~900명이 폭염으로 초과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폭염과 사망률은 관계가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자료사진)
 비닐하우스 (자료사진)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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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더위 먹었다'는 증상은 어떤가?

여름철이면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 증상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집니다. 주로 더위를 먹으면 피로감, 짜증, 무기력, 집중력장애, 식욕부진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작업장에서는 산업재해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은 만성병의 초기증상일 수도 있지만, 요즘과 같이 더운 여름철에 한때 상기 증상들이 발생하는 경우, 가장 흔한 원인은 역시 과로와 더위 탓인 신체리듬의 부조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위 온도가 높아지는 경우 피부혈관이 확장됩니다. 주로 체열방출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순환혈액량이 많아지고, 피부온도는 올라가게 되어 피부혈관이 확장됩니다. 한편 피부온도가 34.5도부터 땀이 나기 시작되고 근육이완, 호흡증가, 체표면적 증가 등의 신체변화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심혈관 장애, 수분과 염분부족, 신장장애, 위장장애, 신경계 장애 등 다양한 이차적 장애들이 발생합니다.

체온이 높아진다 해도 대부분은 생명에 지장이 없습니다. 열실신이나 열탈진 또는 열경련과 같은 질환들은 휴식을 취하고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면 오래지 않아 회복되는 질환들입니다. 그러나 열사병은 이들 질환과는 달리 증상이 심하고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열사병, 조기 발견과 치료가 관건

열사병은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조절기능을 하는 중추가 마비되어 체온이 위험할 정도로 상승해서 의식장애가 생기고 심하면 혼수에 빠지기도 하여 병원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입니다.

대개 고온에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한 훈련을 하는 군인들이나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어르신이나 환자들에서 생기기 쉬운데,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보고되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어르신이나 지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인 점으로 미뤄볼 때 이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정권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의 주요 증상에 대해 "주로 현기증, 오심, 구토, 두통, 발한정지에 의한 피부건조, 허탈, 혼수상태, 헛소리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는 등 중추 신경장애 증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또, 이 교수는 "우선 응급구조 요청을 한 후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빨리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겨 열을 식히고, 환자의 옷을 시원한 물로 흠뻑 적시고 몸을 선풍기 등으로 시원하게 해주는 등의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면서 빠른 응급조치가 열사병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폭염때 잘 먹고 잘 자는 법은?

휴식, 특히 수면은 기온과 날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철일수록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기온이 오를수록 잠자는 동안 심박수가 증가하고, 몸의 움직임이 잦아지며 잠의 깊이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잠을 자고도 잔 것 같지 않고, 원기 회복이 안 되는 수면상태가 계속되다 보면 일의 능률도 떨어집니다.

대략 섭씨 27도의 실내온도가 잠자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로 알려져 있으므로 여름철의 실내 온도는 27도 정도에 맞추는 것이 좋고, 낮에 약 30분 내외 정도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정권 교수는 더운 여름철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에어콘을 틀고 수면을 취하기 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시원한 물로 목욕을 한 후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 잠들어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가급적 목이 마르지 않더라고 한여름 더위가 계속되면 수분을 섭취해야합니다. 수분을 섭취하는 경우, 탄산음료나 알코올이 들어있는 음료는 피하고 소량이라도 자주 마셔야 합니다. 그리고 식사는 편식하지 말고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 찾은 어린이들이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며 물놀이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 광장 찾은 어린이들이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며 물놀이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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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햇빛이 작렬하는 한낮에는 될 수 있으면 야외활동을 줄이고, 격렬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약자들은 야외활동을 삼가고 시원한 장소를 찾아 더위를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상청에서는 찜통 무더위가 8월 초순까지 보름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름 정도는 낮에 야외활동을 줄이고, 수분 섭취를 자주 하는 것이 건강하게 한여름 폭염을 피해 가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태그:#폭염, #열사병, #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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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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