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의 승부'에서 조세 무리뉴 감독(49)의 수비전술은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28일(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레알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에게 0대 2로 완패했다. 2차전은 바르셀로나의 홈인 '누 캄프'로 원정을 떠나야 되는데다 핵심 수비수들이 퇴장과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어 결승전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시즌 인터밀란을 이끌고 극단적인 수비전술로 승리를 따내기도 했고 이번 시즌에는 국왕컵 결승전에서 효과적으로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막아내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펩 과르디올라(41) 바르셀로나 감독은 이미 무리뉴의 전술을 읽은 듯 보였고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서서히 레알의 수비라인을 흔들어놓았다. 레알은 중원에서부터 수비에 치중하며 강한 압박을 펼쳤지만 이는 결국 페페의 퇴장과 세르히오 라모스의 경고누적으로 이어져 결론적으로 메시가 활보할 수 있도록 도와준 꼴이 됐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레알은 점유율을 빼앗긴 채 경기를 이끌려갔다. 게다가 전형적인 골잡이가 없는 제로톱 시스템으로 역습상황에서도 전방에서 볼을 받아줄 선수가 없어 이 또한 여의치 않았다. 전의를 상실한 레알 선수들 사이에서 오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만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리뉴가 펼친 전술은 확실히 바르셀로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똑같은 패턴이라면 누구든 그것을 읽고 대비하게 되기 마련이다. 권투에 비교하자면 머리를 방어하기위해 가드를 올린 레알이 카운터 공격을 펼쳤지만 패턴을 읽은 바르셀로나는 머리를 공격하는 척 하면서 배를 가격해버린 것이다.

오늘 레알은 기존의 수비 전술이 아닌 좀 더 공격적인 전술을 선택해야했다. '최선의 방어는 곧 공격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움츠려 들지 않고 맞붙었어야 했다. 무리뉴는 이날 원정도 아닌 홈에서 '무실점'을 위해 '승리'를 포기했다.

레알은 '누 캄프' 원정에서 2득점 이상 차이로 승리해야만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주전 수비수들이 대거 빠지게 된 이 상황에서 과연 어떠한 카드를 내밀지 기대해볼만 하다.

무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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