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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도지사 당선자님!

 

먼저 강원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를 준비하고, 유세를 잘 마쳐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를 통하여 진정성과 열정이 넘치는 도지사를 얻어 매우 기쁘고, 우리의 미래와 희망을 꿈꾸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지난해 지방 선거를 통하여 우리 강원도민들은 젊고 능력 있는 도지사를 얻었다는 기쁨을 느꼈지만, 그것은 잠시뿐이었습니다. 강원도민들은 도지사를 뽑았지만 당선자가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법 논리에 묶여 선장 없는 배에서 한동안 살아야 했습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 겨우 선장을 되찾았지만 다시 빼앗겼습니다.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강원도민들도 당당하고 힘차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누구보다 절실하게 기다렸습니다. 그 절실함은 저 개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강원도민 모두의 마음이었습니다. 도지사 없는 강원도, 다시 말해 선장 없는 배에서 우왕좌왕한 강원도민들의 절실함이었습니다.

 

4.27 재보선은 강원도민의 절실함 확인하는 자리

 

오늘(27일) 투표를 마치고 오후 친구와 후배를 만난 자리에서 그 절실함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투표했어요?"

 

동네 당구장에서 마주친 후배가 제 얼굴을 보고 먼저 한 말이었습니다.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40대 초반인데 늘 세상일에 관심 없다는 표현을 많이 한 후배였습니다.

 

"지금 하고 오는 길인데, 동생은 했는가?"

"당연히 했죠."

"세상이 변하려나 보다. 이 동생이 제정신이 아니던지 말여. 이제껏 투표 한 번도 안 했다던 사람이 투표를 다 했다고 아까부터 자랑스럽게 말한다."

 

후배와 당구를 치고 있던 친구가 참견하고 나섰습니다. 그 친구는 50대 초반으로 중학교 교감 선생이지요. 체육 선생이며 태권도 공인 6단인데, 투표 관계로 학교가 휴교를 하는 바람에 후배와 투표를 마치고 한가한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형님, 나도 알 건 다 알아요. 이번에는 우리들이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요. 내가 비록 배우지 못해서 운전대 잡고 먹고 살지만, 지금 뭐가 중요한지는 안다니까요. 지금 정치하는 넘(?)들에게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내가 덤프트럭 운전하면서 더 절실하게 느끼면서 살거든요. 형님들이야 많이 배웠으니까 나라가 이 판국이 되었어도 배부르게 먹고 살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 지금 허기져요. 지금 우리 같이 하루하루 벌어 먹고사는 사람들 사는 게 아니라니까요."

 

"야, 그만 떠들고 당구나 치시지."

 

교감 선생이 당구 칠 생각은 하지 않고 저에게 열변을 토하는 후배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칠 줄 모르는 당구 게임에 끼어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구는 그만 접고 소주 한잔하자는 말로 그 두 사람을 아래층 순댓국 집으로 데리고 들어갔지요. 오늘 선거에 대한 의견도 물어볼 겸 혹시 도지사 당선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싶어서였습니다.

 

강원도, 더 이상 중앙정치권의 영향 받아 좌지우지되는 일은 없어야

 

그런데 순댓국 집에 들어가니 아는 얼굴들이 더 있더군요. 조기축구회에서 같이 운동하는 김아무개와 심아무개, 그리고 얼마 전 음식점을 하다 그만두고 할 일을 찾고 있는 용아부개였습니다. 우리 여섯 명은 같은 자리에 둘러앉아 이번 선거에 대한 의견들을 말했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대로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수 없다는 말로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강하게 주장하더군요.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강원도가 더 이상 힘없는 지역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의견을 내세웠습니다. 강원도민들이 더는 순둥이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강한 발언이었습니다.

 

그들의 의견 중에 몇 가지를 추려보면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강원도가 더 이상 중앙정치권의 영향을 받아 좌지우지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우리 강원도민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정말 철저하게 분석하여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그동안 동계 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강원도민들의 희생이 너무 크게 작용했었다는 것과, 김진선 전 지사의 과오가 있었다면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강원도민들이 강원도에서 직업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절실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의견들은 이미 도지사 선거 공약에 포함된 내용들이지요. 그렇습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한 투표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을 당선자님께서는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도지사 당선자님, 선거 공약으로 약속한 일들을 하나하나 실천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바로 투표율로 나타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본의 아니게 상대 후보와 있었던 불미스런 일들은 툭툭 털어내고, 두 분이 화합하여 우리 강원도 발전을 위하여 열정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청합니다. 

 

[초등학생들의 자필 편지] 도지사 아빠께 바랍니다!

 

끝으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자필로 쓴 당선자님께 바라는 내용이 있어서 사진으로나마 전달해 드립니다.

 


태그:#강원도지사선거, #최문순,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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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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