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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오늘 오전에 영화 한 편 보고 오후에는 놀이동산 가서 신나게 놀아볼까?"
"와~~, 신난다!"
"옆집 채은이네도 같이 가자고 할까? 채은이네도 <쿵푸팬더2> 보러 간다고 했는데..."
"좋아, 좋아!"

세 아이들과 함께 휴일 아침 극장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쿵푸팬더2>를 보고싶어 해서 겸사겸사 나들이를 결정했다. 3D영화인 <쿵푸팬더2>의 관람료는 1인당 1만3000원으로 5명이 함께 보려면 관람료만 6만5000원이다.

여기에 중간에 먹을 음료며 팝콘, 오징어 등 간식까지 챙기면 10만 원 가까운 금액이 들어간다. 하지만 걱정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자녀가구니까.

극장전용 주차장에 차를 주차할 때부터 아이 많이 낳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자녀카드를 내미니 주차관리원이 씩 웃으며 "주차료는 시간에 상관없이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준다.

세 자녀 가구는 극장은 물론 놀이공원도 할인

극장 안 카운터에 다자녀카드를 내밀고 영화표를 끊었다. 셋째 아이는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다자녀를 양육하는 부모에 대한 사회적 배려로 나와 남편의 관람료도 50% 할인된다. 5명의 관람료는 총 6만5000원이지만 할인을 적용하니 3만9000원이다.

채은이네는 주차장에서부터 우리를 부러워하는 눈치더니 우리가 표를 끊는 모습을 보고는 더 부러워서 어쩔 줄 모른다. 아이가 둘인 채은이네는 다자녀 혜택이 적용되지 않으니 4명의 관람료로 5만2000원을 내야 한다.

우리 가족이 한 명 더 있지만 채은이네가 내는 관람료가 우리 가족보다 많다. 이럴 땐 아이 셋 낳아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 우쭐하다. 내친 김에 한마디 덧붙였다.

"거봐, 늦기 전에 한 명 더 낳아서 키워. 아이를 더 낳으면 낳을수록 키우기가 훨씬 더 수월하고 이런 저런 혜택받는 것도 많아. 특히 셋째 아이는 웬만한 곳에서는 관람료나 이용료를 받지 않으니까 공짜로 키우는 느낌이야."

느긋하게 영화를 본 후 놀이동산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사는 광주·전남에는 놀이동산이 딱 한 곳 있다. 서울에 있는 무슨무슨 월드나 무슨무슨 랜드에 비하면 턱없이 빈약한 시설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정말 좋아한다.

한 가지 놀이기구를 적어도 두세 번 이상은 타야 하는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두 가족 모두 자유이용권을 끊기로 했다. 시설은 작아도 어른은 2만4000원, 중학생 이상은 2만2000원, 초등학생 이하는 1만8000원인 자유이용권 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

하지만 이때도 다자녀가구라서 부담이 많이 덜어진다. 초등학생인 셋째는 무료인데다 부모도 50% 할인이 된다. 초등학생 1명에 중학생 둘, 어른 둘인 우리 가족은 6만8000원. 초등학생 아이 둘에 어른 둘인 채은이네는 8만4000원을 냈다. 자녀를 많이 양육하는 만큼 배려해주는 분위기에 기분이 좋다. 채은이네는 은근히 배가 아픈 눈치다. 채은이 엄마는 "늦둥이라도 한 명 더 낳아야 겠다"며 부러워 어쩔 줄 모른다.

다음 주에는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장에 놀러가기로 했다. 예약하기가 조금 어려워서 그렇지 예약만 하면 다자녀가구는 저렴한 가격으로 해수욕장 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셋째 아이가 내야 하는 금액은 전혀 없다. 셋째 아이 덕분에 부모도 어느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경제적인 부담이 덜어진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펜션이나 캠핑시설 등은 국가정책에 따라 세자녀 이상 양육하고 있는 가구에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다. 얼마전부터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원이나 도서관, 문화센터, 체육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공연이나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에도 셋째 이상 아이에게 무료혜택을 제공한다.

세 아이 모두 프로그램에 참여시키자니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누구는 빼자니 미안해 못해주고 있었는데, 부담없이 아이들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시킬 수 있어 갈수록 아이 셋 낳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혜택, 저절로 출산전도사가 되네

박물관 등의 시설을 이용할때도 같은 혜택이 적용되고 부모에게도 어느 정도 할인이 되니 주변에 아이는 최소한 셋은 낳아야 한다고 권하면서 저절로 출산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세 아이 이상 키우는 가구에 대한 다양한 혜택 덕분이다.

최근에는 사설 학원이나 대학을 다닐때에도 혜택을 준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 사실 아이 셋을 키우다보면 먹고 입는 것만큼이나 가르치는 일이 부담스럽다. 지금까지 혜택이 문화와 여가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교육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니 반갑다.

세 자녀 가구에 대해서는 사설학원에 다닐 때도 모든 자녀에 대해 학원비의 30%를 할인해 주고, 대학 입학시에도 입학금과 등록금 할인은 물론 장학금도 준다고 하니 아이키우기 좋은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자녀가 많아서 보람은 있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해줄 수가 없어서 미안하고 자녀가 많으면 그만큼 경제적인 부담이 커서 아이를 많이 낳을 수가 없다는 말은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잊혀져 가는 옛말이다.

덧붙이는 글 | 내가 꿈꾸는 나라 응모글입니다



태그:#다자녀, #출산장려, #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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