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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성향의 사람까지 모두 참고인으로 조사한다. 6.15공동선언실천 인천본부(이하 6.15인천본부) 전·현직 공동대표와 간부 10여명에게 무차별적으로 참고인조사를 남발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평화통일 시정을 펼치는 인천의 평화통일 분위기를 없애고, 6.15인천본부를 와해시키려는 목표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일명 왕재산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최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으로부터 소환을 요구받은 김성복 샘터교회(부평구 십정동) 담임목사의 말이다. 그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목사는 부평에서 28년째 목회자 활동을 하며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목회학 박사이며, 감리교 희망연대 대표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6.15인천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 목사는, 국정원이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평화통일정책을 펼치는 인천에서 통일운동을 위축시키고, 간첩단 사건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인사들을 무작위로 소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재산 사건 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왕재산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위한 명목으로 인천지역에서 70여명을 소환하고 있다. 병원 원장, 교수, 민주노총 간부, 시민단체 상근자, 진보정당 관계자가 해당된다. 일부 인사들은 소환을 거부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국정원의 공안 분위기 조성에 항거하고 있다.

 

국정원이 이렇게 인천지역 인사를 대거 소환하는 이유는 구속된 임아무개씨 때문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구속 전까지 인천에서 활동했다.

 

"일반인들은 경찰에서 소환해도 겁을 먹는다. 그런데 국정원이 나오라고 하면 얼마나 겁을 먹겠냐. 나도 국정원 직원이 찾아와 조사 이야기를 하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1차 소환 때 안 가니 굉장히 스트레스 받고,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난 구속된 임씨와 특별한 관계도 아닌데, 왜 조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조사를 받는 사람들이 많이 위축됐다."

 

그는 또한 "작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단체장 중 6.15선언과 10.4선언 정신을 가장 잘 계승하는 사람이 송영길 인천시장이다, 또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인천에선 평화통일 염원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정원이 이렇게 공안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평화협력 기운이 싹트는 인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15일 김성복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국정원에서 소환을 받았다고 하는데?

"얼마 전 교회에 국정원 조사관이 왔다. 왕재산 사건에 대해 설명해주겠다고 왔다. 의견만 교환하다 갔는데, 출석요구서가 나왔는데, 1차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원래 오늘(15일) 오라고 했는데, 다음 주로 연기했다. 다음이 구인이라 고민이다. 변호사와 상의하려한다."

 

- 국정원 조사를 그냥 받으면 되는 거 아닌가?

"국정원의 이번 조사는 명백히 공안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 구속된 임씨는 예전에 6.15인천본부에서 몇 번 만났지만, 친분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지금 보면, 진보적 성향의 단체나 인사들 외에도 한국노총, 병원장, 교수들, 예전 정권 때 6.15본부에 참여한 인사들을 대거 소환하고 있다. 겁을 먹어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 현재 몇 명이나 조사를 받았나?

"현재 6.15인천본부에 참여한 인사들에 대해 대거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90여명으로 늘었다. 인천이 70여명 정도로 알고 있다. 보수 성향 인사 등도 소환하고 있다. 6.15인천본부에 대한 탄압이고, 와해가 목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 목사로서 사회참여가 많은 분으로 알고 있는데.

"감리교회 내외에서 평화통일운동 등을 해왔다. 교회가 사회적 책임도 어느 정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87년 민주화 당시 감리교 목사들 대다수가 들고 일어나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다. 남과 북은 화해 교류 협력해야만 살 수 있다. 현재 남한 국력이 북한의 32배다. 4배, 8배도 아닌 32배인데, 이런 국력을 가지고 체제 경쟁을 한다는 것은 낡은 방식일 뿐이다. 남이 가진 자본과 기술, 북이 가지 자원과 노동력이 결합된다면, 한민족은 일본도 넘어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될 것이다."

 

- 각박한 세상이라 통일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가 살고, 후대가 살기 위해선 꼭 통일을 해야 한다. 문제는 흡수통일 방식으로는 너무 많은 상처와 혼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가 얼마나 취약하냐. 미국이 감기 걸리면, 한국 경제는 홍역을 앓는다. 유가 상승, 그리스와 이탈리아 사태 등으로 경제가 출렁거린다. 대외의존도가 너무 놓다. 만약 남과 북이 통일되면 내수경제가 커지고, 웬만한 외풍도 견딘다. 내수는 활성화되고 일자리는 넘쳐나고… 통일의 효과는 말로 다 표현 못해 아쉽지만, 통일은 반드시 해야 한다. 작은 역할이마나 해야 한다."

 

- 왕재산 사건으로 인천지역 통일운동 등이 위축된다고 보는 것인가?

"그런 방편으로 보인다.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아무것도 없다. 북한 붕괴 정책인데 남은 게 뭐가 있냐. 북을 압박하니, 중국과 교류가 더 많아진다. 풍선효과로 중국 의존도만 높였다. 송영길 시장은 6.15선언과 10.4선언을 계승해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전임 시장도 인천에서 '우리민족대회'를 개최하는 등 인천은 평화통일 열기가 높은 곳이다.

 

보수 성향 인사까지 조사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평화통일 시정을 펼치는 인천의 평화통일 분위기를 없애고, 6.15인천본부를 와해시키려는 목표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왕재산, #국가정보원, #김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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