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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예방을 위해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라고 합니다. 식이섬유만 따로 공급을 해주는 음료수도 있고, 변비약 중에서도 식이섬유를 많이 첨가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식이섬유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질병이 더 발생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이 미국 의학저널 '소화기병학(Gastroenterology)' 2월호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식이섬유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무증후성 대장게실염' 유병률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배변 횟수와 부피가 증가하여 대장게실증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의학적으로도 게실염 환자들에게 하루에 3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만, 이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알려졌습니다.

'게실염'이 뭐지?

식이섬유의 과다 섭취는 대장게실증 발생을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은 쪽에서 발병률을 높이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게실염을 줄이기 위해 식이섬유를 30g 이상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지금까지의 예방법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식이섬유의 과다 섭취는 대장게실증 발생을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은 쪽에서 발병률을 높이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게실염을 줄이기 위해 식이섬유를 30g 이상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지금까지의 예방법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 대한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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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실염'을 알기 위해서는 '게실증'이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게실증'은 대장의 벽에 생기는 주머니를 말하는 데, 일반적으로 이 주머니 안으로 대변과 같은 오염물질이 들어가서 염증이나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게실염'이라고 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대변이 대장의 틈에 끼게 되고 숙변이 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게실염'은 섬유질이 부족하여 일어난다고 평가하고 있는데요. 섬유질이 부족하면 변비가 생기게 됩니다. 이런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 대장은 압력을 높일 수밖에 없고, 대장 내 압력을 높이다 보니 더 많은 주머니가 생기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게실증과 게실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인에게서 흔한 '게실염'

일단 게실염의 발생률을 알기 위해서는 게실염을 발생시키는 게실증의 발생 양상을 봐야 합니다. 게실증은 서양의 경우 노인들의 약 반수에서 발견되고, 우리나라의 경우에서도 60세 이상 노인의 약 1/3 정도에서 보입니다. 하지만 이중 약 20% 정도에서만 '게실염'이 발생하니까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생 양상을 보면 노인의 경우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주목할 점은 젊은 사람의 경우에도 발생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에는 서양과는 다르게 오른쪽 대장에서 생기는 빈도가 많기에 젊은 사람들이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일단 게실염이 생기면 주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요 증세는 배가 아프고, 몸살증상이 나타나며 배변습관도 변화됩니다. 이 증상이 악화하면 심한 복통과 설사,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심한 경우 고름집이 생기거나 고름집이 터져 복막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실염' 늘리는 식이섬유의 섭취, 어떻게 하나?

이번에 발표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의 연구를 보면, 연구팀은 1998~2010년에 외래에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은 30~80세 210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특히 저식이 섬유식 또는 고지방식, 적색육의 과다섭취, 변비, 신체활동량 부족이 '무증후성 대장게실증' 위험을 높이는지를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식이섬유의 과다섭취는 대장게실증 발생을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식이섬유 섭취량이 많은 쪽에서 적은 쪽보다 유병률이 1.3배 높았다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또한, 주목할 만한 것이 총 식이섬유, 곡물유래 섬유, 가용성섬유, 불가용성섬유 섭취량이 모두 대장게실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게실염을 줄이기 위해 식이섬유를 30g 이상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 지금까지의 예방법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라서 의학계에서도 논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편 변비는 '무증후성 대장게실증'의 위험인자가 아니고, 일반적으로 위험인자로 알려진 신체활동부족, 지방이나 소고기와 같은 적색 고기 섭취와 대장게실증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이런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단번에 식이섬유를 섭취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정호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게실염 유발에 약간의 안좋은 영향이 있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섬유소에 의한 변비 예방과 이로 인한 대장기능 및 대장암에 긍정적 효과를 부정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아직은 기존 의학계 예방법과 대치되는 하나의 결과가 나왔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아직까지도 적절한 식이섬유의 섭취는 필요합니다.


태그:#게실증, #게실염, #식이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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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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